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을 전환하는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전일사관(全一事觀) 대안 제시
지난 9월 9일, 미국 의회는 UAP 정보 투명성과 공개를 주제로 청문회를 열었다. 진실 서약 후 청문에 나선 한 인사는 이렇게 증언했다. “1967년과 1982년, 미국과 러시아 핵 기지에 두 차례 UAP 사건이 발생했다. 핵탄두 발사 시스템을 임의로 작동시키거나 작동 불능으로 만들어 부지불식간에 3차 세계대전이 촉발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오랫동안 목격담만 무성하던 UAP는 최근 3~4년 사이 미국 정부와 의회가 일부 정보를 공개하면서 대중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 세 차례 청문회에 나온 전직 군 정보기관 인사, 해군 제독, 펜타콘 UAP 조사 책임자, NASA 관계자들은 “우리는 우주에 홀로 있는 것이 아니다”, “UAP는 실재한다”, “추락한 UAP 기체에 인간 아닌 지적 존재 NHI(Non-Human Intelligence)가 있었다는 보고를 접했다”, “UAP는 지상뿐 아니라 해저에서도 목격된다”고 증언했다. 우주에서 생명체가 존재하는 유일한 행성이 지구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시대에 등장한 이 사건은 오늘의 상황이 과거와 전혀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위기의 시대에 주어진 시민의 책무는 미래로의 책임이다.
더 나은 미래, 지속 가능한 미래를 후대에 물려줄 책임은
현실 정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명 붕괴와 절멸의 위험이 자명해진 오늘,
위기를 헤쳐가기 위한 노력은 무엇보다 중요한 시민적 과업이다.”
조 이사장은 기후·핵·UAP 사안을 종합하면서 “‘문제를 야기한 시선으론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관점을 달리해 문제를 풀어가는 일이 필요하다. 새로운 생각의 지평을 여는 일. 이에 근거해 미래를 새롭게 일궈 가는 일. 이것이 전환의 시대를 맞은 오늘 새로운 역사적 함의를 지닌다. 위기의 시대에 주어진 시민의 책무는 미래로의 책임이다. 더 나은 미래, 지속 가능한 미래를 후대에 물려줄 책임은 현실 정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문명 붕괴와 절멸의 위험이 자명해진 오늘, 위기를 헤쳐가기 위한 노력은 무엇보다 중요한 시민적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속한 세계를 깊이 들여다보는 ‘시선의 책무’가 역사 변화의 한 축을 만들 수 있다. 세상사를 이해하는 인간 실존의 의식, 그 의식의 결과인 실존의 또 다른 지평을 여는 시선을 만들어가는 일은 곧 시대가 요청하는 전환의 출발점일 수 있다. 넘어설 수 없는 의식 위에 변화와 전환을 향한 우리의 시선이 놓일 때, 시대에 주어진 역사의 미래는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고대 철학과 종교 철학이 말해 온 인간과 자연의 심연에 대한 성찰. 이를 담아낼 지식과 실천적 지혜의 중요성. 양자 과학의 인식론적 기초인 아원자 세계에 내재하는 무한 연결성과 중첩 가능성. 이와 함께 경희가 지향해 온 전일 사상, 전일사관이 새로운 시선을 열어가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오미 오레스케스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인류가 산업화 이후 모든 것을 물질 가치로 환원하는 사유체계 속에서 소비와 경쟁의 악순환에 빠져들었다고 진단한 후, 공감과 협력, 배려와 돌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그 출발점이 ‘경청’이라고 밝힌 그는 “타인의 견해를 진지하고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것뿐 아니라, 우리 행성 지구가 보내는 메시지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과 협력, 배려와 돌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그 출발은 ‘경청’”
오레스케스 교수는 ‘글로벌 사회에서 행성 사회로: 미래 문명의 새 항로를 찾아(From Global to Planetary Society: A New Pathway Toward Human Civilizations)’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서두에 정부기관·국제기관 등 공공 분야에서 50년간 기후 정책에 매진하다 은퇴한 동료가 보낸 이메일 내용을 소개했다. “평생 기후 변화를 막고, 모두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춘 수많은 책과 논문을 썼지만, 이 모든 노력이 효과가 없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 이유는 잘못된 가치관에 이끌려 왔기 때문이다.”
오레스케스 교수는 “동료가 지목한 잘못된 가치관은 물질주의(Materialism)다. 이것이 지금의 행성 위기를 초래한 원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 자본주의는 광고와 마케팅으로 끊임없이 우리에게 소비를 요구한다. 이것이 경제가 돌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민이 아니라 소비자로 취급되고 있는 듯하다”면서 인류가 산업화 이후 모든 것을 물질 가치로 환원하는 사유체계 속에서 소비와 경쟁의 악순환에 빠져들었다고 진단한 후, 공감과 협력, 배려와 돌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그 출발점이 ‘경청’이라고 밝힌 그는 “타인의 견해를 진지하고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것뿐 아니라, 우리 행성 지구가 보내는 메시지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예로 스톡홀름 회복력 센터(Stockholm Resilience Centre)가 제시한 ‘지구 위험 한계선(Planetary Boundaries)’을 언급했다. 이 센터는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파괴 △성층권 오존층 파괴 △해양 산성화 △생물권과 해양에 질소·인 과잉 공급 △산림 파괴를 비롯한 토지 환경 문제 △담수 이용 문제 △대기 중 에어로졸 증가 △새로운 화학물질 등장 등 9가지 요인을 지구 위험 한계선으로 규정했다. 인간이 이 한계선을 침범하면 돌이킬 수 없고 급격한 환경 변화가 발생해 지구가 거주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센터의 평가에 따르면 2023년 9개 요인 중 6개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오레스케스 교수는 “우리 행성인 지구는 필사적으로 우리에게 위기를 말하는데, 우리가 이것을 듣지 않는다”면서 “지구의 목소리와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그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려는 실천적 움직임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