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실천

임상 현장 한의사 8인의 2억 원 기부

2025.10.24

30대부터 60대까지, 세대를 넘어 한의학 미래 위해 뭉친 한의과대학 동문
“대학에서 배운 학문적 가치, 임상 현장에서 후배들에게로”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한의과대학 동문 8명이 한의학 발전과 미래세대 양성을 위해 발전기금 2억 원을 약정했다. △김도연 비경한의원 원장 △서재화 엄지한의원 원장 △김경태 경희소나무한의원 원장 △방민우 다이트한의원 원장 △강소정 인애한의원 노원점 원장 △김탁규 탁한의원 원장 △문지환 리봄한방병원 강남점 원장 △박형준 율제한의원 원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기부자들은 각기 다른 시기에 한의과대학에서 수학했지만, 한의학의 미래를 향한 신념만큼은 같았다. 이들은 “K-컬처(K-Culture)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듯, 한의학도 국제 무대에서 그 위상을 높여가야 한다. 그 중심에 경희가 서야 한다”는 공통된 비전을 제시했다. 한의과대학 동문 발전기금 약정식은 10월 15일(수) 서울캠퍼스 본관 213호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도연, 서재화, 방민우 원장이 참석했다. 김진상 총장과 김종복 대외부총장, 고성규 한의과대학장 등이 기부자들을 맞이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K-Culture 열풍 속, 한의학의 국제화를 꿈꾸다
발전기금 전달에 앞서 간담회가 열렸다. 김진상 총장은 “학교 발전을 위한 마음을 모아주셔서 감사드린다. 전환기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대학에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2000년대 초반, 드라마 허준의 인기로 한의학이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던 시기를 떠올리며 “K-컬처 열풍이 부는 지금, 그때처럼 다시 한의학 열풍이 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면서 한의학 발전을 확신했다.

“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선 일본의학이나 중의학과 달리 독자적인 위치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 총장은 “한의학이 과학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중대한 보건의료 난제 해결을 위해 설립한 ARPA-H(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for Health) 사례를 언급하며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질병에 대한 통합적 시각과 선제적 대응이다. 전체를 조망하고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한의학의 관점이 시대적으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임상 현장에서의 한의학 발전 가능성과 앞으로 나가기 위한 교육과 연구 방향성에 관한 조언을 많이 전해 들었다. 동문 여러분의 목소리는 미래 한의학 교육과 연구를 위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잘 새겨듣겠다”면서 한의학 발전을 위한 조언을 요청했다.


김진상 총장은 기부자들에게 “학교 발전을 위한 마음을 모아주셔서 감사드린다. 전환기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대학에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한 후, “동문 여러분의 목소리는 미래 한의학 교육과 연구를 위한 지침이 될 수 있다”며 한의학 발전을 위한 조언을 요청했다.



“진료실에서 확인한 한의학의 가치를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
기부자들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학의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30년 넘게 임상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도연 원장은 “한의학은 매우 우수하고 체계적인 학문”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내며 “이제는 현대인의 삶으로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모습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의학과의 융합으로 성과를 냈다. 이제는 융합 분야를 더 확장해야 한다. 공학, 인공지능(AI), 미술, 디자인 같은 기술과 감성을 자극하는 분야의 교수진과의 협업으로 한의학을 다듬고 본질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K-컬처 속에서 한의학의 위상 강화 노력의 중요성도 덧붙였다. “K-컬처를 논할 때 한의학을 빼놓을 수 없다. 경희대의 장점은 한의과대학과 의과대학이 같이 있다는 것이다. 의학의 융합을 통해 한의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의학이 경희대가 갖고 있는
공학, AI, 미술, 디자인 등 기술과
감성을 자극하는 학문과 융합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모습으로 변신해야 한다.”
- 김도연 원장


김 총장은 이에 공감하며 “최근 의료 분야에서 반도체 공정 기술을 융합해 비용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의료 제품을 구현한 사례가 있다. 이처럼 융합을 통해 혁신이 가능하다. 지금 한의학뿐만 아니라 대학에 주어진 도전 과제들은 여러 학문 분야가 함께 대응하지 않으면 풀어나갈 수 없다. 그것을 해내야 하는 것이 대학에 주어진 역할이고, 경희대는 융합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를 구체화시키고 실행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대학원에 진학해
학문적 역량을 키우는 것을 넘어
임상 현장에서의 고민을 해소할
전환점을 얻었다.”
- 서재화 원장


서재화 원장과 방민우 원장은 자신의 학문적 여정을 나누면서 교육의 가치를 되새겼다. 서 원장은 “한의사로 일하면서 개인적으로 공부가 부족하다고 느껴 한의과대학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단순히 학문적 역량을 키우는 것을 넘어 임상 현장에서 한의학이 대중에게 과소평가되는 현실을 보면서 가졌던 고민을 해소할 전환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원에서 탄탄한 학문적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외부의 시선이 아니라 스스로 한의학의 가치를 발전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후배들도 임상 현장에서 흔들릴 때, 학문적 기반을 통해 다시 설 수 있는 힘을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방 원장은 “임상 현장에서 더 나은 한의사가 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꼈다”며, “고성규 한의과대학장님 지도 아래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한의학과 경희대 발전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상 현장에서 느낀 부족함을
대학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채울 수 있었다.”
- 방민우 원장


“연구·교육·국제화 삼박자 갖춘 한의대로 키워나갈 것”
김종복 부총장은 기부자들의 뜻을 높이 평가하며 “외국 대학을 방문할 때마다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것이 한의학이다. 한의학은 가장 한국적이고, 가장 경희다운 학문이 아닌가 한다. 비록 현재 한의학이 처한 환경이 쉽지 않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가 한의학에서 나올 것을 믿는다”라며 큰 기대를 나타냈다. 이어 “이러한 도약의 출발점에 오늘의 뜻깊은 기부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의과대학 학장님을 비롯한 구성원 모두가 연구와 교육, 국제화의 세 축을 강화하기 위해 절실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성규 학장은 한의과대학의 연구와 국제화 역량을 소개하며 동문들의 기부가 지닌 의미를 설명했다. 한의과대학은 국내 기관 중 세계 상위 2% 한의계 연구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다. 2023년에는 14명, 2024년에는 15명의 교원이 세계 상위 2% 연구자로 선정됐다. 또한 국제화 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제37회 국제침술협의회 국제학술대회(ICMART)에 참석한 유럽, 미국, 중남미 등 전 세계 한의학 관계자들이 경희대 한의과대학을 방문했다. 한의과대학은 이들 대학 중 10여 곳과 MOU를 추진해 글로벌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 학장은 “한의과대학이 탁월한 연구와 국제화 성취를 이룰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가 우수한 인프라다. 동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덕에 우리 학생들과 교수진이 신축 건물에서 학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은 교육 역량을 한 단계 더 강화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기부금은 연구 지원과 교육 환경 개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한의사 과학자로서 경쟁력 있는 미래를 지향하는 인재들을 위해 사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는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한의학의 학문성과 실용성을 연결하는 다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의과대학은 “임상 현장의 목소리가 교육과 연구 현장으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다시 실천적 한의학의 미래를 구체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것”이라며, “기부자들의 뜻을 충실히 반영해 한의학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성규 한의과대학장은 “한의과대학이 탁월한 연구와 국제화 성취를 이룰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가 동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라면서 동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 SDG 3 - 건강 보장과 모든 연령대 인구의 복지증진
  • SDG 4 - 양질의 포괄적인 교육제공과 평생학습기회 제공
  • SDG 9 - 사회기반시설 구축, 지속가능한 산업화 증진
  • SDG 17 - partnerships for the goals
  • 오은경(oek8524@khu.ac.kr)
  • 이춘한(choons@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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