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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려선합벽

2021-03-19조회수 629
작성자
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 기획


옛사람의 글에서 삶을 엿보다

고려·조선 유명 선인 70인의 친필을 통해
우리 선인들의 삶과 애환을 엿보다




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 기획
152×225 | 348쪽 | 무선 | 25,000원
2020년 11월 30일
ISBN 978-89-8222-679-3 (93910)




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에서 〈2020년 대학박물관진흥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특별전 “옛사람의 글에서 삶을 엿보다Ⅰ”의 결과물을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서첩 중에서 고려와 조선시대 유명 선인들의 친필 시문과 편지글을 모은 『려선합벽(麗鮮合璧)』을 일반에 최초로 공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리 선인들의 삶과 애환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려선합벽』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대중과 공유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도록이 아닌 일반 도서로 출간했다.

과거에는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지금처럼 쉽지 않았기 때문에 인편에 의존하거나, 그편에 주고받았던 편지글이 거의 유일한 소통 수단이었다. 이러한 글들은 주로 초서(草書)로 쓰여 있어서 사전에 탈초 및 번역 작업 없이는 일반에 공개되기가 힘들었다. 그렇기에 『려선합벽』은 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에서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하고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옛 선조들의 일상사를 생생하고 현실감 있게 소개하는 『려선합벽』을 통해, 독자들은 우리 선조들의 삶에 투영된 희로애락과 문학적 상상력, 붓끝에 흐르는 힘찬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먹의 농담과 획의 삐침이 전해주는 옛 선조들의 절절한 감정
『려선합벽』은 건(乾), 곤(坤) 2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거정, 유성룡, 최명길, 최석정, 이집 등 고려 말부터 조선 후기에 이르는 명망 높은 선인들의 글씨를 시대순으로 모아 서첩으로 꾸몄다. 건(乾) 38인, 곤(坤) 32인 등 총 70인의 필적이 수록되어 있으며 각 인물의 글씨와 글쓴이 소개를 같이 배치해 구성했다.

책의 제목을 ‘려선합벽(麗鮮合璧)’이라 붙인 것은 고려와 조선을 의미하는 ‘려선(麗鮮)’과 둘이 서로 조화롭게 짝을 이룬다는 ‘합벽(合璧)’의 합성어로 짐작된다. ‘합벽’이라는 표현은 『한서(漢書)』에 “해와 달은 마치 옥을 합친 것 같고 오성은 꿰어놓은 구슬과 같다(日月如合璧 五星如連珠)”라고 하여, 절후가 잘 맞아서 조금도 어긋남이 없이 조화를 잘 이루었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려선합벽』에 수록된 글들은 시문 총 27명, 간찰은 총 44명의 필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간찰에 시가 혼합되어 작성된 경우가 1편 있다. 시문은 자작이 대부분이지만 타인이 찬한 시문을 옮겨 적은 경우도 있다. 간찰은 종이에 적거나 비단에 적은 편지를 의미하는데, 일상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업무를 논하거나 학문을 토론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었다. 간찰은 우리에게 다양한 형태로 전해져왔으며 옛사람의 삶을 살펴볼 수 있는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서첩에 쓰인 내용을 살펴보는 것은 선조들의 일상사를 공유함으로써 귀중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글씨뿐 아니라 쓰인 편지지나 수결, 먹의 농담, 획의 삐침을 통해서도 그 시대의 문화와 옛 선조들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옛사람들은 선현의 글씨나 그림을 간직하려는 마음에서 그들이 쓴 간찰을 모아 첩으로 제작했다. 옛 선조들의 이야기에서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이 책은 당시를 살았던 관료 지식인들의 정서와 감성을 공감하여 그들의 삶과 사상, 그 시대의 문화를 다양하게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차례

축사
발간사

01 이숭인李崇仁의 시詩
02 이집李集의 시詩
03 정이오鄭以吾의 시詩
04 조준趙浚의 시詩
05 신개申槩의 시詩
06 배극렴裵克廉의 시詩
07 최치운崔致雲의 시詩
08 서거정徐居正의 시詩
09 허종許琮의 시詩
10 김굉필金宏弼의 시詩
11 성수침成守琛의 필적
12 신종호申從護가 보내는 간찰簡札
13 이언적李彦迪이 보내는 간찰簡札
14 정사룡鄭士龍의 시詩
15 이연경李延慶이 보내는 간찰簡札
16 정구鄭逑가 보내는 간찰簡札
17 유성룡柳成龍이 보내는 간찰簡札
18 운재芸齋의 시詩
19 이달李達의 시詩와 윤두수尹斗壽의 감사편지
20 이원익李元翼이 보내는 간찰簡札
21 유근柳根의 시詩
22 이호민李好閔이 보내는 간찰簡札
23 이수광李睟光이 보내는 간찰簡札
24 한준겸韓浚謙의 시詩
25 이덕형李德馨의 시詩
26 윤방尹昉이 보내는 간찰簡札
27 정경세鄭經世의 필적
28 오윤겸吳允謙이 보내는 간찰簡札
29 송상현宋象賢이 보내는 간찰簡札
30 이정귀李廷龜가 보내는 간찰簡札
31 김광욱金光煜이 보내는 간찰簡札
32 이덕형李德泂이 보내는 간찰簡札
33 심열沈悅이 보내는 간찰簡札
34 김상용金尙容의 필적과 시詩
35 김상헌金尙憲이 보내는 간찰簡札
36 김류金瑬가 보내는 간찰簡札
37 이안눌李安訥의 축시祝詩
38 홍서봉洪瑞鳳이 보내는 간찰簡札
39 구용具容의 시詩
40 구성具宬의 시詩
41 서경우徐景雨가 보내는 간찰簡札
42 이경직李景稷이 보내는 간찰簡札
43 조익趙翼이 보내는 간찰簡札
44 윤신지尹新之가 보내는 간찰簡札
45 최명길崔鳴吉이 보내는 간찰簡札
46 조위한趙緯韓이 보내는 간찰簡札
47 한민정韓敏政의 시詩
48 이식李植의 시詩
49 이경여李敬輿가 보내는 간찰簡札
50 오준吳竣이 보내는 간찰簡札
51 장유張維의 시詩
52 유백증兪伯曾이 보내는 간찰簡札
53 이명한李明漢이 보내는 간찰簡札
54 조경趙絅의 시詩
55 나만갑羅萬甲이 보내는 간찰簡札
56 이경석李景奭이 보내는 간찰簡札
57 정태화鄭太和가 보내는 간찰簡札
58 홍명하洪命夏가 보내는 간찰簡札
59 조복양趙復陽이 보내는 간찰簡札
60 박장원朴長遠이 보내는 간찰簡札
61 김백옥金伯玉 의 시詩
62 김좌명金佐明이 보내는 간찰簡札
63 이정영李正英이 보내는 간찰簡札
64 이민적李敏迪이 보내는 간찰簡札
65 송준길宋浚吉이 보내는 간찰簡札
66 송시열宋時烈이 보내는 간찰簡札
67 권시權諰가 보내는 간찰簡札
68 김집金集이 보내는 간찰簡札
69 조위명趙威明이 보내는 간찰簡札
70 최석정崔錫鼎이 보내는 간찰簡札


기획_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


책 속으로

우리대학 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선인들의 친필 유물의 가치를 일반 대중에게 알리고, 고려와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 속에 스며있는 그들의 일상사를 소개함으로써 소장 자료의 학술적 가치를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p. 4

『려선합벽(麗鮮合璧)』은 우리 선인들의 삶과 애환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일반 대중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도록으로 출판하지 않고 일반 도서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고려와 조선시대 사람들의 일상사와 삶이 일반 대중에게도 그대로 전해지기를 고대합니다. 또한 『려선합벽(麗鮮合璧)』 속에 드러나 있는 우리 선인들의 의식과 문학적 상상력, 붓끝에 흐르는 힘찬 기운도 동시에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p. 7

집 앞 어디 심은 뿌리에서 돋았는가.
먼 옛날 청동 같은 전나무 드리웠는데
하늘 저 높이 삼백 척 껍질 위로 서리가 내렸네.
깎고 벗겨낸 금빛 연꽃 허공에 뻗혔고
아득히 가라앉은 운무는 가을그림자를 이루네.
밝은 해는 더위를 가로막고 숨어 있는데
봄빛은 규룡(虬龍)처럼 섣달 추위를 타고 넘네.
- p. 11

아침에는 북해(北海), 저녁엔 창오(蒼梧)에서 놀고
소매 속에 푸른 뱀을 지녔으니 담력은 거칠다.
악양(岳陽)에 세 차례나 들어와도 알아주는 사람 없어
낭랑하게 시 한 수 읊조리고 동정호를 날아 지난다.
- p. 187

근래 소식이 오랫동안 끊기어 그리운 마음이 간절하던 차에 그대의 편지를 받고, 그대께서 어른을 모시고 잘 지탱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어 우러러 위로가 되었습니다.
다만 재기(再朞 상이 난 지 두 해째 되는 기일)가 임박하였으니, 그 슬픔과 탄식을 어떻게 견뎌내고 계시는지요.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불행하여 금주(錦洲)가 결국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찌 인간사가 이와 같을 수 있습니까.
“사람이 죽으니, 나라가 병들었네.”라는 말이 진정 오늘날의 이치가 되고 말았습니다.
- p. 266

저는 객지 밥을 먹으며 구차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감기까지 심하게 걸려 괴롭게 신음하고 있으니 어쩌면 좋겠습니까.
듣자니, 대비(大妃)께서 병환이 드셨다고 합니다.
헛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서글프기 그지없습니다.
이 많은 생각을 어찌 이루 다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 p. 321

서첩들의 내용을 검토하고 살펴보는 것은 선조들의 일상사를 공유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필요성과 목적하에 이 서첩들을 순차적으로 탈초·번역하여 공개하는 것은 당시를 살았던 관료 지식인들의 정서와 감성을 공감하여 그들의 삶과 사상, 그 시대의 문화를 다양하게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 p.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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