Focus

‘암 정복’, 한 걸음 더 가까워지다

2019-01-31 의과학경희

김광표 경희의과학연구원 멀티오믹스연구소장(응용화학과 교수, 사진 왼쪽)과 정재훈 박사과정생(응용화학과 박사 8기, 사진 오른쪽)이 국내 연구진과의 협력 연구를 통해 조기발병위암의 발병 원인을 규명했다.

김광표 교수 연구팀, 11개 학교·기관과 공동으로 ‘조기발병위암’ 원인 규명
발병에 영향 주는 단백체 발견,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 것도 밝혀
“정밀 의학에 한 걸음 다가서···유방암 발병 원인도 규명할 계획”

“전 세계 위암 사망자 수는 연간 72만 명에 달하며, 발병률로 따졌을 때는 폐암과 간암에 이어 세 번째이다. 그중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조기발병위암(Early-onset gastric cancer)’은 진단이 늦고, 진행이 빠르며, 다른 장기로 전이도 잘 돼 치료가 굉장히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위암 환자의 약 15%가 조기발병위암 환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기발병위암에 대한 김광표 경희의과학연구원 멀티오믹스연구소장(응용화학과 교수)의 설명이다.

최근 김광표 교수 연구팀을 비롯해 고려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11개 학교·기관 연구진들이 조기발병위암의 발병 원인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인간 조기 발병 위암의 프로테오믹스 특성(Proteogenomic characterization of human early-onset gastric cancer)’이라는 제목으로 암 연구 분야의 최상위 학술지인 <캔서 셀(Cancer Cell, IF=22.84)>에 1월 15일자 온라인 게재됐다.

유전체와 단백체 분석 동시 진행··· 경희대는 단백체 분석 맡아
조기발병위암은 40세 전후에 발생하는 유전적 영향이 큰 암이다. 점막 아래에서 퍼지는 미만형(diffuse type)이 많아 조기 발견과 완치가 불가능에 가깝다. 전이도 빨라 생명에 위협적이다. 그간 이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조기발병위암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유전자를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는 전국 7개 병원, 80명의 환자로부터 암 조직과 주변 정상조직 등을 채취해 각 연구진별로 유전체 및 단백체 분석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경희대는 수집된 시료의 단백체 분석을 맡았다. 이는 경희대가 국내에 있는 대학들 중 가장 많은 수의 단백체 분석 장비(질량분석기)를 보유하는 등 정밀 의학을 위한 연구 플랫폼을 완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질량분석기는 짧은 시간동안 많은 단백체를 분석할 수 있고, 특정한 단백질을 찾아내는 데 최적화된 장비인데 경희대는 서울캠퍼스에 2대, 국제캠퍼스에 3대 등 총 5대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실험 목적에 맞는 장비를 선택해 단백체의 인산화를 분석하고, 액체 크로마토그래피를 통해 정성 및 정량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비교적 빠른 시간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조기발병위암 환자 유전자에서 질병과 관련된 변이 유전자를 확인했다. 왼쪽은 조기발병위암 환자에서 찾아진 유의미한 변이 유전자인 CDH1, TP53, BANP, MUC5B, RHOA, ARID1A를 확인한 그림이며, 오른쪽은 CDH1, ARID1A, RHOA이 단백질 인산화 정도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협력 연구 통해 정확한 진단, 효과적 치료 방법 제시
협력 연구를 통해 국내 연구진은 7,000여개의 체세포 변이 유전자 중에서 조기발병위암의 발병과 상관관계가 있는 변이 유전자 6개(CDH1, TP53, BANP, MUC5B, RHOA, ARID1A)를 발견했다. 특히, 이 가운데 ‘CDH1’, ‘ARID1A’, ‘RHOA’ 유전자는 조기발병위암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신호전달체계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조기발병위암 환자라도 치료 반응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됨을 밝혀냈다. 이는 유전체 분석과 단백체 분석을 함께 진행했기에 나온 결과로 각각의 유형이 다른 세포 신호전달체계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해 향후에는 보다 정밀하게 암의 원인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김광표 교수는 “유전체, 단백체, 인산화단백체, 당쇄화단백체의 멀티오믹스(Multi-Omics) 분석을 통해 이와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조기발병위암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제시한 뜻깊은 결과로서 향후 위암 치료에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재훈 박사과정생, 제1저자로 참여··· “연구 못지않게 소통도 중요”

연구에 따르면 같은 조기발병위암 환자라도 치료 반응에
따라 4가지 아형(subtype)으로 분류된다.

이번 연구에는 김광표 교수 연구팀의 정재훈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정재훈 학생은 “하나의 샘플을 분석하는 데까지 2주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하나라도 실수가 있으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샘플을 제공해줄 환자 모집부터 해야 한다. 일련의 과정을 진행하는 게 쉽지 않았고, 각 연구진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하지만 최고 수준의 교수님, 연구자 분들과 함께 일하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중요한 과제에 참여해 좋은 결과까지 얻을 수 있어서 기쁘고, 옆에서 많은 가르침을 주신 김광표 지도교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광표 교수는 “많은 팀들이 함께하다보니 소통이 중요한데 정재훈 학생이 그 가운데서 큰 역할을 했다”며 “연구에 참여하는 동안 지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과제를 이끌어가는 능력을 배우는 모습을 보며 지도교수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학생 입장에서도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류 최대 난적인 암 정복이 최종 목표
조기발병위암이라는 치명적인 암에 대한 분석을 마친 김광표 교수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유방암이다. 김 교수와 정재훈 학생은 조기발병위암을 분석했던 방법을 유방암에 적용해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김광표 교수와 정재훈 학생은 “함께 연구했던 팀에서는 췌장암에 대한 연구를 준비 중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확립한 분석 방법을 다른 암에 적용해 인류 최대의 난적인 암을 정복하는 것이 목표이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글 한승훈 aidenhan213@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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