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의과대학에서 ‘우수 학부 연구생을 위한 세계 석학 멘토링 프로그램’이 개최됐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의과대학 동문이자 ES로 활동 중인 장익경 교수가 멘토로 참석했다. 장 교수는 현재 하버드 의과대학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의과대학, 장익경 의과대학 ES(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석좌교수) 초청 ‘우수 학부 연구생 멘토링’ 개최
세계적 연구 성과 거둔 학부생 격려···임상과 연구 잇는 혜안 공유
의과대학은 지난 13일 의학관 패컬티 라운지(Faculty Lounge)에서 의과대학 ES(Eminent Scholar)이자 하버드 의과대학 석좌교수인 장익경 교수를 초청해 ‘우수 학부 연구생을 위한 세계 석학 멘토링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학부생 신분임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의과대학 연구생들을 격려하고 미래 의사과학자로서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멘토로 나선 장익경 의과대학 ES는 현재 하버드 의대 석좌교수(Allan and Gill Gray Professor of Medicine)이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심장내과 전문의로 재직 중이다. 심혈관 영상 기술과 광간섭단층촬영(OCT) 분야를 개척하며, 실험실 연구를 임상 현장으로 연결하는 ‘벤치 투 베드사이드(Bench to Bedside)’ 연구의 흐름을 만들어온 인물이기도 하다.
국내외 무대에서 뛰어난 역량을 입증한 학부생들
이날 멘토링에는 장익경 교수를 비롯해 허영범 학장과 오동인·이진호 교수, 그리고 각 연구실에서 선발된 우수 학부 연구생 8명이 참석했다. 참석 학생들은『미국의사협회지(JAMA)』,『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미국심장학회지(Circulation)』, 『란셋 호흡기 의학저널(Lancet Respiratory Medicine)』등 세계 최고 수준의 의학 저널에 제1 저자로 논문을 게재하며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홍서현·이수지 학생(지도교수 연동건)은 의료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미국의사협회지』와 『네이처 메디슨』 등에 제1 저자로 논문을 발표하며 연구 역량을 입증했다. 오지연 학생(지도교수 연동건) 역시 『란셋 호흡기 의학저널』 등에 연구 성과를 게이츠재단과 함께 발표하며 질병 부담(Global Burden of Disease) 및 호흡기 역학 연구 분야에서 글로벌 연구 역량을 쌓아가고 있다.
기초 의학 분야에서 성과를 이룬 학생들도 참석했다. 이정민 학생(지도교수 여승근)은 활성산소(ROS)와 SMAD 신호 전달 체계를 중심으로 질환의 병태 생리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로 ‘경희대학교 미래 의과학자상’을 수상했다. 오연주 학생(지도교수 여승근)은 안면신경 재생과 산화질소(NO)의 역할을 주제로 한 연구를 통해 줄기세포 기반 신경 재생 치료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학생들의 연구 영역과 성과는 디지털 헬스와 독성학, 노인의학 등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참석한 여동진 학생(지도교수 연동건)은 SCI 논문 출판과 국제 학술대회 구연 발표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범건 학생(지도교수 박은정)은 미세플라스틱(폴리스티렌 나노입자)의 흡입 독성을 다룬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게재해 저학년임에도 높은 수준의 독성학 역량을 입증했다. 오민형 학생(지도교수 김미지)은 근감소증 진단 기준 관련 연구를 통해 고령화 사회에 필요한 근거 중심 의학 연구에 기여하고 있다.
장익경 ES는 오랜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정답보다 스스로 방향을 찾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생들은 이날 멘토링을 통해 의사 과학자로서의 길을 스스로 그려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답을 찾기보다, 질문을 놓치지 말아야
멘토링 현장에서는 대선배를 향한 후배들의 진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임상과 연구의 병행 방법, 전문성과 융합 사이의 방향성, 해외 연구 및 수련 시 고려사항 등 의사 과학자로서 마주할 선택의 순간들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장익경 교수는 특정한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각자의 선택이 어떤 맥락에서 이뤄져야 하는지를 짚었다. 그는 연구 주제를 정함에 있어 자신이 오래 붙잡고 고민할 수 있는 질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하나의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과정과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경험은 대립한 선택지가 아니라 커리어의 단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경험과 연구의 연결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장 교수는 “의사가 가진 임상 경험과 환자 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연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강점을 어떻게 연구 질문으로 확장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연구 시스템이나 문화의 차이를 막연히 동경하기보다 자신의 연구 역량과 목표에 맞는 환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학생들에게 조급함을 내려놓고, 각자의 속도로 연구와 임상 경험을 쌓아갈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의사 과학자의 길은 단기간에 성과를 증명하는 과정이 아니다. 긴 시간에 걸쳐 선택과 경험이 쌓여 만들어지는 여정”이라는 취지의 조언을 남겼다. 따뜻한 조언에는 학생들이 내면의 질문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 마음이 담겨있었다.
장익경 ES, “높은 연구 역량 갖춰···세계 의료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길”
장 교수는 멘토링을 마치며 후배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내가 학부생이던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질문과 대화가 오갔다. 이미 충분한 연구 경험을 쌓은 학생들이 각자의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민의 과정 자체가 의사 과학자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후배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멘토링에 함께한 교수진도 제자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의학과 이진호 교수는 학부 연구 경험이 단순한 이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의사는 임상 데이터를 직접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에 있어 고유한 강점이 있다. 학부 시절부터 연구 경험을 쌓는 과정이 향후 진로 선택과 전문성 형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멘토링은 처음부터 끝까지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 여정을 스스로 점검하고 진로의 나침반을 설정할 수 있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대선배와 스승들이 전한 현장의 경험과 통찰은 학생들이 연구자로서의 현재 위치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이정표가 됐다.
허영범 학장은 “이번 멘토링은 학생들이 어떤 연구자이자 의사가 되어갈지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경희 의과대학은 앞으로도 학부 단계부터 연구와 임상을 잇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멘토링은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 과정과 향후 진로를 스스로 돌아보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