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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석학 초청 특강 ‘21세기에 다시 보는 독립사상 ①’

2014-05-02 교육



독립사상의 진원(震源): 새로운 세계관을 펼친 천문학자 홍대용
“지원론·지전설 통해 중화사상 배척하고 만국평등론 주장해”


경희대학교는 이정식 경희대 석좌교수(Eminent Scholar) 겸 펜실베이니아대 명예교수를 초청, 4월 29일부터 4차례에 걸쳐 서울캠퍼스 청운관 B117에서 ‘2014 석학 초청 특강’을 개최하고 있다. ‘석학 초청 특강’은 경희대학교가 국내외 석학과 전문가, 실천인을 강사로 초빙해 국가와 인류사회의 더 큰 미래를 모색하는 ‘성찰과 창조’의 장이다. 이정식 교수는 이번 석학 초청 특강에서 ‘21세기에 다시 보는 독립사상’을 주제로, 한국의 독립사상이 중국 중화(中華)질서와 일제 식민 통치에 맞서 어떤 진화의 여정을 열었는지 되짚으며 한국근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성찰의 길을 제시한다.

이정식 교수는 한국근현대사와 동아시아 현대정치사 연구에서 탁월한 업적을 올린 정치학자이자 역사가다. 그는 2011년 석학 초청 특강 첫 강연자로 초청돼 한반도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국제 관계를 두루 살피는 넓은 시야로 분단 원인을 규명하고, 학문하는 방법을 후학들에게 일깨운 바 있다. 이번 특강에서도 그는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한반도의 경계를 넘어서는 국제사적 조망을 통해 되짚어줄 계획이다. 

4월 29일 열린 첫 번째 강연 제목은 ‘독립사상의 진원(震源): 새로운 세계관을 펼친 천문학자 홍대용’이었다. 강연에서 이정식 교수는 13세기 고려가 몽골족의 침략을 받은 이후 우리 민족이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에 걸쳐 종속관계에 매인 채 중화사상의 영향을 받아온 역사를 조명한 뒤,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과학사상가인 홍대용이 천문학을 통해 중화사상을 배척하고 만국평등론을 주장한 일을 우리 민족의 독립사상 진원으로 소개했다.

13세기 이후 맺어진 중국과의 사대관계
“한국근세사에서 독립사상이 언제 어떻게 태동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질문은 독립운동사를 포함한 한국정치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부분임에도 이상하게 여겨질 수 있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한 이정식 교수는 “우리 역사에서 이미 삼국시대에 독립국들이 세워졌고, 신라시대부터 통일을 이룩했지만, 13세기부터 고려가 몽골족의 침략을 받고 원나라에 조공을 바치고 책봉을 받는 등 종속관계가 형성된 때부터 고려와 조선은 완전한 독립국이라 할 수 없게 됐다”면서 근세사에서 독립사상의 태동을 찾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중화사상은 중국이 세계 문명의 중심이라 생각한 사상으로, 중국의 주권자는 하늘의 아들로서 중국의 힘이 미치는 모든 주변 나라에 대한 통수권을 가진 것으로 간주했다.

이정식 교수는 “조선이 유교, 특히 주자학을 국가 종교로 삼아 명나라와의 종속관계는 더욱 강화돼갔다”고 전한 뒤, “유교의 교리는 가족 간의 관계뿐 아니라 국제관계도 규정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명나라를 섬기는 사대사상은 명나라가 멸망한 후 조선만이 명나라의 전통을 이어받았다는 자부심 속에서 조선 양반사회에 깊이 뿌리내려졌다.



사대사상 배척으로 꽃핀 독립사상
“언제부터 독립사상을 갖게 됐는가”라는 질문은 “언제부터 사대사상을 배척하게 됐는가”라는 질문과 같다고 본 이정식 교수는 사대사상을 처음 배척한 인물로 광해군을 꼽았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중화사상의 기본인 화이(華夷)사상을 부정한 이는 광해군보다 100여 년 후에 태어난 홍대용이었다. 화이사상은 중국 이외의 부족은 문화 수준이 낮은 ‘이적(오랑캐)’이라 해 천시하고 배척한 사상이다.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며 천문학을 공부한 홍대용은 지구가 둥글다는 지원론과 지구가 하루에 한 번씩 자전한다는 지전설 등을 통해 만국평등론과 인간사회의 평등론을 전개했다. 그는 “지구가 밤하늘의 수많은 별 중 하나로, 우주의 중심이 될 수 없듯이 어느 한 나라가 세계의 중심이라 단정할 수 없다”면서 “나라 간에는 ‘화’도 ‘이’도 있을 수 없으며 나라 간 계급이 없듯이 사람 간에도 계급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정식 교수는 “홍대용은 ‘독립’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지만, 상하가 없는 국가관계는 곧 평등을 말하는 것이므로 독립국가를 전제로 하는 말”이라면서 “홍대용의 만국평등론을 독립사상의 맹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홍대용의 만국평등론은 나라 간 상호 존중과 협력관계를 강조한 개방적·진취적 사고였다”면서 “지원론을 말하면서 홍대용처럼 국제관계에 대한 이론을 펼친 철학가는 어느 나라에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정식 교수에 따르면 홍대용의 독립사상은 그의 친구 연암 박지원을 통해 후세에 전달됐고, 박지원의 손자 박규수를 거쳐 김옥균, 박영효 등 개화기 인물들에게 이어졌으며 19세기 말에 들어 개화당 막내 청년이었던 서재필을 통해 꽃을 피웠다. 이정식 교수는 다음 강연에서 이 같은 내용을 소개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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