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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2025-12-30조회수 48
작성자
안숭범 외



2026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국적에서 벗어나 세계가 공진화하는 K-콘텐츠로”

안숭범 외 | 134*215 | 256쪽 | 무선
16,000원 | 2025년 12월 23일
ISBN 978-89-8222-821-6 (04600)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일으킨 한류의 나비효과!
이제 정체성을 넘어서 공진화로…
영화, 드라마, K-팝, 예능, 게임, 웹툰으로 살피는 K-콘텐츠의 안과 밖


2025년에 발표된 『한류실태조사보고서』와 『한류백서』에서 ‘여전한’ 한류의 세계적 인기와 파급력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인이 한국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소환되는 이미지는 8년 연속으로 ‘K-팝’이었다. 그 뒤를 한식과 드라마가 이었다. 따라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K-팝과 K-팝 공연 문화, 팬덤 문화를 다루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 것은 영리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함께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혐한・반한 정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K-콘텐츠의 소비 수준과 추천 의향이 높은 지역일수록 피로감이 클 수 있다. 올해도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에서는 국내외 평론가들을 중심으로 『2026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을 통해 한류의 흐름을 살폈다. 2025년 문화콘텐츠 여섯 개 분야(영화, 드라마, 음악, 예능, 게임, 웹툰)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영화), 〈오징어 게임〉(드라마), 헌트릭스의 ‘골든(Golden)’(K-팝), 〈흑백요리사〉(예능), 〈인조이(inZOI)〉(게임), 〈전지적 독자 시점〉(웹툰) 이렇게 여섯 작품을 대표작품으로 선정해 분석했다.

비평적 균형감을 확보할 수 있는 국내외 최고 수준 필진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여섯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국내외 연구자, 평론가들이 모였다. 국내 필진은 이 책의 성격과 방향성을 정확히 공유하고 있는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에 소속되어 있는 교수와 연구원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모두 해당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현장 평론가들이기도 하다. 백태현(영화), 이지혜(드라마), 김세익(음악), 조한기(예능), 이현재(게임), 한유희(만화・웹툰)가 참여했다. 해외 필진도 새롭게 꾸렸다. 영화는 앨프레드 로(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드라마는 라탄 쿠마 로이(인도, 남아시아대학교), 음악은 주수영(프랑스, 액스-마르세유대학교), 예능은 정임숙(이탈리아, 시에나 외국인 대학교), 게임은 겐기스 후사메딘(XboxEra 게임 평론가), 웹툰은 야마나카 치에(일본, 교토산업대학교)가 맡았다.

끊임없이 갱신되는 ‘K-콘텐츠’의 경계, 그 빛과 그림자
누구나, 어디에서든 K-컬처를 호출해 모두가 즐길 만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세상. 우리는 지금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 ‘K’는 콘텐츠의 원산지를 증명하는 라벨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적을 지칭하는 ‘정체성-명사’에서 벗어나, 세계인이 호혜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며 함께 누리는 ‘공진화성-동사’가 되어가고 있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넷플릭스 TV 쇼 부문의 역사를 새로 쓴 것처럼,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넷플릭스 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그렇게 ‘K’는 또다시 갱신되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제작과 유통 전 과정에서 사실상 한국, 한국인, 한국 자본이 소외되었다는 점을 ‘비극’이라 한탄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한류가 한반도 남단의 작은 언어권에 한정된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일은 오히려 반가운 일이다. 한류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한다면, 오히려 먼 곳의 열기보다 가까운 곳의 냉기를 더 세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웹툰 작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과도한 작업량에 비해 보상이 충분히 따라주지 못하는 현실이 여전하다. K-콘텐츠 각 분야의 사정은 서로 다르지만, 창작자와 현장 스태프, 번역자 등의 노동시간과 보상 구조가 개선될 필요성이 있다. 『2026 K-콘텐츠: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을 통해 현재 K-콘텐츠의 빛과 그림자, ‘K’가 세계 곳곳에서 ‘움직이는 기표’로 자리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 국내외 평론가들이 톺아보는 문화콘텐츠 여섯 개 분야 ∙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1. 감정노동의 스펙터클과 플랫폼 자본의 무의식 (백태현)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는 한류가 글로벌 플랫폼 체제에 종속되는 구조적 역설이 자리한다. 이 영화의 성공은 세계 자본이 한류를 통해 자신의 체계를 재생산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2. 한국과 따로, 또 같이 만들어지다 (앨프레드 로) 한국 대중문화의 글로벌 생명력을 입증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한국성과 한국을 트랜스랭귀징과 트랜스컬처링의 실천을 통해 재구성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1. 세계로 건너간 놀이 (이지혜) 우리가 사는 시대의 이야기는 작가의 손이 아닌 팬들의 손에 있다. 팬들은 챌린지와 밈을 통해 서사를 다시 쓰며, 플랫폼은 그 흔적을 수집해 또 다른 이야기의 형태로 되돌려준다.
2. 〈오징어 게임〉의 초국가적 문화 감성과 상업적 모순 (라탄 쿠마 로이) 〈오징어 게임〉의 초국가적 도달 범위는 문화 세계화가 지닌 상상력의 가능성과 비판이 또 다른 형태의 오락으로 흡수되는 위기를 동시에 보여준다.

[K-팝] 골든(Golden)
1. K의 로컬리티와 K-팝의 특성을 넘은 온전한 ‘메시지’ (김세익) K-팝의 라벨을 단 ‘골든’은 한국인들에게 이제 ‘K-콘텐츠’의 발신자가 아닌 수신자의 입장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는 사실상 K-컬처 개념 확장을 의미한다.
2. 개인의 상처에서 공동체의 울림으로 (주수영) ‘골든’은 우리 시대의 무가이다. ‘골든’의 무대는 개인의 슬픔을 춤과 오락으로 달래주는 현대의 굿판이 되고, 치유와 회복이 수행된다.

[예능] 흑백요리사
1. 공정성은 어떻게 연출되는가 (조한기) 〈흑백요리사〉의 연출은 ‘먹을 수 없는 요리의 체험’을 시청각의 밀도와 정보의 윤리로 보완한다. 이 프로그램의 시・청각적 문법은 단순한 연출 기법이 아니라, 공정성 서사를 구성하는 핵심 장치이다.
2. 맛과 권력의 드라마 (정임숙) 〈흑백요리사〉는 음식을 넘어선 극화를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부엌을 불평등이 수행되고 혼종성이 ‘맛보이며’, 외교가 실현되는 문화적 실험실로 재구성한다.

[게임] 인조이(inZOI)
1. 한국에서 가장 멀리 (이현재) 〈인조이〉는 한국 게임산업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등 초기 판매량 백만 장에도 아직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실험으로 평가된다.
2. 한국 게임이 산업에 미친 영향과 흥행작 〈인조이〉가 게임 문화에서 차지하는 입지 (겐기스 후사메딘) 심즈와 유사하면서도 차별성이 있는 게임인 〈인조이〉의 의의는 기술적 기반과 구현 규모 면에서 새로운 시도이자 새로운 방향성 제시이다.

[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
1. 이야기의 이야기 (한유희) 이야기가 넘쳐나는 세계에서도 〈전지적 독자 시점〉은 기존 영웅 서사를 뒤집고 한국의 위인 이야기부터 전 세계의 신화와 설화를 뒤얽어 복잡하고 무너지지 않는 이야기를 쌓아올린다.
2. 〈전지적 독자 시점〉을 국지적으로 바라보기 (야마나카 치에) 한국 웹툰이 일본에서 통용되기 위해서는 만화책은 물론 모바일 등 여러 매체에 적용되는 섬세한 재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을 여러 개별 장면의 예시를 통해 파헤치고 있다.




▣ 목차


서언/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말하는 한류의 현재/ 안숭범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PART 1 감정노동의 스펙터클과 플랫폼 자본의 무의식
-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보여준 한류의 역설/ 백태현
PART 2 한국과 따로, 또 같이 만들어지다
- 초경계적(trans) 관점을 통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한국성’의 재해석/ 앨프레드 로

[드라마] 오징어 게임
PART 1 세계로 건너간 놀이
– 한국적 서사는 어떻게 세계인의 공감대를 만드는가>?/ 이지혜
PART 2 오징어 게임〉의 초국가적 문화 감성과 상업적 모순
– 문화 비판적 독해/ 라탄 쿠마 로이

[K-팝] 골든(Golden)
PART 1 K의 로컬리티와 K-팝의 특성을 넘은 온전한 ‘메시지’
/ 김세익
PART 2 개인의 상처에서 공동체의 울림으로
– 다시 만들어진 현대의 무가 / 주수영
• ‘골든(Golden)’의 세계적 흥행 기록

[예능] 흑백요리사
PART 1 공정성은 어떻게 연출되는가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아이러니/ 조한기
PART 2 맛과 권력의 드라마
– 불평등을 요리하는 〈흑백요리사〉/ 정임숙

[게임] 인조이(inZOI)
PART 1 한국에서 가장 멀리
- 〈인조이〉라는 도전이 갖는 의미와 그 한계/ 이현재
PART 2 한국 게임이 산업에 미친 영향과 흥행작 〈인조이〉가 게임 문화에서 차지하는 입지
/ 겐기스 후사메딘

[웹툰] 전지적 독자 시점
PART 1 이야기의 이야기
/ 한유희
PART 2 〈전지적 독자 시점〉을 국지적으로 바라보기
/ 야마나카 치에


저자 소개




▣ 저자


안숭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장. 저서로 영화평론집 『환멸의 밤과 인간의 새벽』, 학술서 『SF, 포스트휴먼, 오토피아』, 시집 『소문과 빌런의 밤』 등이 있다.

백태현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영화와 한류, 팬덤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 공저로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는 역사가 아니다』 등이 있다.

앨프레드 로(Alfred Lo)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언어학 및 한국학 박사과정 연구원. 공저로 『Annyeong? Korean 1 Workbook』, 『Fandom Language Learning』 등이 있다.

이지혜
영화평론가이자 문화평론가.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연구원. 공저로 『이해라는 오해에 관하여』, 『탈궤도의 문화읽기』, 『인공지능과 문학의 미래』 등이 있다.

라탄 쿠마 로이(Ratan Kumar Roy)
뉴델리 남아시아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 SIMEC 연구센터 센터장. 오스트레일리아 선샤인코스트 대학교 국제개발・사회적기업가정신・리더십센터의 겸임교수이자,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의 협력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세익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학술연구교수.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디지털콘텐츠, 한류, 대중문화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공저로 『영화란 무엇인가?』, 『2025 한류를 읽는 안과 밖의 시선』 등이 있다.

주수영
프랑스 액스-마르세유 대학교 아시아학과 한국학 부교수. 연구로 「여성화된 판소리」, 「모든 것이 가능하고 불가능한 곳, 춘향의 도시 남원」, 「한국전통극의 샤머니즘적 기원」 등이 있다.

조한기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학술연구교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지금, 만화》 등에서 필진을 역임했다. 공저로 『유럽영화감독』, 『영화로 읽는 도시 이야기』 등이 있다.

정임숙
이탈리아 시에나 외국인 대학교 한국학 교수. 대학 부설 외국어교육연구소 부소장. 윤동주한국학연구소 소장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지원사업인 〈해외한국학씨앗형사업〉의 연구책임자로 2023년부터 한국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현재
게임・만화・영화평론가.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연구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등의 고정 필진으로 활동했으며, 공저로 『영화와 육체』 등이 있다.

겐기스 후사메딘(Genghis Husameddin)
게임 전문 매체 및 채널 ‘XboxEra’에서 활동하는 게임 평론가. Xbox 콘솔뿐 아니라, PC, 모바일, 가상현실(VR),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 등 다양한 플랫폼과 전반적인 게임산업을 폭넓게 다룬다.

한유희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 연구원.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면서 만화평론과 문화평론을 쓰고 있다. 공저로 『우리는 왜 피로한가』, 『한국 만화 캐릭터 열전』 등이 있다.

야마나카 치에(Yamanaka Chie)
교토산업대학교 현대사회학부 교수. 사회학, 만화, 한국문화를 연구하며, 특히 한국 학습만화의 국제적 확산에 관심이 있다. 저서로 『학습만화가 그리는 인간과 세계』, 『한국 드라마의 상상력』 등이 있다.



▣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https://kcsc.khu.ac.kr)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는 세계인의 일상을 바꾸고 있는 K-콘텐츠의 문화 혼종성을 파악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인문적으로 성찰합니다. K-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책과 제도, 산업과 기술, 미디어와 플랫폼, 대중의 수용 문화 면에서 초국가적 맥락을 확인해야 합니다. K-컬처・스토리콘텐츠연구소는 한류와 K-컬처, K-콘텐츠 연구를 포괄하면서 동시대 스토리콘텐츠에 대한 현장 지향적 학술장을 순발력 있게 주도해 나갈 것입니다.




▣ 책 내용


서언_누구나, 어디에서든 K-컬처를 호출해 모두가 즐길 만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세상. 우리는 지금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 ‘K’는 콘텐츠의 원산지를 증명하는 라벨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적을 지칭하는 ‘정체성-명사’에서 벗어나, 세계인이 호혜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며 함께 누리는 ‘공진화성-동사’가 되어야 한다. 부디 2026년에는 2025년보다 K-콘텐츠의 ‘K’가 세계 곳곳에서 ‘움직이는 기표’로 더욱 뚜렷이 자리하길 바란다._[8쪽]

감정노동의 스펙터클과 플랫폼 자본의 무의식_아이돌은 감정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소진하는 자기 착취의 수행자가 된다. 그는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팬의 감정을 유도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갱신하고 관리해야 한다. 감정의 생산은 곧 감정의 소모이며, 이 무한한 순환 속에서 감정은 진정성의 증거가 아니라 산업의 재생산을 위한 연료가 된다. 헌트릭스의 무대는 이러한 감정노동의 형식을 극대화한 공간이다._[23쪽]

〈오징어 게임〉의 초국가적 문화 감성과 상업적 모순_이러한 성공은 동시에 모순을 내포한다. 미국에 설립된 〈오징어 게임〉 스튜디오, 다양한 굿즈, 넷플릭스의 게임쇼 스핀오프는 작품의 비평성이 점차 상품성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자본주의의 잔혹함을 고발하던 서사는 이제 자본주의 체제의 일부로 흡수되어, 높은 상품성을 지닌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시리즈의 도덕적 긴장은 상업적 구경거리로 희석되었고, 초기의 심미성은 윤리적 성찰보다는 소비 욕망을 자극하는 장치로 기능하게 되었다._[78쪽]

개인의 상처에서 공동체의 울림으로_특히 후렴구 가사 “Gonna be golden”의 서사적 내용은 루미의 개인적 고난, 즉 악귀와 인간의 혼혈임을 감추며 살아왔던 그가 결국 당당하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빛의 자리’에서 노래하는 가수로 변모함을 의미한다. 이는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고 성스러운 환생의 순간을 맞이하는 장면으로 볼 수 있다. 개인의 환생과 승화의 과정이 ‘황금의 혼문(魂門)’을 완성시키면서, 공동체 전체가 악령의 세계로부터 벗어나 빛의 세계로 구원받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_[107쪽]

공정성은 어떻게 연출되는가_〈흑백요리사〉의 미학은 기존 쿡방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클로즈업과 내레이션의 비중이 커지면서 ‘손의 기술’과 ‘요리사의 의도’가 이야기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음악은 두 축으로 운용된다. 하나는 준비–조리–플레이팅으로 이어지는 점진적으로 고조되는 배경음악, 다른 하나는 조리 과정을 전면에 둔 미니멀한 사운드다. 전자는 ‘완성의 카타르시스’를, 후자는 ‘몰입의 긴장’을 강화한다. 이때 심사위원과 참가자의 인터뷰는 요리 장면에 구체성을 더한다._[128쪽]

한국에서 가장 멀리_〈인조이〉는 플레이어가 시스템에 특정 변수를 입력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과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한 발짝 떨어진 관객의 시점에서 관람하는 게임을 만들려는 도전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인조이〉는 플레이어가 콘솔을 조종하되 그 결과를 관객으로서 관람하는, 일종의 인터랙티브 시네마에 가까운 경험을 지향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플레이어는 조종가능한 캐릭터 ‘조이’의 삶에 개입할 수 있지만, 그 개입의 결과는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전개된다._[166쪽]

〈전지적 독자 시점〉을 국지적으로 바라보기_한국의 웹툰 지침서는 웹툰에서 상하가 갖는 의미 외에 오른쪽이 미래, 왼쪽이 과거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한다. 이는 일본의 페이지 만화에서 페이지를 넘기는 쪽인 왼쪽을 미래, 다 읽은 부분에 해당하는 오른쪽을 과거로 여겨온 감각을 한국 책의 페이지 진행 방향에 적용한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웹툰이 그려질 때도 가로쓰기 문자를 읽는 시간 감각이 좌우의 시간 흐름으로 현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는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페이지 만화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좌우가 나타내는 시간 감각과 시선의 흐름이 웹툰 독자보다 강할 것이다._[23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