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0일(목) 특별한 장학금 전달식이 개최됐다.
지난 5월, 현금을 신문지에 고이 싸 온 할머니
뜻을 기리기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 장학금 전달식 개최
봄과 여름이 교차하던 지난 5월 우산을 지팡이 삼은 할머니가 교정을 찾았다. 할머니의 가방에는 오만 원권 현금다발이 신문지에 고이 싸여있었다. 할머니가 기부한 금액은 오천만 원에 달한다. 당시 할머니는 경희대가 소재한 동대문구에 거주한다는 사실 이외에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지만, 기부금을 가장 정당하게 써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해 경희대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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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어려움 없이 공부하길
대외협력처는 기부자에 대한 예우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기부자는 기념 촬영은 물론 모든 예우를 사양하고 학교를 떠났다. 다만 마지막까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기만을 기원했다.
대외협력처가 기부자의 뜻을 받들어 소중한 장학금 수여식을 11월 20일(목)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에서 개최했다. 기부자의 뜻에 따라 장학금이 필요한 학생 50명을 선발했다. 기부자를 모시고 장학금 전달식을 진행하려 했으나, 익명을 요구한 기부자의 뜻에 따라 선발된 학생만 모여 진행됐다.
장학금 수여자로 선정된 조리&푸드디자인학과 최보라 학생은 할머니께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편지를 작성했다. ‘조리 교사’를 꿈꾸는 최보라 학생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다니던 대학에서 자퇴하고 생계를 위해 취업해야 했다. 그럼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경희대에 입학하게 됐다. 근로와 직장 병행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에 휴학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던 원동력은 장학금과 조리 교사라는 꿈이었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펼치기 위해 노력할 것”
최보라 학생은 장학금을 꿈을 이루기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조리 교사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위생사 자격증 응시료와 조리복 구입 등에 장학금을 활용하려 한다. 평소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 무선 이어폰으로 듣는 것이 작은 소망이었는데 역시 이번에 소망을 이룰 수 있었다. 최보라 학생은 “할머니의 장학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꿈을 위한 길”이라며 “앞으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펼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학생 역시 할머니에게 감사를 전하며 다른 사람에게 나눔을 펼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