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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임상 중개연구로 난치병 치료법 개발 이끈다

2021-07-21 의과학경희

의과대학 김도경 교수가 뇌종양 부위만 선택적으로 영상화하는 형광 조영제와 ‘자기 활성화’가 가능한 췌장암용 나노의약품을 개발했다. 관련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에 각각 게재됐다. 김 교수의 이번 성과는 ‘기초-임상 중개연구’의 결과이다.

의과대학 김도경 교수 연구 성과 2건
뇌종양 부위만 선택적 영상화하는 형광 조영제
‘자기 활성화’ 가능한 췌장암용 나노의약품 개발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는 기초과학 연구에서 밝혀진 개념이나 지식, 기술을 질병이나 손상의 진단, 치료, 예방 등에 임상적으로 적용하는 가교적 연구다. 기초과학의 성과를 최대한 빠르게 의료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게 만든다. 다학제적이고 통합적인 연구 방법이고, 협업이 필요하다. 임상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의 해결 방법을 기초에서 찾아 다시 임상에 전달하는 흐름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의과대학에도 기초-임상 중개연구에 몰두한 연구자가 있다. 김도경 교수가 주인공이다. 김 교수는 최근 2개의 논문을 발표했다. 뇌종양 부위만 선택적으로 영상화하는 형광 조영제 연구와 ‘자기 활성화(Self-activation)’가 가능한 췌장암용 나노의약품 개발 연구가 그것. 두 연구는 각각 <ACS Sensors>(JCR top 3%)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JCR top 10%)에 최근 게재됐다.

김도경 교수가 뇌종양 부위를 선택적으로 영상화하여 ‘형광 유도 수술’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광 조영제를 개발했다. 스프레이로 분사되거나 혈관을 통해 주입된 형광 조영제는 뇌종양 부위에서 선택적으로 형광을 발현한다. 사진은 김 교수 연구팀의 연구 성과 모식도.

스프레이로 뿌리거나 주사 등 활용 가능한 뇌종양 형광 조영제 개발
김 교수의 두 연구는 기초-임상 중개연구라는 공통점이 있다. 기존에도 임상 연구자들과 활발한 공동연구를 해오던 연구 습관의 결과물이다. 먼저 뇌종양 조영제 연구는 뇌종양 수술을 많이 하는 연구자들의 요청에 따라 시작했다. 뇌종양은 유전적 요소가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지만, 아직 발생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치료에 다양한 어려움이 따른다.

뇌종양에는 방사선 치료와 종양 절제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로 꼽힌다. 종양 절제에는 ‘형광 유도 수술(Fluorescence-guided Surgery)’이란 수술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이 수술은 조영제를 투여하고 환자의 머리뼈를 열어 형광이 보이는 부분을 종양으로 판단해 절제하는 수술이다. 조영제는 뇌종양 부위를 선택적으로 잘 보이게 한다. 하지만 조영제는 단점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수술 9~10시간 전에 조영제를 투여해야 하고 환자마다 조영제에 의한 뇌종양 부위 영상화 결과가 다른 점이다. 또한, 환자의 뇌종양 등급이나 성별 등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김 교수 연구팀은 기존 조영제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뇌종양 부위만 선택적으로 영상화하는 새로운 조영제를 개발했다. 이 조영제는 기존 조영제처럼 정맥 주사로 활용할 수 있고, 스프레이로 뇌에 직접 뿌려 종양 부위를 선택적으로 영상화할 수도 있다. 이미 동물 모델 실험과 실제 환자의 뇌종양 부위를 선택적으로 영상화하는 임상 실험을 완료했다. 수술하는 의료진이 쓰기 편한 조영제로 뇌종양 판단도 빠르게 할 수 있다.

김도경 교수가 췌장암에 선택적으로 전달되며 ‘자기 활성화(Self-activation)’가 가능한 나노의약품을 개발했다. 인체에 주입하면 췌장암으로 이동해 스스로 약물을 방출한다. 김 교수는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Porous Silicon Nanoparticle)’을 활용해 치료법을 개발했다. 사진은 김 교수 연구팀의 연구 성과 모식도.

췌장암 부위로 이동해 스스로 약물 방출하는 췌장암 나노의약품
김 교수는 뇌종양 외에도 또 다른 난치병 관련 치료법 연구도 진행했다. 췌장암이 그 대상이다. 췌장암은 진단과 치료가 모두 어렵다. 췌장암은 진단받으면 등급이 3~4기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진단이 늦다. 또한 항암제를 많이 투여해도 잘 치료가 안 된다. 항암제가 암 부위까지 전달되기 어려워 신체의 다른 부위에 항암제가 작용하여 부작용을 일으킨다. 환자들의 고통이 늘어나는 부분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췌장암에 선택적으로 전달돼 스스로 활성화되는 새로운 개념의 나노의약품을 개발했다. 췌장암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약물 전달 시스템 개발 연구가 진행됐고, 이번 연구에서 새로 개발한 췌장암 특이적 나노의약품은 항암제를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Porous Silicon Nanoparticle)’에 탑재시켜 암 부위에서 자기 활성화되는 점이 특징이다. 항암 치료제의 부작용을 줄이고 암 부위에 대한 치료 효과는 극대화했다. 췌장암 동물 모델에 적용해 우수한 치료 효과도 확인했다.

이 나노의약품은 암세포 내에서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을 외부 자극 없이 스스로 생산해 약물 방출이 활성화된다. 이런 개념은 학계에도 세계 최초로 소개된 것으로 ‘자기 활성화’라고 명명했다.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에 췌장암 치료제를 탑재해 주입하면 암 부위에 선택적으로 이동한다. 나노입자는 혈액 속에서는 형태를 유지하다가 췌장암에 도착해 자기 활성화돼 약물을 방출한다. 췌장암에만 작용해 약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김도경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의료현장에 적용할 수 있게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뇌종양 형광 조영제 연구는 사람 조직 실험을 완료했다. 췌장암 자기 활성화 나노의약품은 영장류 실험은 마쳤지만, 최종 약물 제형으로 넘어가기 위한 기술적 숙성이 필요하다.

“인류를 이롭게 하는 연구, 사람에 쓸 수 있는 결과 위해 노력”
두 연구 모두 의료현장 적용을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뇌종양 형광 조영제 연구는 이미 사람 조직 실험도 완료했다. 사람에게서 떼어낸 암세포와 정상 세포에 모두 실험했고, 정상 작동함을 확인했다.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서 안정성 평가, 독성 실험, 생체 내 대사체 분석 등을 완료하면 의료현장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

췌장암 자기 활성화 나노의약품은 뇌종양 조영제 연구에 비해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하다. 미국 식품 의약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의 승인을 위해 넘을 산이 많다. 나노입자 자체에 대한 영장류 실험은 마쳤지만, 최종 약물 제형으로 넘어가기 위해 기술적 숙성이 필요하다. 경희대 연구실에서 나노의약품의 제작과 검증, 동물실험, 유효성 평가를 수행하고 다양한 연구기관과 검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의 연구 성과는 기초-임상 중개연구라서 가능했다. 김 교수는 “기초-임상 중개연구의 가장 중요한 점은 현장의 문제점을 기초 연구자가 잘 듣고,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합을 맞추는 점이다”라며 “기초와 임상의 교집합을 만들면서 진행해야 한다. 세상에 필요한 물질을 만들겠다는 연구자끼리의 공유된 목표 의식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의 목적은 결국 인류를 이롭게 하는 것이기에,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결과를 얻겠다는 목표를 갖고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는 연구의 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의 난도는 높지만, 탁월한 성과가 나오면 그만큼 영향력이 크다”라며 연구의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질병중심 중개연구 과제와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중점연구소 사업의 지원으로 진행했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커뮤니케이션센터 DB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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