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old)
‘혼돈의 시대, 지성의 활로’
2025-06-30 교육

정경대학 국제통상·금융투자학부, 조인원 경희학원 이사장 초청 특강·대담
시대의 난제 헤쳐가기 위한 의식 전환의 활로 탐색
“과학적 인식론과 우리 마음·세계·우주 포괄하는 전일적 인식론 필요”
정경대학 국제통상·금융투자학부 학생들은 직장인이다. 이 학부는 국제통상과 금융투자 분야에서 선취업·후진학 선도 모델을 수립해 재직자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학생들이 세계 경제 환경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도록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5월 24일(토)에는 경희학원 이사장 조인원 박사를 초청해 특강과 대담을 개최했다.
조 이사장은 이날 더 나은 인류문명과 미래 정치의 방향성을 탐색하는 정치학자이자 교육자, 실천가로서 시대를 조망하는 새로운 견해를 들려줬다. 그는 최근, 인류의 우주적 연원과 진화에 관한 이해를 축으로 위기에 처한 지구 문명의 활로를 찾는 ‘전환 정치(Transformative Politics)’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이번 특강과 대담에서도 그런 그의 관심사를 이어갔다.
역사적 분기점, ‘진화 혹은 절멸’
조 이사장은 ‘혼돈의 시대, 지성의 활로’라는 주제로 학생들과 만났다.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특강이다. 이 학부 재학생과 교수진, 7년 전 특강을 들었던 졸업생 등 모두 12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조 이사장은 2018년 강연을 떠올리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때는 ‘기후변화와 미래세대: 시대의 과업과 권리’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을 마친 후 한 학생이 이렇게 술회했다. ‘특강을 들으면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탄을 수입하는 업무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후 문제 역시 인류의 발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는 것처럼 느꼈다’라는 마음을 전했다.”
조 이사장은 그런 일화를 회고하며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석탄·석유·천연가스 등을 동력으로 경제 성장, 문명 성장을 이뤄냈다. 그런 동력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게 됐다. 그러나 인류의 유일한 삶의 터전인 지구 환경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무한 성장’에서 ‘적정 성장’의 가능성을 깊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강연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엔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 후, 기후 문제는 더욱 악화했다. 기후 위기뿐만 아니다. 전쟁과 폭력, 불평등, 정치 양극화 등 시대의 난제가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우리 삶을 지탱하는 경제, 사회, 정치, 문화의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종래의 지식과 질서의 한계가 운위되고 있는 가운데, 전례 없는 문명사적 위기, 혼돈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화석연료 사용은 줄어들지 않는다. 핵과 초인공지능의 위협은 여전히 누군가가 풀어내야 할 난제일 뿐이다. 현대 산업사회는 ‘종전 방식의 삶(Business-as-Usual)’과 ‘통상 정치(Politics-as-Usual)’를 오늘도 계속하고 있다. 우리는 역사의 분기(分岐)에 서 있다. 진화인가, 절멸인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묘책이 절실하다.
조 이사장은 “누구도 답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은 있다. 인류가 달려왔던 그 길만으론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점이다. 기계론과 원자론, 선형적 인과론에 기초한 과학의 대전제가 지구 산업문명의 역사를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경제와 성장, 경쟁과 쟁취가 뿌리 깊은 시대 의식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가 경험하는 위기 역시 그 산물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는 사고와 행동 양식의 결과라는 점을 이제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맥락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해법을 찾아 나서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역사를 살피면, 인류는 큰 위기를 겪을 때 삶의 경로를 바꾸거나 새 세계에 도전해 왔다. 그런 점에서 지금 우리가 처한 이례적인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세기 전부터 제기된 문명 붕괴 가능성, 이제는 ‘응급상황’이다
이런 역사적 교훈과 경고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일례로 50여 년 전인 1972년, 로마클럽은 문명 전망 보고서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를 통해 인류가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을 유지한다면, 문명은 100년 안에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급작스럽고 돌이킬 수 없는 기후변화(abrupt, irreversible climate change)’에 관한 경고도 40여 년 전부터 있었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은 1985년 미 의회 청문회에서 지구가 금성과 같은 행성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기후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성은 과거에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급작스럽게 누적되면서 표면 온도가 470도에 이르는 행성으로 급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년 후 같은 자리에서 NASA 기후 과학자 제임스 핸슨(James Hansen)은 ‘지구 온난화는 인간의 산업활동에서 기인한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 온도가 1.5도 이상 오르면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앙이 일어나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가 말한 ‘1.5도’는 기후 시스템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다. 국제사회는 예견되는 재앙을 막기 위해 비엔나, 몬트리올, 리우, 교토, 코펜하겐 등 세계 곳곳에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국제회의를 열었다. 지난하고 험난한 여정을 거쳐 2015년 파리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통제해 금세기 말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자는 합의에 이르렀다. 세계는 환호했다.
그러나 현실은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여전히 기후변화를 두고 ‘실재다’와 ‘거짓이다’라는 상반된 현실 인식을 드러냈다. 지루한 공방이 이어졌고, 구체적인 행동은 미미했다. 그 사이 지구 환경은 빠르게 악화했다. 올 초,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5도 높았다’고 발표했다. 이미 기후 티핑 포인트를 넘어섰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제임스 핸슨은 올해 2월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 평균 온도가 최근 2년간 0.4도 이상 급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엄청난 오름세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역시 2015년 파리협약 당시 입장을 대폭 수정했다.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하는 시점을 금세기 말에서 2040년으로 크게 앞당겼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연이어 공개된 유엔, 특히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사무총장의 공적 언명은 우리 모두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지금 상황은 ‘기후 비상사태(climate emergency)’다. 인류는 ‘기후 지옥(climate hell)으로 가는 고속도로 위에 올라섰다. 출구를 서둘러 찾아야 한다.’ ‘펄펄 끓는(global boiling)’ 지구. 그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는 것이 그의 인식이다.

“시대의 난제, 우리 모두의 생존과 실존이 걸린 내 삶의 문제”
이런 역사적 맥락을 살피면서 조 이사장은 “기후는 거대 담론, 문명 담론, 시대 담론이 아니다. 지구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다급한 현실적 과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늘의 지구사회는 기후 문제란 실존적 위협의 문제에 더해 또 다른 충격과 마주하고 있다. 고조되는 핵전쟁, 핵 대전의 가능성, 그리고 아직은 국제사회에 폭넓게 알려지지 않은 ‘미확인 이상 현상, UAP(Unidentified Anomalous Phenomenon)’란 지구적 난제다”라고 말했다.
핵 문제와 관련해, 그는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가 발행한 『2025년 연감(Yearbook 2025)』에 주목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핵탄두 수는 무려 1만 2,200여 기에 이른다. 그간 핵보유국은 지상과 지하, 해저에서, 그리고 우주에서까지 핵 실험을 단행했다. 지구와 지구 행성 사분면 우주엔 이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이다. 또 최근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상황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더 깊게 하고 있다. 핵전쟁이 발발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깊은 생각이 따로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말 그대로 파국적 상황이다. 또 다른 차원에서, 근래에 들어 국제사회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UAP 문제는 어떨까. 아직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답을 예단할 길은 없다. 그러나 자명한 사실이 있다. 세계대전 전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목격담과 조사, 보도를 통해 드러난 UAP 실존 문제는 지구적 혼돈기에 가중된 또 다른 ‘실존적 충격’, 혹은 ‘존재론적 충격’으로 다가선다는 점이 조 이사장의 시각이다.
인류는 1750년 산업혁명 이후, 3백 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 만에 오늘의 현대문명을 이룩했다. 우리보다 백 년, 천 년, 1만 년 또는 그 이상 수억, 수십억 년 앞선 문명이 만일 실재하고, 지구 행성에 개입해 왔다면, 그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파멸? 예속? 아니면 문명 진전의 또 다른 기회? 조 이사장은 그런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UAP에 관련된 ‘인간 아닌 지적 존재(NHI, Non-human Intelligence)’의 기원, 역량, 의도와 목적을 아직 알지 못한 상황에선 ‘실체 파악 후 시대(post-disclosure world)’를 가늠하기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또 다른 현실의 가능성을 전하면서, 최근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끈 UAP 주요 사건을 소개했다.
지난 몇 년, 미확인 비행물체(UFO, Unidentified Flying Object)처럼 이상 현상을 보이는 물체에 대한 증언이 쏟아져 나왔다. 미 상원은 2023년 한 차례, 하원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UAP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증인으로 나온 펜타곤 내 UAP 조사 프로그램 AATIP(Advanced Aerospace Threat Identification Program) 책임자, 해군 전투기 조종사, 공군 정보 당국 요원, NASA 연구원 등을 지낸 전직 인사들은 UAP에 관해 확신에 찬 증언을 쏟아냈다. “우주에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작전 중 UAP 추격 사건이 있었다.” “UAP의 움직임은 인간의 물리 법칙을 벗어난 것이다.” “미 당국은 오랜 기간 NHI의 추락한 우주선을 회수해 역설계(Reverse Engineering)해 왔다. 추락한 기체엔 ‘인간 아닌 지적 생명체(Non-human Biologics)’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UAP는 심해에서도 발견된다.”
“실존의 순간, 우리 의식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조 이사장은 이 모든 UAP의 충격적 현실과 앞서 언급된 기후·핵 문제를 종합하면서 인류는 지금 ‘실존의 순간’, ‘혼돈의 순간’을 맞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그런 상황과 함께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역사적 분기에 서 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 현실 정치와 언론은 여전히 기후·핵·UAP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이 ‘거대한 지체(great dithering)’의 현실을 대학인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 제기와 함께, 60년 전 세계대학총장회(IAUP,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University Presidents) 창립총회에서 발표한 기조연설을 떠올렸다.
아놀드 토인비 박사는 ‘역사의 중요성(The Importance of History)’이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가 지금 겪고 있는 문명사적 위기를 헤쳐가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가 마땅히 나서야 한다. 그런데 ‘세상 정치(politics of the world)’가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대학과 시민이 나서야 한다. 행동에 나서는 일은 쉽지 않다. 나라 정치의 정략적 판단과 시대 변화가 요구하는 지구적 사유 간의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눈앞 실용과 실리의 가치를 넘어 인류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는 초국가적 선택도 마땅히 해야 한다. 그 역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문명사적 난제를 풀기 위한 지구적 실천의 활로를 열어야 한다”는 요지의 주장을 펼쳤다.
조 이사장은 “세상의 모든 나라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말하곤 한다. 그러나 정작 그런 가치의 지속 가능한 미래의 조건에 관한 정책적 판단과 실행은 뒤로 미루는 경향을 보인다. 그것이 오늘의 정치 현실이 아닌가 한다. 현실과 실용과 실리···. 그 세속적 가치는 현대사회, 현대정치에서 남다르게 다가선다. 그런 정치 문화에서 지구사회의 공공선인 ‘지속 가능한 미래’는 언젠가 풀어야 할 누군가의 과제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현실의 더 깊은 진실을 찾아내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삶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둘러싼 현실의 실체. 그 안에 스며 있는 위기와 기회 요인. 이 시대에 주어진 생존과 실존, 번영의 해법은 현실의 전일적 의미를 깊이 헤아릴 때 찾을 수 있다. 그 해법을 찾아 나서는 일. 그 일은 누군가의 과업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시대적 책무다”라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이를 위해 새로운 사유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문명 체제에 적응해 온 현대사회, 현대인은 오랜 기간 습성화된 삶의 기준과 문화로 살아간다. 그러나 역사가 말하듯이, 그 삶의 방식만으론 전례 없는 시대의 난제에 대응하기란 역부족이다. 현실을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친숙한 분절과 단절의 사유 방식을 넘어,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 문명적 삶과 자연적 삶의 총체적 관계를 끌어안는 사유 방식이 필요하다. 누군가의 말처럼 ‘개인에게 좋은 것이 전체에 좋다’는 생각을 넘어 ‘전체에 좋은 일이 개인과 사회, 지구 환경에도 좋다’는 인식의 지평도 열어가야 한다. 이를 인식하는 것이 ‘진화 혹은 절멸’, ‘평화 혹은 붕괴’란 시대의 난제를 다스릴 유일한 길일지 모른다. 이른바 전일사관이 이 시대의 역사적 중요성을 지니는 이유다”라고 조 이사장은 말한다.
“전일사관(全一事觀)의 역사적 중요성”
전일사관은 ‘전체는 하나다’,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는 대명제를 관통한다. 부분과 전체의 관계성, 전체의 창발성, 발현성을 중시한다. 조 이사장은 이 점에서 “전일사관이 현대 산업사회에 만연한 환원적·분절적·선형적 인과의 고리를 넘어설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대의 난제가 곧 내 문제다. 사회와 개인 관계, 세계와 개인 관계, 국가와 개인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나아가 지구 행성, 은하계, 우주와 우리가 어떤 관계를 설정해 나갈 것인가. 이런 관점을 갖고 사유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전일의 사유 세계를 우리 일상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일사관은 그에 따르면,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인류 지성사의 ‘축의 시대’(철학자 칼 야스퍼스가 정의한 기원전 900년부터 기원전 200년 사이 세계 종교와 철학이 탄생한 시대)에 등장해 오랜 기간 인류사와 함께해 왔다. 경희의 설립 서사에도 깃들어 있다. 세상 모든 것의 초연결성과 교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의 의식과 의지 차원의 노력이 만들어내는 창조적 가능성을 포괄한 전일적 세계관이 경희 가치와 철학의 근간이다. 조 이사장은 최근 들어 관심이 커지는 양자 과학 인식론이 전일사관을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불러오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양자 세계의 중첩과 얽힘, 불확정성, 궁극적 결맞음의 이치는 아원자(亞原子)의 질서이기도 하지만, 우주적 질서, 생명 현상의 질서이기도 하다. 모든 것의 시원에 관한 의미를 찾아 나서면서 우주, 생명, 자연, 문명, 의식의 관계성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시야를 열어준다.”
조 이사장은 “빅뱅 이론에 의하면, 모든 것의 시원은 원자보다 훨씬 작은 극미의 점, 무한소에 가까운 점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른바 무(無)의 요동(搖動)이다. 그 속에 존재하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이런 실존적 물음이 우리 삶과 함께해야 한다. 내 안의, 우리 모두의 세계에 내재하는 초월적 연결성과 그 가능성을 탐색해 가는 것이 우리가 마주한 시대의 난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일 수 있다. 양자 과학, 양자 인식론은 그 가능성을 열어준다. 우리 의식에 따라 미래 모습이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기후 문제, 환경과 생태 문제, 물과 식량 부족 문제, 갈등과 투쟁, 전쟁 문제 등은 인류의 의식, 우리 개개인의 의식이 어떻게 설정돼 있느냐에 따라서 다른 미래로 나타날 수 있다. UAP 문제도 그렇다. 인간의 제한된 물리 법칙만으론 시공의 한계를 넘어 지구 행성에 개입해 온 고등 지적 존재의 행적을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의 역량과 의도 역시 그렇다. 만일 그것이 오늘 우리가 체험하는 현실의 진실이라면, 우리의 미래를 위해 자신과 타인, 사회와 세계, 문명과 우주의 초연결성을 새삼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 전일의 시선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역사적 과업이 아닐까 한다. 특히 인류 역사상 처음 겪는 대격변의 시기, 대전환의 시대엔 더 그러하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행성적 차원에서 전개하는 성찰과 실천 필요하다”
조 이사장은 ‘모든 것이 정치’라는 정치학의 한 명제를 짚으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정치라고 하면 흔히 권력을 떠올린다. 정치는 갈등과 투쟁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 정치의 그런 현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정치를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인다. 정치를 전혀 다른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 자신을 표현하고 타자와 관계 맺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가치를 실현해 가면서 타인, 혹은 주변 환경과의 조화와 교감의 지대를 찾아가는 초월적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정치인이다. 정치는 우리 개개인의 삶의 일부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조 이사장은 그런 관점에서 정치의 개념을 새롭게 말해왔다. ‘포월(包越, Transcendental Engagement)의 정치’를 논했다. 틀 지워진 인식의 차이를 벗어나, 넘어서고, 포괄하는 인간적 역량과 함께 정치의 또 다른 지평을 열어가는 실천 세계에 도전해 보자는 의미다. “정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 내 안의 또 다른 진실과 가치의 활로를 열어주는 일련의 과정이자 행위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기존의 틀을 넘어 인간 내면의 가치, 공적 가치의 열린 가능성을 수렴하는 정치의 새 지평이 필요하다.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과학적 사유, 인과론적 사유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의 마음과 세계, 우주를 포괄하는 인식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한 그는 “행성적 차원에서 전개하는 성찰과 실천이 필요하다. 현대적 삶에 내재하는 인식과 행동의 한계를 유기적, 체계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자신과 타자, 사회와 세계, 문명과 우주를 관류하는 역사의 흐름을 조망해야 한다. 문명사적 대재앙의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 그것이 파국과 붕괴의 가능성에 처한 오늘의 현실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지성’이란 말이 적지 않게 회자했다. 정치·사회적 어려움을 겪을 때, 특히 언론과 지식인 사회에선 지성의 역사적 의미를 논했다. 그러나 지금은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다. 왜일까? 오늘 강연은 앞서 말한 전환 시대의 난제와 지성의 책무에 관한 생각을 나누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지성의 사전적 의미는 지각된 사물과 현상의 이치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여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삶에 주어진 일을 마주하는 판단의 기초가 돼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구조화된 현대적 일상은 종합적 사유보다는 전문성을, 이에 따른 실용과 실리의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앞서 말한 기후·핵·UAP 문제는 종합적·포괄적 사유가 필요한 삶의 영역이다. 기후 위기는 대기 중 탄소 문제에 국한해 풀 수 없다. 탄소를 과도하게 배출하는 인간의 욕망과 이에 따른 생산과 소비의 지구적 파장의 상호 ‘되먹임(feedback)’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핵확산과 핵전쟁의 가능성 역시 인간과 사회, 정치와 국제관계의 전일적 역학에 대한 총체적 분석 없이 풀기 힘든 시대의 난제다. UAP 문제 역시 그렇다. 헤아릴 수 없는 우주의 신비와 우주 내 뭇 생명의 가능성에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인간적 사유와 문명의 제한성을 인식할 때, UAP는 그 존재의 비밀을 드러낼지 모른다. 지성의 시대적 함의는 그런 의미에서 지구적 난제를 헤쳐갈 전일적 사유의 출발점일 수 있다. 이 문제에 관해 조금 더 상세히 말할 기회가 강연 후에 있었으면 한다.”
“양자 세계, 인류의 과학적 지식 진보와 함께 인간 상상력 중요성 키워”
그렇게 마무리된 강연 뒤에 열린 대담은 정치외교학과 정종필 교수가 진행했다. 정 교수는 “시대적인 도전 과제, 전 지구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다. 위기의 규모가 유례없이 커서 우리가 풀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마저 든다. 그 때문에 앞서 이사장님께서 위기를 돌파할 인식론이나 방법론적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것 같다. 대안으로 전일사관도 제시해 주셨다”고 정리하고, 이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요청하면서 대담을 시작했다.
조 이사장은 “사실 답이 없고, 누구도 온전한 실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들어주셨으면 한다. 전일사관은 우리가 같이 생각해 봤으면 하는 하나의 사유 방식이다. 정답을 쫓다 보면 세계관을 자꾸 좁혀나가는 경향이 있다. 그런 연유로 지구 행성에서 타 행성으로, 그리고 그 너머 무한 우주로 현실 인식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현실 인식과 해석에 도움이 될 최근의 과학 이론을 소개했다.
우리 은하에는 4,000억 개의 항성(별)이 있고, 항성은 평균적으로 4~5개의 행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 은하와 이웃한 안드로메다 은하에는 1조 개의 항성이 있다고 한다. 그런 은하 4,000억 개가 모여 우주를 이룬다고 알려져 왔다. 2021년 우주로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 James Webb Space Telescope)의 관측으로 그 결과가 변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관측 가능한 우주(Observable Universe)에 2조 개의 은하가 있다고 발표했다. 학계 일각에서는 추정 가능한 전체 우주(Entire Universe)에는 이보다 2조 개×150 sextillion(미국 1021, 영국 1036) 배 많은 은하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조 이사장은 “2조 개×150 sextillion, 무한대에 가까운 숫자다. 헤아릴 수 없는 우주의 광활함에 비춰보면, 우주에서 인간이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는 가설은 인간의 개념적 포말에 불과할 수 있다. 단적인 예가 지동설이다. 불과 400년 전 사람들은 천동설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당시 갈릴레오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했다가 종교재판에 넘겨졌다. 지동설 철회를 강요당했다. 이후 과학적 관측 자료가 쌓이면서 지동설이 정설로 자리 잡았다. 그 이전에 ‘우주는 무한하다’는 주장을 펼쳐 결국 처참하게 화형당한 조르다노 브루노(Giordano Bruno) 역시 우리가 되새겨야 할 인물이다. 이처럼 지금 우리가 믿는 지식은 절대적인 정답이 아니다. 인간의 관점에서 본 당대 이론 정도로만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의 욕망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갖고 모든 것을 열어 놓고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사례로 그는 양자 과학을 언급했다. “양자 과학의 대표적인 특성은 중첩과 얽힘이다. 시공을 초월해 입자와 파동의 중첩 상태로 존재하는 양자의 얽힘과 연결 상태는 관측에 따라 결정된다. 관측 순간, 파동함수가 붕괴한다는 이론은 관찰자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인간의 상상력과 영감, 통찰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과학에서 불문(不問)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부분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로 대표되는 미래 기술의 근간으로 다뤄지면서 인류 지식의 진보와 함께 또 다른 사유 세계의 가능성을 열게 됐다”고 설명한 그는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지구와 우주의 미래가 바뀐다는 생각은 터무니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양자 세계가 보여주듯이 인간의 마음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는다. 그 점에서 앞으로 우리가 시대의 위기와 기회를 함께 헤쳐가는 데 새로운 인식의 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과학 진전과 함께 공동 의식 만들어야”
대담 중에 동문과 학생들의 질의응답도 있었다. 유보영 동문(15학번)은 “이사장님께서 특강 중에 2018년 특강 자리에서 석탄을 수입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질문한 학생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학생이 저다. 지금은 부서를 옮겨서 석유화학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여전히 기후 문제를 악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오늘 특강과 대담을 들으면서 UAP, 양자에 기반한 과학기술 발전이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만들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부분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했다.
조 이사장은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우주 양산’을 만들자는 학자들도 있다. 햇빛을 차단하는 양산처럼 지구에 양산을 씌워 지구로 쏟아지는 태양에너지를 줄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지구 기후 시스템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의 불확실성이 커서 섣불리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이런 기발한 발상까지 나오는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기가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다”라면서 “과학적 발전과 사회적 합의 모두 중요하다. 이 두 가지 요인이 문명사의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중요한 과제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만약에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실효성 높은 탄소 포집 시설이나 탄소 배출 저감 장치를 개발해 도입한다고 했을 때, 그 비용을 누가 감당할 것인가. 기후 위기 대처에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고, 탄소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경제 규모 줄이기를 감당할 수 있을까. 사실상 이것을 현실적으로 인내할 수 있는 나라가 과연 몇이나 될까. 개인 차원에서도 비슷할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의식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해법의 실효성은 당연히 떨어질 것”이라며 의식 전환을 거듭 강조했다.
또 다른 차원에서, 그는 질문과 관련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어갔다. “기후 문제는, 앞서 이야기했지만, 대기 중 이산화탄소 문제이기도 하지만, 태양 흑점 활동, 지구 행성의 화산 활동, 일조량, 대기 중 습도, 성층권 구름 상태, 지구 빙권의 해동 규모, 동토층의 미생물 변화, 해수 탄소 포화도 등 설명하기 매우 힘든 수많은 변인이 얽히고설킨 지구 행성 안팎의 복잡한 연결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초인공지능과 양자 단위(상태)의 연산을 가능케 할 양자컴퓨터 시대의 도래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갈 또 다른 차원의 해법을 제공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인간이 아직 근접할 수 없는 초 미시·거시 세계의 미묘한 관계의 역학. 그 사건과 현상의 전일적 인과론을 제시해 줄 가능성도 있다”라는 말로 요청된 조언에 대신했다.

“미래의 상상력을 현실로 전환하는 의식 활성화할 때 세상과 정치 바뀔 것”
정종필 교수는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선 의식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는 이사장님의 견해에 공감한다. 의식 전환에 관해선 그동안 이사장님께서 여러 차례 하신 말씀이기도 하다. 유사한 맥락에서 ‘미래의 회상’과 지구 정치, 행성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해 오셨다”면서 그런 주장의 배경과 이유, 실천 과제에 관한 설명을 요청하면서 대담을 이어갔다.
조 이사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선 어떤 관점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여기’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은유적인 표현으로 ‘미래의 회상’을 말했다.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상상하고 전망할 수는 있다. 전망되는 미래의 가능성을 ‘지금 여기’에 불러와 오늘의 현실을 재구성하는 일, 미래로부터의 상상력을 발휘해 현실로 전환해내는 의식이 활성화할 때, 세상과 정치가 바뀔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의 사유 체계에서 미래는 현재, 현실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개념이다. 현실과 미래를 분리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여기’는 과거와 미래로부터 단절된 순간이 아니다. 과거, 혹은 ‘그 모든 것의 원천’으로부터 이어지는 구현되지 않은 인간의 내재적 현실은 미래에도 존재한다. 그런 까닭에 현실을 구성하려는 인간 의식과 선택이 중요해진다. 그 구체적 내용이 무엇일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우리의 의식과 선택, 결단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시공을 초월해 존재하는 양자 세계의 현실. 인간적 개입의 역사적 중요성. 이른바 ‘참여 우주(participatory universe)’와 함께하는 인간 의식 세계는 그 과학과 철학, 우주론의 지평과 함께 아직 구현되지 않은 미래의 잠재적 현실을 오늘로 불러 올 수 있다”며 기후 문제를 예로 들었다.
많은 학자는 기후변화가 만들어내는 경로를 ‘진화 혹은 멸종’이라고 말한다. 지구는 그동안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었는데, 3, 4차 대멸종의 원인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서 생긴 급격한 기후변화라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3차 대멸종은 생물종의 95%가 멸종한 지구 역사상 최악의 대멸종으로 꼽힌다. 3차 대멸종이 시작되기 전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10ppm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지구 상황과 비슷하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를 동력 발전으로 삼으면서 대멸종 당시와 비슷한 대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Mauna Loa Observatory)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1958년 3월 315ppm이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25년 3월 430ppm을 넘어섰다. 과학자들은 티핑 포인트를 480ppm으로 보고 있다. 지구의 생태 환경이 안정적으로 진화를 이어가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350ppm 수준에서 관리돼야 한다고 경고한다.
조 이사장은 “탄소 문명의 역작용에 관한 경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역사가 말해주듯이 현실 정치는 예견되는 붕괴 가능성에 대응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내치와 배타적 결속에 관심을 쏟는다. 현실 정치의 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단기 정치 현실에 치중하는 현실 정치를 넘어 나라가 처한 지구 환경과 상황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현실 정치엔 민심이 중요하다. 우리 모두 일상의 중요성만큼이나 후대에 물려줄 미래의 중요성을 생각해야 한다. 개인과 사회, 국제사회가 함께하는 지구 행성 의식, 도전 의식과 집단적 결단이 만들어질 때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깊이 생각 않던 주제, 위기서 기회 창출할 시대적 책무 와닿아”
이민강 학생(23학번)은 “그동안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시대의 난제들에 관해 여러 해석을 들려주셔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 기회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대적 책무가 크게 와닿았다. 이 부분에서 대학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특강을 들은 소감을 밝힌 후, 대학의 역할에 관해 질문했다.
조 이사장은 “기존의 틀을 넘어 시대 전환의 새 활로를 적극 열어야 한다는 점에서 경희학원은 지금과 유사한 문제의식을 갖고 설립됐다. 역사적 배경과 관계가 있다. 한국전쟁 중에 사상 체계와 교육 철학을 정립한 경희는 이념적 대립과 갈등, 틀의 제약과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인류 보편의 가치를 찾아 나섰다. 전일적 사유와 함께하는 평화로운 미래 사회를 꿈꿨다. 인간이 인간다운 삶의 의미와 가치, 행복을 찾아 나서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진력하자는 포부를 갖고 출발했다. 예나 지금이나 중요한 가치다. 앞으로도 그런 전통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희는 과거에 그랬듯이 앞으로도 인간과 지구, 문명과 대자연에 대한 성찰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소통과 창조의 길을 열어갔으면 한다. 시공을 초월해 연대하고, 결속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소통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영원한 초월과 포월의 의식 세계를 위한 내·외면의 소통이 중요하다. 나와 과거, 나와 타자, 나와 세계, 나와 자연, 나와 우주의 관계를 포괄하는 사유 세계를 키워 다가올 미래의 위협을 새로운 가능성으로 전환해내는 대학의 역할과 책무가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 우리가 마주한 시대의 난제는 어느 한 학문 분야를 특화하는 지식만으로 결코 온전한 해법을 찾을 수 없다. 학문과 지성의 전당인 대학은 미래세대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세계 학술·교육기관, 국제기구, 시민사회와 함께 다양한 공적 협력을 추진하면서 개인과 사회, 세계의 더 나은 미래에 기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 오은경 oek8524@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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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프로젝트 러닝 Vol.01- 로컬이 답이다 박상희, 오준현 지음 | 148×210 | 340쪽 | 무선 | 24,000원 2025년 12월 29일 | ISBN 978-89-8222-823-0(03300) 분야: 사회학 일반, 사회복지, 지방자치, 경영전략/혁신, 트렌드/미래전망 지역 소멸과 지역대학 위기의 시대, 대학과 지역은 어떻게 함께 일어설 수 있을까. 이 책은 ‘로컬콘텐츠 중점대학’에 참여한 경희대학교와 서울예술대학교가 지역 현장에서 실천해 온 교육 실험의 기록이다. 대학 수업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정책과 시장, 커뮤니티를 만나 실행과 확산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문제 정의–기획–실행–확산의 흐름으로 정리했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Problem/Project/Participation/Practice-Based Learning)의 설계와 운영 노하우, 프로세스 맵과 체크리스트를 통해 아이디어를 현장에 적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은 로컬콘텐츠 교육과 지역 기반 프로젝트를 고민하는 교수자와 강사, 지자체 실무자, 소상공인, 청년 기획자를 위한 실행 매뉴얼이다. 대학과 로컬이 만나 만들어 낼 수 있는 교육과 지역 성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 추천사 지역발전 정책은 그동안 도시 재개발과 대규모 제조업 유치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으나, 콘텐츠 부족과 인건비 상승,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방 소멸이 심화되고 지역대학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도 가속화되는 현실입니다. ‘로컬콘텐츠 중점대학’에 참여한 두 대학은 이번 책을 통해 하나의 대안을 제시합니다. 창의인재가 지역의 문화, 자연, 역사 자원을 비즈니스와 연결해 사람을 불러 모으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교육이 지역의 실험실이 되고 시장이 학습의 장으로 작동하도록 구조를 설계하고 실행해 온 과정을 담은 이 책은, 로컬창업 정책과 지역 기반 교육의 방향을 찾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이청수 사무관, 중소벤처기업부 지역의 가능성을 교육과 현장에서 발견해 온 경희대학교와 서울예술대학교 두 대학의 노력이 책으로 정리된 것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 책에 담긴 경험과 실천 사례는 지역에서 도전하는 예비 창업자와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참고서가 되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책이 더 많은 대학과 지자체가 지역 기반의 창의적 소상공인 육성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황미애 상임이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 출판사 리뷰 지역 소멸 시대, 대학과 지역이 함께 만든 새로운 교육 실험 ‘로컬콘텐츠 중점대학’의 첫 실천 기록! 지역이 소멸하고 있다. 인구 감소와 산업 침체, 청년 유출은 지역의 문제인 동시에 지역대학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 앞에서 ‘대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현장에서의 실천과 시행착오를 통해 제시한다. 『로컬이 답이다』는 ‘로컬콘텐츠 중점대학’에 참여한 경희대학교와 서울예술대학교가 지역과 함께 만들어 온 교육 실험의 기록이다. 대학 수업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정책과 시장, 커뮤니티를 만나 실행으로 이어지고 확산되기까지의 과정을 문제 정의–기획–실행–확산이라는 흐름 속에서 구체적으로 따라간다. 여기에는 교육이 어떻게 지역의 현실과 접속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접속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경희대학교] 경희대학교(로컬콘텐츠 중점대학 1년 차)는 수원 행궁동을 ‘살아 있는 학습현장’으로 삼아, 전통시장, 골목, 공방, 주거지에 걸친 현장 실험 거점을 설계하고 로컬콘텐츠 창업을 위한 최소 학위 과정인 마이크로디그리를 통해 콘텐츠 발굴, 브랜드 개발, 공간 창업을 한 흐름으로 엮었다. 이 과정의 실천 브랜드 ‘다닥다닥(Da+R Da+C)’은 ‘Closer Together, Stronger Together’라는 약속 아래, 타운 MICE, 로컬브랜딩, 창업을 결합하는 교육–경제 공동체를 구현한다. [서울예술대학교] 서울예술대학교(로컬콘텐츠 중점대학 3년 차)는 ‘MAD ANSAN’을 키워드로, 예술대학의 다학제적 창작 역량을 지역 생태로 번역했다. 유휴시설을 전환한 거점 ‘코스모스(Cosmos)’를 ‘학교 담장 밖 캠퍼스’로 운영하며, 시민대학, 팝업 인큐베이팅, 로컬스튜디오를 통해 학습, 실험, 사업화의 환류를 일상화했다. 나아가 지자체, 공기업(LH), 소상공인과의 4자 거버넌스로 주거, 교육, 창작을 통합하는 도시형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 교육‧정책‧시장‧커뮤니티를 연결하는 로컬콘텐츠 운영 매뉴얼 이 책은 프로젝트의 성과를 나열한 단순한 결과 보고서가 아니다. 저자는 이 책을 로컬콘텐츠 중점대학의 선행 사례로서 다른 지역, 다른 대학에서 응용 및 발전시켜 실행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로 공유하기 위해 쓰게 되었다고 밝힌다. 이를 위해 문제 프레이밍, 로컬 아카이브, 디자인 스프린트, 공공 확산, 현장 적용을 선순환으로 묶는 운영 원리, 학생과 주민, 상인과 행정이 함께 설계하는 공진화 방식, 그리고 정량과 정성 지표를 함께 축적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실패와 보완의 경험도 숨김없이 기록한다. “경희대학교의 현장 중심 프로젝트 러닝은 지역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꿨다. 서울예대의 연계‧순환‧통합 교육 구조는 창작과 창업을 지역 기반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 교육이 바뀌면 지역의 태도도 바뀌고, 지역의 태도가 바뀌면 도시의 구조도 변한다. 대학의 철학은 지역의 미래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뿌리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교육과 정책, 시장과 커뮤니티를 하나로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참고서가 될 것이다. 지역 소멸 시대, 지역을 살리는 새로운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대학과 지역이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미래는 이미 이 책 속에서 시작되고 있다. ▣ 차례 프롤로그: 지역은 대학이 되고 대학은 지역이 되다 (박상희) 1부 경희대학교 1장 우리는 왜 로컬을 택했는가 1. WHY_네 가지 사막 2. HOW_사막을 거쳐 공유지 Educational Commons로 3. WHERE_대학이 지역과 만나는 지점 4. WHAT_실천이 자리 잡은 방식 5. WHO_교육을 움직이는 네 개의 축 2장 오아시스를 찾아서: 경희대학교 로컬콘텐츠 중점대학의 방향성 1. 경희대학교 로컬콘텐츠 중점대학의 비전, 미션, 핵심 가치 2. 다닥다닥 브랜드 철학: 더 가까이 더 강하게 연결된 커뮤니티를 위하여 3. 다닥다닥 브랜드 구조도: 타운 MICE ‘다닥다닥커뮤니티’ 4. 교과과정 및 비교과과정 설계: 구조도 실행을 가능하게 한 교육 설계, 교과와 비교과의 맞물림 3장 운영: 기획-실행-환류의 전 과정 1. 기획(사전 설계): 교과와 비교과의 결합, 생활권 캘리브레이션 2. 실행 1: 로커톤에서 메이커톤, 그리고 팝업으로 3. 실행 2: 로컬코크리에이션랩(로컬콘텐츠 융합 PBL)에서 캡스톤디자인(고도화), 그리고 팝업으로 4. 실행 3: 타운 MICE 운영, 행궁동 100개 콘텐츠 맵 기반의 ‘지붕 없는 컨벤션’ 실현 5. 실행 4: 다닥다닥 마켓: 백상회(百象會)-전통시장 리브랜딩 전시 6. 실행 5: 공공공간 개입, 하남지 Re:Connect(대나무 파빌리온) 7. 실행 6: 국제학술대회 로컬 브랜드 매니페스토 8. 실행 7: 로컬 스타터스, 배우는 손이 가르치는 손이 될 때 9. 실행 8: 로컬 페스타 10. 환류: 학습, 정책, 시장, 커뮤니티로 이어지는 ‘다닥다닥 선순환 체계’의 제도화 11. 맺음말: 교실의 결과가 도시의 변화로 이어지는 방식 4장 성과 및 의견 1. 정량 성과 2. 정성 평가 3. 종합 의견 5장 운영상 특징과 시사점 1. 운영상 특징 2. 시사점 6장 장소 만들기 기반 브랜드 교육: 우리는 어떻게 가르치나 1. 수업의 방향성 공감하기 2. 디자인씽킹 워크숍 1: 가볍게 시작하기 3. 디자인씽킹 워크숍 2: 한 발 더 다가가기 4. 브랜드 전략 기획 1 5. 브랜드 전략 기획 2 6. GC-PBL의 브랜드 다답 프로젝트, 사회적 실천 브랜드 다닥다닥 맺음말: 마이크로에서 매크로로, 로컬에서 글로벌로 2부 서울예술대학교 1장 AI 시대, 예술가는 다시 로컬로 돌아간다 1. WHY_예술가의 시선이 로컬로 회귀하는 까닭 2. HOW_로컬컬처메이커스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와 방법론 3. WHERE_서울예대의 로컬 실천이 놓인 공간적 배경 4. WHAT_해당 사례의 활동 범위 5. WHO_주요 참여 주체 및 이해관계 지도 6. 거점공간_코스모스 공간 개선 프로젝트 7. 주요 참여 주체 및 이해관계 지도 2장 사업계획 1. 매드안산의 비전과 계획 2. 교과과정 설계 3. 연구프로젝트 4. 실행으로 증명하다 3장 성과 및 시사점 1. 정량·정성적 성과 2. 지역의 변화 3. 캠퍼스타운화&크리에이터 타운 4. 서울예술대학교 활동을 통해 발견한 가능성 4장 정책제언 1. 지역 거버넌스의 실질적 협력 모델 정착-안산시의 역할 강화 2. 중소벤처기업부 차원의 제도 개선-사후관리 및 후속지원 체계 마련 3. 대학의 학문화(學文化) 및 연구 체계 확립 부록 로컬 리서치북 1. 예술가처럼 조사하고, 지역을 감각하는 방법 2. 지역현황조사 서식 3. 공간 종목 항목 분류표 맺음말: 로컬, 한국 콘텐츠 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 에필로그: 우리가 다시 지역을 배우는 이유, 로컬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다 (오준현) ▣ 지은이 박상희 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로컬콘텐츠 중점대학 사업단장, RISE 사업단(국제) 지산학협력혁신센터장, 예술 디자인대학 부학장을 맡고 있다.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장과 정책, 기업을 아우르는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행동하게 하는 힘’으로 설계하는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tivism을 실천해 왔으며, 지역의 자산·관계·경험을 연결해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드는 장소브랜딩Place Branding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도시와 커뮤니티의 고유한 맥락을 읽어내고, 시민 참여와 교육 PBL을 통해 ‘브랜드가 공공가치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인천광역시 소통기획담당관실 브랜드전략팀장, 문화체육관광부 국가브랜드 개발추진단 사무국장, 애경산업(주) 디자인센터 차장 등을 역임했다. 대학에서는 브랜드 디자인 매니지먼트, 사회적 디자인, PBL 기반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으며, 경기도·수원시·화성시 등 여러 지자체에서 도시 브랜드 및 공공디자인 자문·심사·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브랜드디자인학회 BX전략분과 부회장 및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오준현 서울예술대학교 영상학부 디지털아트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를 졸업하고, 카네기멜론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BFA 학사를 졸업하고, 뉴욕 TISCH SCHOOL의 Interactive Telecommunication Program ITP 석사학위(MPS)를 받았다. 예술과 기술, 지역과 콘텐츠를 연결하는 융합적 교육과 창작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 로컬콘텐츠, 미디어아트, XR,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창작 기반 창업 교육을 아우르는 실천적 연구를 통해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과 지역 창작 생태계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2023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예술대학교 로컬콘텐츠 중점대학 사업을 총괄하며 안산 지역과 연계한 다양한 창작·창업 실험을 이끌었고, 이러한 공로로 안산시장 표창(2023), YMCA 좋은 전문가상(2017)을 수상했다. 현재는 거점공간 ‘코스모스Cosmos’를 중심으로 시민대학, 팝업스토어, 창작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예술 기반 로컬 혁신 모델을 확장하고 있다. 뉴욕 TODA 인터랙션 디자인, 피츠버그 Heinz History Museum 전시디자인 및 그래픽 & 웹사이트 디자인, SK Inc. AX 해외 세일즈 & 마케팅 차장을 엮임하고 SK 미국 애틀랜타 주재원으로 파견되어 미국 주요 통신사와 모바일 페이먼트 사업을 수행했다. ▣ 책 속으로 한국의 84% 어촌이 소멸 위기에 놓여 있고, 지방 청년들이 도시로 떠나는 현실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사회의 균열을 보여주는 신호다. 로컬의 위기는 곧 한국의 위기다. 청년이 움직이고 사고의 폭을 넓히지 않는다면, 로컬에도, 한국에도 미래는 없다. 우리가 숭배해 온 ‘글로벌’과 ‘첨단기술’ 역시 뿌리 없는 나무일 뿐이다. 로컬이라는 토양이 없으면 글로벌은 존재할 수 없고, 적정기술로서 삶에 녹아들지 못한 첨단기술은 결국 인간과 동떨어진 허상에 불과하다. -17쪽 배움이 장소와 연결될 때 교육은 삶이 된다. 학위나 자격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배움이 지역의 문제와 사람, 그리고 실제 일의 흐름 속에서 작동할 때 지식은 움직임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도 세계 수준의 배움이 가능하도록, 교실에서 시작한 학습이 생활 현장으로 이어지고 다시 교육 과정에 반영되는 구조를 설계하고자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역과 산업이 실제로 요구하는 역량을 묶은 마이크로디그리Microdegree를 설계했다. 교실에서 시작한 학습이 시장과 골목 그리고 공공시설 같은 생활 현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현장에서 받은 피드백을 다시 커리큘럼에 반영하는 순환을 기본 원리로 삼았다. 아울러 정책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교실과 현장 그리고 정책이 함께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가까이 있지만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는 역설을 ‘가까이에서 시작해 넓게 확장되는 배움’으로 바꾸고자 한다. -19쪽 경희대학교의 실천 브랜드 ‘다닥다닥Da+R Da+C’은 이러한 대학 간 연대와 지역 협업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수업의 결과와 현장의 경험은 다른 대학과의 공동 프로젝트로 확장되고, 축적된 데이터와 평가 지표는 정례화되어 공유된다. 이렇게 구축된 협력 구조는 교육 공유지의 모델을 한층 넓혀, 지역과 대학, 그리고 대학 간의 시너지를 지속적으로 확장시켜 나갈 것이다. -40쪽 경희대학교 로컬콘텐츠 중점대학의 비전은 인터로컬 생태계를 이끄는 시민을 길러내는 데 있다. 한 지역의 성과를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고, 더 넓게는 세계와도 연결할 수 있는 글로컬 역량을 갖춘 인재를 키워 교육과 지역경제가 함께 움직이는 변화를 만든다. 여기서 지향하는 인재상에는 관계인구의 관점이 녹아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시민으로서 지역에 뿌리내리되, 관계인구의 방식으로 여러 지역을 잇고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44쪽 다닥다닥Da+R Da+C은 대학과 지역이 촘촘히 연대해 도시 전체를 캠퍼스이자 실험장으로 바꾸는 운영 체계다. 이 체계의 상단에는 비전과 미션이 있다. 현장에서 움직이는 로컬 액티비스트Activist를 길러 인터로컬 생태계를 주도하고, 전 생애주기 창업교육을 정착시키며, 타운 MICE와 지역 간 확장을 함께 추진하는 방향이다. -52쪽 AI가 인간의 상상력 일부를 대체하고, 글로벌 자본이 창작의 무대를 점령하는 시대에, 예술가의 시선은 다시 로컬Local로 향하고 있다. 로컬은 더 이상 단순한 행정 단위나 지리적 배경이 아니다. 그것은 감각의 현장, 관계의 축적, 공동체의 기억이 예술로 변환되는 무대다. 국가 단위의 거대 개발이나 관광 중심의 일회성 이벤트가 지속 가능한 활력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제 지역은 문화, 창의력, 브랜드의 발현 중심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186쪽 서울예술대학교의 로컬콘텐츠 실천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전환과 궤를 같이한다. 이곳의 예술가들은 로컬을 재료로 삼는 것이 아니라, 로컬을 공존의 철학으로 다시 발명하고 있다. 그들의 작업은 기술적 결과물이 아니라, 관계의 재조직과 감각의 재구성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예술가와 창작자가 로컬씬에서 중요한 이유는 다음의 네 가지 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 -187쪽 서울예술대학교의 로컬콘텐츠 실천은 단순히 교육기관의 예술 교육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경기도 안산이라는 도시가 지닌 다층적 사회·문화적 조건과 입지 특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안산은 1970~80년대 국가 주도의 계획도시이자 공업단지로 형성되었으며, 이후 제조업 기반 산업지대와 반월·시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노동집약적 경제구조를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배경은 도시가 가진 산업적 자원을 새로운 창작 실험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동시에 안산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이주민·외국인 노동자·다문화 가정이 거주하는 도시로, 약 100여 개국 이상의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라는 특징을 가진다. 이는 예술적·콘텐츠적 측면에서 문화 혼종성과 글로벌 감각을 실험할 수 있는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206쪽 “매드안산”이라는 이름에는 안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이중적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매드MAD’라는 단어는 영어로 ‘미친, 과감한, 열정적인’이라는 긍정적 뉘앙스를 지니는 동시에, ‘혼란스럽고 거칠다’는 부정적 의미도 함께 내포한다. 이는 안산이라는 도시의 현실과도 절묘하게 겹친다. 계획도시로서의 질서 정연함과 공업도시의 거친 풍경, 다문화 사회의 생동감과 사회적 긴장감, 청년 인구의 창의적 에너지와 주변부로 인식되는 이미지가 동시에 공존하는 도시. 안산은 어느 한쪽으로 단정할 수 없는 도시다. 그렇기에 ‘매드’라는 단어는 이 도시의 모순이자 가능성을 상징하는 언어가 된다. -247쪽 서울예술대학교는 이미 이러한 실험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스모스Cosmos 공간은 대학이 지역 내 유휴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예술 창작·시민참여·청년창업이 융합된 복합 거점으로 전환한 사례이다. 이곳에서는 학생과 시민이 함께 워크숍·전시·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예술이 지역 사회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로컬 크리에이티브 생태계Local Creative Ecosystem를 만들어 가고 있다. -3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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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치차오의 국민국가 건설 분투기 중국의 탄생 정지호 지음 | 176×225 | 360쪽 | 무선 | 24,000원 2026년 1월 20일 | ISBN 978-89-8222-816-2 (93910) 책 소개 이 책은 명청사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동양사학회와 중국 근현대사학회 회장인 경희대 사학과 정지호 교수가 쓴 량치차오(梁啓超, 1873~1929) 전문 연구서다. 량치차오의 학문과 사상을 본격적으로 조명한 이 책은 량치차오의 역사관, 경제관, 재정관, 제국론, 국성론을 비롯해 근대 국민국가의 기본 요소인 국적법과 중국 동북지역에 거주하던 조선인의 법적 지위 문제까지 체계적으로 고찰한 국내 최초의 책이다. 그동안 량치차오는 ‘입헌군주제를 지향한 보황파(保皇派)’, ‘보수 개량주의자’ 등으로 비판받아 왔지만, 이 책의 저자 정지호 교수는 량치차오의 사상이 매우 과감하고 혁신적이었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량치차오의 사상이 국민국가 건설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의 표현이자 중국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추동하려는 개혁적 시도였다고 강조한다. 근대 중국의 형성 과정에서 량치차오 사상이 갖는 중요성에 비해 그에 관한 학술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탄생: 량치차오의 국민국가 건설 분투기』는 량치차오의 사상에 대한 중요한 안내서일 뿐만 아니라, 중국의 과거와 현재, 나아가 미래까지, 그리고 동아시아의 근대화를 이해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량치차오를 통해 근대 중국을 탐구하다 량치차오, ‘천하’에서 ‘국민국가’로 중국을 다시 설계하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중국’, 즉 광대한 영토, 막대한 인구, 다양한 민족으로 이루어진 중국이라는 국가는 본원적으로 존재했던 것일까? 『중국의 탄생』은 근대 중국의 탄생 과정을 탐구하며 지금의 중국은 19세기 말 근대화의 물결과 열강의 침입이라는 충격 속에서 새롭게 형성된 역사적 산물임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저자가 주목하는 인물은 바로 량치차오(梁啓超, 1873~1929)다. 이 책은 ‘천하’와 ‘중심’이라는 관념의 세계에 머물러 있던 중국이 ‘국민국가’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 량치차오의 사상을 연구한 국내 최초의 전문 연구서이다. 정지호 교수는 그동안 ‘보황파’, ‘보수 개량주의자’ 등으로 비판받아 온 량치차오를 재평가하며, 그의 사상이 지닌 혁신성에 주목한다. “량치차오의 사상은 매우 과감하고 혁신적이었다. 그가 지향한 새로운 세계는 당시 중국인들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속한 것이었다.” (9쪽) 이 책에서 정지호 교수는 량치차오가 어떻게 ‘중국’이라는 국명을 제안하고, 흩어진 민족과 영토를 하나의 ‘국민’과 ‘국방’이라는 틀 안에서 재구성했는지 살핀다. 량치차오는 ‘중국’이라는 국명을 제안하며 근대 중국의 내셔널리즘이 전통적 화이(華夷)질서와 단절하면서도 이를 계승하는 이중적 특성을 가진다. 저자는 이를 “전통의 발명이자, 근대적 재구성의 한 사례”라고 강조한다. 또한 량치차오는 중국의 국토를 행정적 중심부와 주변부로 나누되, 만주·몽골·티베트·신강 등 청조의 확장 영역을 하나의 일체적 국토로 파악함으로써 전통적 판도를 근대적 영토 개념으로 전환하였다. 더 나아가 그는 국적법 제정, 재정 개혁, 세제 정비, 화폐 제도와 은행 설립 구상 등을 통해 ‘백성’이 아니라 ‘국민’을 전제로 한 국가 운영의 틀을 마련하고자 했다. 량치차오의 연방제론이나 제국론 역시 전통적 질서의 붕괴 이후 중국을 어떤 정치적 형태로 재구성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다. 량치차오는 20세기를 ‘국민 경제의 경쟁 시대’로 규정하며, 국가의 존망은 군사력이나 왕조의 정통성이 아니라 국민경제의 역량에 달려 있다고 보았다. 이는 도덕과 문명을 중심으로 국가를 이해해 온 전통적 세계관을 근본에서부터 뒤흔드는 인식 전환이었다. 그의 경제·재정 개혁론은 단기적 처방이 아니라, 국민을 경제 주체로 상정한 근대 국가 구상의 일부였다. 나아가 량치차오는 신해혁명 이후 ‘국성(國性)’이라는 개념을 통해 민족과 국가의 관계를 다시 사유하고, 공자의 사상을 재해석함으로써 전통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국민 통합의 원리를 만들고자 했다. 전통의 재구성을 통해 근대를 사유하고 새로운 국가 질서의 윤리적 기반을 모색하려 한 량치차오는 근대화가 곧 서구화라는 도식에 균열을 낸 혁신적 사상가였다. 량치차오의 다방면에 걸친 제안들은 당대 정치 현실 속에서 온전히 실현되지는 못했으나, 중국이 국민국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반복적으로 호출되는 사상적 자원이 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오늘날 중국은 개혁과 개방으로 인한 경제성장을 통해 세계 정치‧경제 질서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인민의 생활수준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되었다. 그러나 지역 간의 불균등한 경제발전과 빈부격차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으며, 갈등은 사회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중화민족론’을 통해 이론적 재무장을 시도하며, 국가주의를 여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다. 이는 량치차오가 생애를 바쳐 추구했던 강력한 국민국가 건설 프로젝트가 지금도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중국의 국민국가 건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과제로 남아 있다.” (50쪽) 중국 근대화의 선구자 량치차오를 읽어야 하는 이유 이 책은 량치차오의 근대적 역사 서술부터 경제·재정 개혁안, 그리고 중화민족의 신질서를 모색한 국성론에 이르기까지 총 9장에 걸쳐 그의 전방위적인 사유를 다룬다. 특히 청말 국적법 제정 과정과 개적 화인(改籍華人) 문제, 민국 시기 중국 동북지역, 이른바 만주에 거주하던 조선인의 법적 지위 등 기존 연구에서 소홀했던 역사를 심도 있게 다뤄 학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량치차오는 왕조의 몰락과 외세의 침탈이라는 위기 속에서, 전통을 폐기하지도, 근대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도 않는 제3의 길을 모색했다. 이 책은 바로 그 모색의 궤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량치차오의 개혁 방안들이 근대 중국의 발전 과정에서 지닌 의의를 조명한다. 량치차오는 ‘국민’을 자연적·혈연적 공동체로 전제하지 않았다. 그는 국민을 교육과 제도, 경제와 법을 통해 형성되는 역사적 존재로 이해했다. 이는 국민을 단일한 본질로 환원하려는 내셔널리즘의 폭력성과 다른 사유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 민족·국적·이주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량치차오는 근대 국민국가를 건설하는 데 있어 역사의 주체로서 민족을 부각시켰다. 그가 구상한 ‘대민족주의’는 혈통, 언어, 풍속과 같은 객관적 요소를 초월해서 ‘나는 중국인이다’ 혹은 ‘나는 중화민족의 일원이다’라고 스스로 자각하는 ‘민족의식’의 발현을 통해 구현되는 근대적 의미의 민족관념을 제기하였다.”(49쪽) 량치차오는 급변하는 현실을 치열하게 응시하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한 선구자다. 전쟁의 발발과 극우의 재등장, AI 기술 혁명으로 대변되는 격변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그의 사상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사유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탄생: 량치차오의 국민국가 건설 분투기』를 읽어야 하는 이유다. <각 장의 내용> 1장 ‘량치차오의 근대적 역사서술과 국민국가’ 량치차오의 계몽적 역사서술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가 지향했던 근대 국민국가의 성격 및 의미를 재조명한다. 2장 ‘량치차오의 경제 개혁안과 국민국가’ 량치차오의 경제 개혁안이 중국의 국민국가 형성 과정에서 차지했던 역할과 의미를 정합적으로 조명한다. 3장 ‘량치차오의 재정 개혁안과 국민국가’ 량치차오의 재정 개혁안을 세제 문제와 재무행정 개혁에 초점을 맞추어 심층적으로 검토한다. 4장 ‘량치차오의 제국론과 대청제국의 국체’ 량치차오의 제국론은 대청제국 체제가 근대적 국민국가로 전환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는 중국의 근대적 정체성과 관련한 오늘날의 논의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5장 ‘량치차오의 연방제론과 ‘신중국’ 건설’ 량치차오가 구상한 ‘신중국’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조명하고, 그가 제안한 연방제론이 국민 통합과 국가 건설 과정에서 가지는 의미를 재평가한다. 6장 ‘량치차오의 국성론과 중화민족의 신질서 모색’ 신질서의 구체적인 내용과 의미를 고찰하며, 량치차오의 사상이 현대 중국의 정체성과 국가적 비전에 제공하는 함의를 논의한다. 7장 ‘청말 국적법 제정과 국민의 경계’ 국적법 제정과 국민의 경계 확정, 1909년 공포된 중국 최초 국적법의 제정 배경과 의의를 검토한다. 8장 ‘청말 개적 화인의 귀속과 국민의 경계’ 청말 개적 화인 문제가 단순한 국적 변경의 문제가 아니라, 청조가 근대 국민국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국민 경계 확립이라는 중대한 과제와 맞물려 있었음을 밝힌다. 9장 ‘민국 시기 동북지역 조선인의 법적 지위’ 민국 시기 동북지역 조선인의 법적 지위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함으로써, 당시 동아시아 국제질서 속에서 민족과 국가의 경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살펴본다. 차례 서장 ‘천하’에서 ‘국민국가’로 1장. 량치차오의 근대적 역사 서술과 국민국가 머리말 중국의 창출과 국민 양성 단선적 역사발전론을 통한 중국사의 재구성 국민국가 건설을 위한 역사의 역할 맺음말 2장. 량치차오의 경제개혁안과 국민국가 머리말 세계 경제에 대한 인식 변화 국민 경제 구축을 위한 방안과 정책 맺음말 3장. 량치차오의 재정개혁안과 국민국가 머리말 재정 문제에 대한 인식 세제개혁안 재무행정(財務行政)의 개혁 맺음말 4장. 량치차오의 ‘제국(帝國)’론과 ‘대청제국(大淸帝國)’의 국체 머리말 량치차오의 신체제 모색과 제국론 대청제국 국체 형성의 기반 대청제국의 국민 창출과 국민 통합의 원리 맺음말 5장. 량치차오의 연방제론과 신중국 건설 머리말 대일통(大一統) 관념에 대한 반발과 연방제 소개 국가 유기체설과 연방제의 비판적 수용 신중국 건설의 이상과 현실 맺음말 6장. 량치차오의 ‘국성(國性)’론과 중화민족의 신질서 모색 머리말 국성의 제기와 중국불망론(中國不亡論) 공자의 재해석과 중화민족의 신질서 모색 맺음말 7장. 청말 국적법 제정과 국민의 경계 머리말 화교 보호와 국적법 문제의 제기 화교 국적 문제를 둘러싼 네덜란드 정부와의 교섭 네덜란드의 국적법 반포와 청조의 대응 국적법의 내용 및 그 의의 맺음말 8장. 청말 개적 화인(改籍華人)의 귀속과 국민의 경계 머리말 개적 화인의 실태 및 여론 동향 개적 화인을 둘러싼 분쟁과 처리 개적 화인에 대한 청조 정부의 대책 「대청국적조례」의 개적 관련 규정 맺음말 9장. 민국 시기 동북지역 조선인의 법적 지위 머리말 「중화민국 국적법」의 변용 동북지역 조선인의 법적 지위 문제 조선인 귀화자에 대한 일본의 대응 동북지역 조선인의 신분지향 맺음말 참고문헌 량치차오 연보 찾아보기 지은이 정지호(鄭址鎬) 경희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도쿄대학 대학원 인문사회계 연구과에서 석사학위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변혁의 물결―근대화를 향한 동아시아의 도전』, 『합과―전통 중국 상공업의 기업 관행』, 『진수의 『삼국지』, 나관중의 『삼국연의』 읽기』, 『한중 역사인식의 공유』(공저), 『네트워크 세계사』(공저), 『키워드로 읽는 중국의 역사』 등이 있고, 역서로는 『해국도지』[一∼十一](공역), 『안즈민 일기』(공역), 『동북사강』, 『중국근현대사 1―청조와 근대 세계 19세기』, 『애국주의의 형성』 등이 있다. 책 속으로 량치차오는 청말・민초의 격동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근대 중국의 ‘국민국가’ 건설을 목표로 정치, 법률, 경제, 사학, 철학, 문학, 교육 등 인문・사회과학 전 분야에 걸쳐 자신의 주장을 전개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일생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주장은 ‘경제혁명(經濟革命)’, ‘사학혁명(史學革命)’, ‘시계혁명(詩界革命)’, ‘소설계 혁명(小說界革命)’이라고 일컬어지듯이 당시로서는 매우 과감하고 혁신적인 것이었다. (1장 「량치차오의 근대적 역사 서술과 국민국가」) -24쪽 량치차오는 근대 국민국가를 건설하는 데 있어 역사의 주체로서 민족을 부각시켰다. 그가 구상한 ‘대민족주의’는 혈통, 언어, 풍속과 같은 객관적 요소를 초월해서 “나는 중국인이다” 혹은 “나는 중화민족의 일원이다”라고 스스로 자각하는 ‘민족의식’의 발현을 통해 구현되는 근대적 의미의 민족관념을 제기하였다. (1장 「량치차오의 근대적 역사 서술과 국민국가」) -49쪽 량치차오는 서구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자본 집중에 실패하여 자본주의로 나아가지 못하고 소농사회에 머물러 있는 중국의 현실을 오히려 행운으로 평가하였다. 이는 망명 초기 자본 집중에 집착했던 그의 태도와 비교하면 매우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그의 많은 경제 관련 글들이 경제학적 관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정치적 필요를 우선시하는 가운데 집필되었기 때문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장기간에 걸친 정치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량치차오의 집필 태도 역시 변화하였던 것이다. (2장 「량치차오의 경제개혁안과 국민국가」) -92쪽 청말 국가 재정의 위기 속에서 량치차오는 이를 극복하고 국민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다양한 개혁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의 재정개혁의 기본 방침은 중앙재정과 지방재정을 명확히 구분하고, 중앙재정을 강화하며, 탁지부를 중심으로 전국 재정을 유기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량치차오는 세제개혁을 통해 국가 재정을 튼실히 하고, 나아가 재무행정의 효율화를 통해 예산 낭비를 절감하는 것을 필수적인 과제로 보았다. (3장 「량치차오의 재정개혁안과 국민국가」) -133쪽 량치차오는 소설을 통해 새로운 국가 체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암시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제의 퇴위와 총통의 취임이라는 설정은 청조의 유산을 부드럽게 이어가면서도 혁명적인 전환을 담아내려는 그의 복잡한 정치적 구상을 잘 보여준다. 1911년 10월 신해혁명의 발발 이후 대청제국은 량치차오가 바랐던 유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혁명에 의해 그 운명을 다하게 된다. 그러나 멸망에 즈음하여 청조가 그동안 판도의 일부에서만 공유하던 ‘중국’과 ‘중화’의 가치를 판도 전체로 확산시키려 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4장 「량치차오의 ‘제국(帝國)’론과 ‘대청제국(大淸帝國)’의 국체」) -168쪽 량치차오는 루소의 연방제 사상을 처음으로 중국에 소개하며 청말 연방제 논쟁의 단초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이후 미국 방문과 함께 블룬칠리의 정치학설을 접하면서 국가 유기체설에 입각해 입헌군주정체를 지지하게 된다. 량치차오의 입헌군주정체를 위한 노력은 신해혁명 이후 공화정체가 들어서면서 좌절되었지만, 그는 강력한 총통제에 기반한 통일 공화정체를 지지하며 연방제 도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였다. 그러나 광활한 제국을 효과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연방제의 요소인 지방자치제도의 정식 도입을 주장하였다. (5장 「량치차오의 연방제론과 신중국 건설」) -202쪽 1912년 오랜 망명생활을 뒤로하고 귀국한 량치차오는 당시 국가 정세가 혼란한 이유에 대해 “국외로부터 물질적・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며, 또한 “전통적으로 전해져 온 규범이 점차 사회를 지탱해 갈 힘을 상실하면서 사람들이 방황하고 귀의할 곳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하고 사회를 안정화하기 위해 량치차오는 잡지 『용언(庸言)』의 창간호에 「국성편」을 발표하며 국성론을 처음으로 제기하였다. (6장 「량치차오의 ‘국성(國性)’론과 중화민족의 신질서 모색」) -209쪽 량치차오가 구상한 천하제일의 제국은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한 국가지상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그 이면에는 이러한 국가지상주의로부터의 해방 가능성 또한 복선으로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민족주의 국가 건설이 궁극적으로 민족 통합을 넘어 보다 보편적이고 자유로운 국가 질서를 지향하는 그의 이상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6장 「량치차오의 ‘국성(國性)’론과 중화민족의 신질서 모색」) -236쪽 청조의 국적법과 시행 세칙은 근대적인 국적 체계를 도입하고, 국적 취득과 이탈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그러나 국적법 시행 이전의 귀화자를 처리하는 방식과 중국 국적 유지 허용 조항은 국민국가의 일원으로서의 일관된 국적 관리를 저해하였으며, 해외 화교의 이중국적 문제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는 국적법이 근대 국민국가의 법적 기반을 구축하려는 초기 시도임과 동시에, 전통적 요소와 현실적 한계가 혼재된 과도기적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65쪽 (7장 「청말 국적법 제정과 국민의 경계」) 청말 국민국가 건설의 과제는 주로 입헌파와 혁명파의 대결구도를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다. 입헌파가 입헌군주제를 통해 국민국가 건설을 지향한 반면, 혁명파는 공화혁명을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양측의 접근은 상이하였다. 그러나 양측은 서로 격렬하게 대립하면서도, 강력한 국가주의 담론에 기반하여 국민국가의 건설을 지향했다는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더 나아가, 입헌파와 혁명파 모두 청조 국가권력의 외부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으로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청조의 관점에서 국민국가 건설을 위해 어떠한 대응을 시도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당시의 정치적・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8장 「청말 개적 화인(改籍華人)의 귀속과 국민의 경계」) -271쪽 중국은 광활한 만주 지역을 개척하기 위해 봉금정책을 폐지하고 조선인을 대거 수용하였으나, 한일합방 전후 일본과의 영토 분쟁을 우려하며 조선인의 귀화를 적극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로 인해 조선인의 국적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과 중국 간에 갈등이 발생하였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국적법을 조선에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조선인의 귀화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견지하였다. 이는 조선인의 귀화를 인정할 경우 대규모 이탈이 발생하여 만주 경영에 차질을 초래하고, 독립운동을 전개하던 조선인을 단속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정책에서 일본제국은 조선인을 자국의 국민으로 규정하면서도 일본인과는 달리 권리는 부여하지 않고 의무만을 부과하는 이중적 태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9장 「민국 시기 동북지역 조선인의 법적 지위」) -3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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