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댐으로 잃어버린 자연을 되찾아 드립니다
2024-10-30 교육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재학생, 환경조경대전 대상 수상
댐 철거에 대한 정당성 제시, 잔해를 기념비적 요소로 재활용해 호평 받아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제2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환경조경디자인학과 21학번 송재영, 강현지, 박시연 학생은 ‘Dam Removal Effect’를 주제로 대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영주댐을 해체해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는 한편,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경관을 조성하고자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댐 철거 이후에 일어나는 환경 문제와 댐 잔해를 생태계 복원에 활용한다는 독창적 접근 방식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들은 “작품을 준비하며 대상지를 오랜 시간 깊게 관찰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환경 이슈에서 시작된 ‘Dam Removal Effect’
프로젝트의 시작은 우연히 본 환경 뉴스였다. 영주댐 건립 이후 발생한 녹조가 인근의 자연 생태계를 악화시키고 있었다. 송재영 학생은 “영주댐 건설 이전에는 1급수의 맑은 물과 다양한 생물 자연성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지만, 건설 이후 마을 수몰과 녹조로 환경과 주민 모두 큰 변화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댐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철거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웠다. 강현지 학생은 “프로젝트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댐 철거를 위한 목적성을 사회에 인정받아야 했다”며 “댐 철거 후 생태 복원과 잔해물을 활용한 공원을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댐 철거 사례가 없었기에 해외 사례를 찾아가며 프로젝트를 완성시켜나갔다. 박시연 학생은 “구체화하는 과정에 미국과 일본의 댐 철거 사례를 공부했고, 이를 통해 댐 철거 후 드러난 잔해를 재활용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중간 크기의 잔해는 인공 여울 조성에 활용하고, 큰 잔해는 수몰된 마을이 복원됐을 때 마을 도로 포장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박시연 학생은 “잔해를 대상지의 다양한 공간에 흔적을 남기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강현지 학생은 “댐 철거 후 자연이 되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과거의 상징성과 현재의 목적성이 공존하는 새로운 경관을 창출하고자 했다. 실제 심사에서도 잔해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념비적 요소로 활용해 경관을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조경의 심미성 넘어 현실적 요소까지 세밀히 반영해
생태계 복원이라는 목적에 맞게 댐 철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다각도로 고민했다. 상류와 하류 생태계에 최소한으로 영향을 미칠 방안을 고민했다. 송재영 학생은 “설계의 심미성을 넘어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토목 및 생태 관련 지식을 공부했다. 관련 논문도 읽고, 지도교수님의 도움을 받으며 토양 복원과 같은 현실적인 요소를 세밀하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준비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커리큘럼이 기반이 됐다. ‘대상지 분석 수업’을 통해 논리 전개 과정을 배웠고, ‘조경공학’, ‘단지계획 및 설계’ 등의 과목을 통해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법을 배웠다. 졸업작품을 준비하는 캡스톤디자인 수업에서는 주제 선정부터 결과물 산출까지 세세하게 도움을 받았다.
이들은 대회를 준비하는 후배들을 위해 주제 선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현지 학생은 “많은 시간을 들여 주제를 선정해야 한다. 대상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를 오랜 시간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시연 학생은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보다, 주제를 정하고 거시적인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드는 시간이 더 길었다. 주제를 선정하기 위해선 평소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다양하게 관심 가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번 프로젝트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송재영 학생은 “대상지의 문제를 해결하며 거시적인 시각으로 공간을 설계하는 일에 흥미를 느꼈다”며 조경 계획가로서 성장해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현지 학생은 “생태적 이슈를 과학적으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하고, 역할을 잃은 공간에 새로운 목적성을 부여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는 설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시연 학생은 “자연재해가 인간에게 미치는 악영향과 동시에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연구하고,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을 설계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 김율립 yulrip@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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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가를 위해 죽어야 하나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어떻게 저항할 것인가- 강희원 지음 | 152×225 | 280쪽 | 무선 | 19,000원 2025년 10월 10일 | ISBN 978-89-8222-810-0 (03300) 법철학자 강희원 교수의 신간 《왜 국가를 위해 죽어야 하나》(부제: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어떻게 저항할 것인가)가 출간됐다. 이 책은 ‘nation’, ‘state’에 대한 언어학적 설명과 함께 고대의 영웅 숭배부터 중세의 성전(聖戰), 근대의 국가철학과 내셔널리즘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전쟁에서 목숨을 바치라는 ‘순국’을 합리화해 온 담론을 추적한다. 저자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국가와 민족의 이름으로 강요되는 순국의 의무가 강제된 역사적 · 철학적 맥락을 탐색하며 우리가 당연시하던 민족과 국가라는 가치들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를 통해 민족은 만들어진 신화이고, 평화를 위한 전쟁은 거짓말에 불과하며, 국가가 강요하는 죽음은 신성한 제의가 아니라 강제된 폭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한다. 저자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쟁이 아니라 비폭력을 선택할 용기임을 강조한다. 《왜 국가를 위해 죽어야 하나》는 법철학과 정치철학, 사회이론에 관심 있는 인문 교양 독자를 비롯해 평화와 인권에 관심 있는 독자, 전쟁 없는 세상을 꿈꾸고 삶의 평화를 설계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필독서이다. #국가 #민족 #전쟁 #순국 #평화 #비폭력 #반전(反戰) #민족주의비판 출판사 리뷰 어떻게 하면 평화로운 세상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 국가와 민족의 이름으로 강요되는 ‘순국’을 비판적으로 고찰한 국내 최초의 책 평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쟁이 아니라 비폭력을 선택할 용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군사적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은 곧 끝날 것 같지만, 그렇다고 두 국가 사이에 일촉즉발의 상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전쟁은 먼 이야기가 아니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우리나라는 남과 북이 반세기 넘게 극한의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병역의무가 있는 이 땅에서는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적을 많이 죽일 수 있는지 연구하고 훈련하게 한다. 전쟁이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이 군대 내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우리나라는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하고 수출하기까지 한다.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은 왜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자신과 국가를 방어하기 위하여 적군의 생명을 파괴하는 일을 평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군대를 거부하고 국가를 위하여 죽지 않을 자유가 있는가? 순국자들을 추모하고 영웅시하는 일은 국가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은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전쟁은 인간의 본성인가? 인간의 집단적 질병인가? 국가권력자의 놀이인가? 평화는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것인가? 반인간적 욕구인가? 인간사회에서 평화란 전쟁과 전쟁 사이에 신기루와 같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기망(欺妄)의 현상인가? (22쪽) 《왜 국가를 위해 죽어야 하나》는 이런 의문에서 시작한다. 인간의 역사에서 전쟁을 멈춘 적은 없다. 그래서 전쟁이 인간의 본성인 것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철저한 평화주의자인 저자는 전쟁은 인간의 의무도 운명도 아니라는 걸 증명해 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민족, 국가, 전쟁, 순국 등 우리가 당연시하던 언어와 가치들을 의문을 제기하고 그 개념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깊이 탐구한다. 저자는 국가와 민족의 이름으로 찬양하는 죽음은 강제된 국가 폭력의 이데올로기이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절대악인 전쟁을 단호히 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순국’을 종교적 이데올로기로 변화시킨 크리스트교 프랑크의 왕이 전개하는 전쟁을 회피하는 자들은 공동체로서 교회 전체, 가톨릭교의 교의(敎義), 성성(聖性)과 정의(正義), 그리고 성지로서의 왕국을 적대하는 자들이라고 천명되었다. 여기에서 어용 신학자인 크리스트교 교부들은 “프랑크 왕국을 위한 전쟁”이 바로 “성지수호를 위한 성스러운 전쟁”이라고 선언하면서, 프랑크의 왕과 왕국을 위해서 죽는 것, 즉 순국을 종교적 이데올로기로 승화시켰다. (68-69쪽) 저자에 따르면 순국과 순국 찬양의 역사는 기원전부터 있었으나, 그 의미와 성격을 결정적으로 변화시킨 것은 중세 유럽인들이 믿었던 크리스트교이다. “중세에 지상의 조국 개념은 크리스트교에 의해 천상의 조국 개념으로 대체되었고, 순국의 성격도 정치적 행위가 아닌 종교적 행위로 이해되었다.” 크리스트교도들은 ‘진정한 조국’인 천상의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을 ‘성인’이라 부르며 추앙했고, 11세기 말에서 13세기 말까지 성지 팔레스티나와 예루살렘을 탈환하고자 감행한 십자군 전쟁이 처음의 의도와 달리 국왕과 조국을 방어하기 위한 명분으로 퇴색했지만, 전쟁에 참가한 “십자군 전사는 자신의 모든 죄가 사면되고, 천국으로 직행한다고 확신했다.” 크리스트교는 십자군 전쟁을 성지수호를 위한 성스러운 전쟁으로 승화시키고 이데올로기화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다. 대량살상과 파괴를 정당화한 이데올로기, 내셔널리즘 근대 이후 거대한 파괴와 대량살상은 내셔널리즘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다. 저자는 “내셔널리즘은 국가권력이 살육과 파괴라는 악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이데올로기”였다고 말한다. 그 이데올로기는 국가권력의 범죄행위를 늘 정의(justice)로 포장해 왔다. 저자에 따르면 지배권력은 지방적 · 토착적 문화를 정복하거나 변형해서 획일적인 ‘국민문화’를 만들어 냈다. 내셔널리즘은 자기가 속한 네이션을 타자로부터 구별해서 의식하게 하고, 동지와 적을 나누어, ‘우리’라는 공동체 혹은 같은 영역에 속한 사람들 사이에 동질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기희생까지 불사하는 애정을 환기시켰고, 이는 권력자를 위한 이데올로기로 작동했다. 저자는 우리에게 그토록 애정을 가지라고 주입하는 민족이란 지배자들에 의해 주입된 민족주의라는 환상을 통해서 생겨난다고 강조한다. 부르주아지가 장악한 근대 국가는 침략과 약탈을 통해 축적된 부를 ‘자본’으로 회전시켜, 자본을 무한히 확대 재생산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했다. 자본이 더 많은 자기증식을 위해 자원과 시장을 찾는 과정에서 근대 국가는 다양한 방식의 ‘전쟁’을 수행하게 되었고, 고도로 발전한 ‘자본’의 매개 작용에 따라 국가와 국가 간의 무한경쟁에 따른 파시즘적 총력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네이션 스테이트의 응집력으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개개인은 자기 생명보다 국가의 유지를 중시하고, 손에는 총을 들고, 중무장한 탱크를 몰며, 총알과 포탄이 비 오듯이 쏟아지는 전장(戰場)으로 돌진해서 적국으로 지정된 다른 네이션 스테이트의 영토를 침공해 들어가 일말의 가책도 없이 그 터전을 파괴한다. 또한 그 구성원인 군인과 민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대량 학살하고, 자신들에게 닥쳐오는 고통을 감내한다. 여기에서 ‘왜 인간은 그렇게까지 국가를 중시하는 것일까? 아니, 왜 인간이 그러한 국가를 필요로 하는가?’ 등의 근본적인 물음들이 제기된다. (192쪽) 이 책에서는 전쟁을 미화하고 찬양한 사상가들, 예컨대 휴고 그로티우스,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프리드리히 헤겔, 막스 셸러, 카를 슈미트 등의 전쟁 형이상학자들의 논리를 비판하기도 한다. 저자는 ‘전쟁을 통해 진보와 발전을 이룬다’, ‘전쟁의 과정을 거치면서 활력이 생겨난다’, ‘전쟁 이후에 평화와 인류의 가치가 정착된다’는 등 전쟁을 정당화하는 다양한 견해들이 있지만, 이것이 전쟁 중에 죽은 자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되묻는다. 전쟁은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고 국가를 지지하게 만드는 정치의 방식이다. 내셔널리즘은 국가의 지배권력자가 자기들은 아무런 희생도 치르지 않으면서 계속 민중에게 죽음을 강요하고, 민중을 지배하고 선동하기 위해 만들어 낸 정치적·사회적·심리적 이데올로기일 뿐이다. 저자는 우리가 애착을 갖고 있는 ‘민족공동체’란 상상이며, “역사적‧문화적 구성물로서의 ‘민족’과 민족주의 담론이 가진 허구성에 대해서 냉정하고 엄중한 분석과 성찰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애국주의 현상과 순국에 관해 정신분석학적으로도 접근하는 저자는 “애국주의는 평소에 국가권력이 주도면밀하게 주입하는 온갖 상징조작에 의해서 개인들이 걸려 있는 집단적 최면현상”이며 “순국이란 애국주의의 극단적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전쟁은 인간의 의무도 운명도 아니다.” 저자는 “좋은 전쟁 또는 나쁜 평화란 인류사에서 있었던 적이 없다.”고 말한다. “전쟁은 최대 최고의 악(惡)”일 뿐이다. 저자는 “국민의 피와 땀을 파괴하는 최악의 범죄”인 전쟁을 일으키는 주체가 바로 국가라고 비판한다. 그에 따르면, 국가는 국민에게 전쟁터에 나가 파괴와 살상을 행하라고 명령하는 존재이며, 자신의 목숨을 바치라고 강요하는 “잠재적 살상단체”이다. “군대는 그러한 국가의 잠재적인 살인 장치”일 뿐이다. 저자는 평화를 목적으로 한다고 해도 전쟁은 “범죄행위에 불과하다”고 일갈하며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고, 평화라는 목적은 평화적 수단에 의해서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평화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또 꼭 성취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이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좋은 전쟁 또는 나쁜 평화란 인류사에서 지금까지 있었던 적이 없다. 피(blood)로는 피를 씻을 수 없다. 비폭력이 모든 정치적 · 도덕적 문제들의 해답이다. 전쟁이란 국가권력자들이 민족의 통일, 정의의 구현 또는 영토의 방위 등등 그럴싸한 미명하에 자행하는 범죄행위에 불과하다. 전쟁은 정치(正治)로서 정치(政治)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권력자가 자신의 영락을 위해서 국민의 피와 땀을 파괴하는 최악의 범죄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의 평화를 위해 단호히 전쟁 수행의 명령을 거부해야 한다. (260쪽) 저자는 국가를 위해 죽으라고 강요하고 강제하는 것은 살인의 교사이자 살인행위 자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전쟁이라는 절대악을 강요하는 국가권력을 위해 죽기를 거부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한다”고, “누구나 “아니오!”라고 자유롭게 말해야 하고 그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고 호소한다. “전쟁은 인간의 의무도 운명도 아니다.” 평화를 향한 진정한 용기란 전장으로 나가 살육과 파괴를 서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전쟁도 단호히 거부하는 것이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쟁이 아니라 비폭력을 선택할 용기이다. 차례 프롤로그 이 글을 쓰게 된 이유 9 1장 인간과 국가 그리고 전쟁 19 1. 전쟁은 인간의 본성인가 21 2. 민족통일이란 구호에 대해 25 2장 근본적인 물음 31 1. 왜 국가를 위해서 죽어야 하나 33 2. 국가와 민족을 위해 죽지 않을 자유 38 3장 순국 찬양의 기원 45 1. 순국 찬양의 관습 47 2. 고대 그리스 ・ 로마 시대 순국의 의미 49 조국(patria)이라는 말 | 고대 그리스 · 로마 시대 순국자의 신격화 3. 유럽 중세시대의 전사(戰死) 54 4. 크리스트교에 의한 순국의 종교적 이데올로기화 59 4장 민족과 국가 그리고 민족국가 71 1. 언어가 만든 세계 73 헌법 언어로서 국가와 국민, 민족 | 번역어로서 민족, 국가, 민족국가 2. 국가 신화와 정치신학 89 신비체의 의미 | 국가의 이상화: 신비체로서 국가 3. 민족이라는 신화 106 민족, 상상의 공동체 | 지배권력의 부산물로서 민족 관념 4. 근대민족국가 118 근대국가의 기초로서 사회계약 | 근대국가로서 네이션 스테이트의 실체 5장 전쟁과 병역의무, 죽음과 파괴의 언설 143 1. 전쟁이란 무엇인가 145 2. 전쟁의 형이상학: 전쟁 찬양론자의 변명 151 정당한 전쟁론: 휴고 그로티우스 | 국가 주권의 절대성의 징표로서 전쟁: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 인륜의 보약으로서 전쟁: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 민족의식의 각성제로서 전쟁: 막스 셸러 | 정치로서 전쟁: 카를 슈미트 3. 전쟁의무로서 병역의무의 형이상학 172 4. ‘평화를 위한 전쟁’이라는 거짓말 177 6장 국민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국가 189 1. 전쟁의 시대 191 2. 죽음의 이데올로기로서 ‘내셔널리즘’ 193 주입된 이데올로기로서 내셔널리즘: 기호와 상징을 조작하는 ‘국가(권력)’ | 내셔널리즘의 주박(呪縛) 3. 국가라는 이름의 전범 210 폭력 조직으로서 국가 | 최악의 범죄자로서 국가권력, 최대 최고 악(惡)으로서 전쟁 4. 호모 사케르로서 국민: 전쟁과 국가 그리고 개인 217 전쟁의 예외상태론: 주권 절대성의 징표로서 전쟁 | 제물(祭物)로서 국민 | 강제수용소로서 국가 5. 순국자의 정신분석 242 리비도적 동일화의 욕구로서 애국 | 리비도적 동일화의 극단으로서 순국 에필로그: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어떻게 저항할 것인가 260 저자 후기 270 참고 문헌 275 지은이 강희원 경희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한 뒤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로 활동하였다. 이후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경희대학교 법과대학 및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30여 년간 재직하며 법철학, 법사회학, 민사소송법, 노동법, 법조윤리를 강의하였다. 현재는 경희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저자는 법의 문제를 인간, 국가, 사회, 종교, 정치, 언어 등과의 관계 속에서 탐구해 왔다. ‘법과 인간(법-인간)’, ‘법과 정치(법-정치)’, ‘법과 사회(법-사회)’, ‘법과 종교(법-종교)’, ‘법과 언어(법-언어)’와 같이 접속조사나 하이픈을 통해 법을 다양한 인문·사회적 맥락과 연결하는 ‘사이학(間學, betweenscience, Zwischenswissenschaft)’ 또는 ‘사회철학(間哲學, betweenphilosophy, Zwischensphilosophie)’을 추구해 왔다. 『노동법의 새로운 모색』, 『노동법 기초이론』, 『법철학 강의』 등의 저서를 집필했으며, R. C. 크반트의 『노동철학』과 니클라스 루만의 『법사회학』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또한 「한국의 법문화와 샤머니즘」, 「독일적 법사유와 한국법학의 반성」, 「역할법으로서 노동법」, 「태초의 노동계약 — 성경의 노동약정」, 「법과 폭력」, 「법의 녹색화와 녹색법학」, 「법에 대한 기호학적 접근」 등 12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책 속으로 ‘민족(民族, nation)’은 우리 실정헌법의 언어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헌법학이나 공법학의 논의 주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민족은 거의 논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이는 법의 뿌리에까지 접근하는 법철학에서조차 마찬가지였다. -15쪽 이 책에서는 전시(戰時)에 인간으로서 국민이 ‘조국을 위해서 죽는다는 것(Pro Patria Mori)’, 즉 ‘순국’이 어떻게 강제되었고 또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나 하는 문제에 대해서만 역사적 · 철학적 측면에서 깊게 성찰해 보고자 한다. -16쪽 전쟁은 인간의 본성인가? 인간의 집단적 질병인가? 국가권력자의 놀이인가? 평화는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것인가? 반인간적 욕구인가? 인간사회에서 평화란 전쟁과 전쟁 사이에 신기루와 같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기망(欺妄)의 현상인가? -22쪽 우리는 여기에서 근원적인 질문에 봉착한다. 왜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죽어야 하는가? 도대체 ‘국가’란 무엇이고 ‘민족’이란 무엇인가? ‘민족’은 반드시 ‘국가’를 가져야 하는가? ‘민족’과 ‘국가’ 없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길은 없는가? -35쪽 한반도의 남쪽과 북쪽에 사는 사람들에게 ‘한(韓)’이라는 ‘민족’은 지배권력이 만들어 낸 역사적 · 문화적 구성물이 아니라, 마치 신화 속에만 존재하던 군주인 단군이 실제로 자식을 낳아 그 후손이 퍼져 형성된 ‘원초적인 혈연공동체’인 것처럼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상상 속의 ‘민족공동체’라는 관념에, 그것이 마치 본능의 일부인 것처럼 애착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이제 역사적 · 문화적 구성물로서의 ‘민족’과 민족주의 담론이 가진 허구성에 대해서 냉정하고 엄중한 분석과 성찰이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다. 그러한 언설(言說)과 담론 혹은 신념은 누구를 위해서, 누구에 의해서 조작되었는가? 그것은 지배집단에 의해 주입된 정치적 · 문화적 마약(narcotics)이 아닌가? -42쪽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시민이 공동체를 위해서 전사하면 그 사자(死者)를 신격화했지만, 시민이 ‘조국을 위해서’ 죽는 것 자체는 시민계급의 자기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약간 중립적으로 말한다면, 누구라도 자신의 조국을 위해서 죽을 수 있도록 종교적 방향(芳香)과 의미에서 전사(戰死) 자체를 본격적으로 신성(神聖)으로 승화시켰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물론 그 후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시민적 사고(思考)가 여러 면에서 중세 유럽 사상의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54쪽 중세 유럽 사람들이 품고 있던 순국(殉國)의 의미와 성격을 결정적으로 변화시켰던 것은 크리스트교였다. -59쪽 프랑크의 왕이 전개하는 전쟁을 회피하는 자들은 공동체로서 교회 전체, 가톨릭교의 교의(敎義), 성성(聖性)과 정의(正義), 그리고 성지로서의 왕국을 적대하는 자들이라고 천명되었다. 여기에서 어용 신학자인 크리스트교 교부들은 “프랑크 왕국을 위한 전쟁”이 바로 “성지수호를 위한 성스러운 전쟁”이라고 선언하면서, 프랑크의 왕과 왕국을 위해서 죽는 것, 즉 순국을 종교적 이데올로기로 승화시켰다. -68-69쪽 근대 이후 거대한 파괴와 대량의 살육이라는 무서운 악(惡)의 소굴이 내셔널리즘이다. 내셔널리즘은 국가권력이 살육과 파괴라는 악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이데올로기다. 그 이데올로기는 국가권력의 범죄행위를 늘 정의(justice)로 포장한다. -72쪽 근대 이후 서유럽에서 국가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전쟁과 살육의 역사를 보면, 국가란 인간들의 사회적 본능의 일부로서 투쟁의 본능에 입각한 제도가 아닌가 싶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의 사회성이란 국가 권력이 내세우는 이상이나 이념과는 완전히 몰(沒)교섭적으로 작용하고, 발전하여 완성되어 가는 성질의 것이다. 국가라는 제도는 그러한 투쟁본능을 강제적으로 조직하는 힘의 발전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89쪽 중세 유럽에서는 ‘신비체(神祕體, Mysterium: a mysterious body)’가 피지배민, 즉 백성의 ‘도덕적 정치체’와 동일시되고, 그 후 국가와 동일화되었다. 그 결과 국가는 오늘날 법인격(法人格, legal person)이 인정되고 있는 주식회사 등 각종의 회사(會社) 등과 같은 법인(法人, corporate body)과 유사한 관념적인 신비체가 되고 그것을 위한 죽음은 신성한 고귀성(高貴性)을 가지게 되었다. 그 결과 조국을 위한 죽음은 이제 종교적인 관점에서 생각되기 시작했다. 즉 그것은 교회의 ‘신비체’와 같이 현실성을 가진 국가의 ‘신비체’를 위한 희생으로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확실하게 존재했지만, 중세 초기에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던, 세속국가에 대한 윤리적 가치나 도덕적 감정의 회복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조국을 위해서 죽는다’라는 관념이 크리스트교로부터 이교화(異敎化) 및 이단화(異端化)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크리스트교적 차원으로 승화되었다는 의미다. -101-102쪽 역사적으로 보면, ‘네이션’의 문제는 결코 새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절실한 현실적인 문제로서 거론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민족문제’와 ‘민족운동’은 19세기 이래 20세기의 제국주의 시대를 관통해서 그 심각성을 더해갔다. ‘파시즘’으로 불리는 ‘극단적인 민족주의’의 경험도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최근에 ‘민족’의 문제가 새로이 적극적인 의미로 제기되고 있는 것은 현 단계의 세계사에서 ‘평화’가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되어온 수년간의 사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106쪽 유럽에서 네이션 스테이트의 형성과정은 유럽 자본주의의 발달과정과 일치한다. 서유럽에서 시작된 내셔널리즘이라는 이데올로기는 그것에 기초한 서유럽의 네이션 스테이트 내부에서 자본주의 발전과 함께 제국주의로 전개되었다. 근대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국내 시장 형성의 요구는 네이션 스테이트의 토대가 되었다. 국내 자본주의 시장이 형성되려면 국가 구성원의 모든 계급을 신분적인 제한에서 해방하고, 자유롭고 평등한 형식이 필요했다. 과거의 신분세습을 타파하기 위해서 민주주의적 권리를 주장할 필요가 있었다. 그 때문에 봉건주의와 절대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네이션 스테이트는 이러한 혁명의 결과로 생긴다. -126쪽 전쟁은 우리의 마음을 쥐어짜고 기쁘게 하거나 슬프게 한다. 우리는 출정자를 격려해 전장으로 보내고, 전사자의 공을 기리며, 개선자를 기쁘게 맞이한다. 이는 전쟁이 단순한 자연적 사실을 넘어 사회적 · 정치적 의의를 지니고, 우리의 정신에 울림을 주는 사건임을 의미한다. 그러한 전쟁의 의의나 정신에 대해 과학은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150쪽 현재 인류는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우리말 ‘민족국가’ 또는 ‘국민국가’로 번역되는 ‘네이션 스테이트’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전 인류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간들은 ‘네이션 스테이트’라는 테두리 안에서 상당한 물질적 번영을 이룩하고 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네이션 스테이트들은 그 테두리 밖에서는 ‘전쟁기계’로서 서로 각축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네이션 스테이트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근현대, 특히 20세기 이후는 그야말로 대규모 전쟁의 시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191쪽 네이션 스테이트의 응집력으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개개인은 자기 생명보다 국가의 유지를 중시하고, 손에는 총을 들고, 중무장한 탱크를 몰며, 총알과 포탄이 비 오듯이 쏟아지는 전장(戰場)으로 돌진해서 적국으로 지정된 다른 네이션 스테이트의 영토를 침공해 들어가 일말의 가책도 없이 그 터전을 파괴한다. 또한 그 구성원인 군인과 민간인들을 무차별적으로 대량 학살하고, 자신들에게 닥쳐오는 고통을 감내한다. 여기에서 ‘왜 인간은 그렇게까지 국가를 중시하는 것일까? 아니, 왜 인간이 그러한 국가를 필요로 하는가?’ 등의 근본적인 물음들이 제기된다. -192쪽 전쟁이란 국가권력 집단 간 정치권력의 쟁탈전일 뿐이다. 그들은 최악의 범죄자들이다. 권력자들은 자신들이 보기 싫은 놈을 배제하고 더 큰 정치권력을 얻고 싶은 욕망에서, 더 많은 사람을 지배하기 위해서 전쟁을 시작한다. 정치권력을 손아귀에 넣기 위해 정치인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전쟁을 정당화하려 한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분쟁국의 군인들은 상대국 국민을 죽이고, 이들 가족은 갈라져 서로 교류할 수 없게 된다. 그들과 교류하는 자는 반역 또는 반국가세력으로 낙인찍힌다. -216쪽 우리가 평화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또 꼭 성취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이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좋은 전쟁 또는 나쁜 평화란 인류사에서 지금까지 있었던 적이 없다. 피(blood)로는 피를 씻을 수 없다. 비폭력이 모든 정치적 · 도덕적 문제들의 해답이다. 전쟁이란 국가권력자들이 민족의 통일, 정의의 구현 또는 영토의 방위 등등 그럴싸한 미명하에 자행하는 범죄행위에 불과하다. 전쟁은 정치(正治)로서 정치(政治)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권력자가 자신의 영락을 위해서 국민의 피와 땀을 파괴하는 최악의 범죄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의 평화를 위해 단호히 전쟁 수행의 명령을 거부해야 한다.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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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놀이하는 인간 컴퓨터 게임과 미래 기술 게임의 종류와 역사부터 차세대 초실감 몰입기술, 가상현실(VR/AR/MR/XR), 메타버스, 인공지능까지 서덕영 우탁 전석희 | 152*225 | 332쪽 | 무선 20,000원 | 2025년 9월 25일 ISBN 978-89-8222-808-7 (43300) “현실이 되는 게임, 게임이 되는 현실” 놀이에서 태어난 ‘게임’의 본질을 파헤친다! 컴퓨터 게임을 알면 미래 기술이 보인다! 아이들의 컴퓨터나 핸드폰 사용 시간을 두고 전쟁을 벌이는 집들이 많다. 숙제도 시험도 제쳐두고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컴퓨터나 핸드폰 게임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만큼 컴퓨터 게임은 재미, 몰입, 소속감 등 인간의 본능적 요구를 만족시켜주는 부분이 있으며 중독성과 자극성도 강하다. 그렇기에 컴퓨터 게임은 유해한 것일까? 게임을 만드는 이들은 플레이어의 집중과 몰입을 이끌어내는 방법과 노력에 적절하게 보상하는 방법을 꿰뚫고 있다.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대규모 사람들이 협업하는 방법도 마찬가지이다. 〈컴퓨터 게임과 미래 기술〉은 평소 컴퓨터 게임에 관심이 있거나 콘텐츠, 개발, 디자인, 기술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을 지닌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컴퓨터 게임’에서 인류에게 중요한 ‘놀이’라는 측면의 가능성, 그리고 VR, AR, 메타버스 등 고차원 ‘기술’ 발달로 인한 변화 양상에 집중하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컴퓨터 게임의 역사와 장르 변천사 등도 다루고 있다. 특히 컴퓨터 게임은 21세기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인간에게 놀이가 갖는 의미를 통해 디지털 게임의 종류와 역사, 컴퓨터 게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전문성, 미래에 컴퓨터 게임이 어떻게 변화할지까지 연결해 짚어보고 있다. K-MOOC에 개설되어 주목받은 강의를 책으로 이 책의 전신은 K-MOOC의 인기 강의 〈21세기의 놀이하는 인간: 컴퓨터 게임 개론〉이다. 팀 티칭으로 게임학 전공자 우탁 교수, 게임 기반 교육 전공자 이상민 교수, 각각 멀티미디어, 햅틱스, 네트워킹을 연구하는 세 명의 공학자 서덕영, 전석희, 이성원 교수가 참여하였다. 수천 명이 이 강의를 수강하였고, K-MOOC의 대표적인 과목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이 책에는 강의의 핵심과 수강생들이 특히 궁금해하던 내용, 최근 몇 년 기술 변화와 미래 예측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현대 오락 관련 기술의 발전을 견인하는 산업은 영화와 게임 분야이다. 이들 분야에서는 VR/AR 비디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로봇, 네트워킹 기술이 필요하여 막대한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게임에서 사용하는 기술이 거꾸로 군수 기술로 활용되기도 한다. VR로 하는 비행 전투 훈련이 좋은 예이다. 오락 산업에서는 일상생활에서는 만날 수 없는 강렬한 상황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찾아 떠났듯이 새로운 시도가 계속된다. 군사 기술은 효과적인 파괴를 목적으로 개발되는 것과 달리, 놀이는 즐겁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기술은 물론이고 미학이나 스토리텔링, 심리적인 요소가 중요하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소통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이 게임을 잘 만들 수 있다. 이 책이 그 시작이 되어줄 것이다. 제1장. 인간은 언제나 놀이를 원한다 '놀이'는 인류의 문화, 종교, 법률의 근본이 되는 원시 본성이다. 근대에 들어서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를 추구해 왔지만, 합리성에는 인간의 존재 방식을 한계 짓는 면이 있다. 20세기가 대량생산을 추구하는 '일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의 시대였다면, 21세기에는 일하는 인간의 시대가 아니라 놀이하는 인간인 호모 루덴스의 시대이며, 그러한 의미에서 기술과 놀이의 결합인 '게임'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제2장. 게임의 역사와 장르 반세기 동안의 짧다면 짧은 역사에서 일어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다. 발전한 기술이 새로운 컴퓨터 게임을 낳고, 컴퓨터 게임이 새로운 기술 출현 동기가 되는 선순환 구조를 설명한다. 이에 따라, e스포츠라는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재미의 의미 분석이 학문적으로도 중요해졌다. 그러나 컴퓨터 게임은 이에 포획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로 분화하고 있다. 제3장. 게임 디자인 컴퓨터 게임을 설계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면을 미학, 스토리텔링, 미케닉, 기술이라는 4요소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플레이어가 게임에 재미를 느끼게 하고, 완전히 몰입하여 오랜 시간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 데는 기술적 요소를 포함한 수많은 심리적 트릭 및 스킬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게임에 시간, 공간, 스토리텔링 등 여러 요소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제4장. 게임을 게임답게 하는 기술 컴퓨터 게임은 현대 기술 없이는 구현될 수 없다. 게임 기술은 21세기 기술의 종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실감 나는 간접경험을 위한 기본적인 시각, 청각, 촉각 입출력 기술과 더불어 가상현실용 고글(HMD)이나 핸들 컨트롤러, 햅틱 장갑, 전신 햅틱 장치, 4D 의자, 제자리 걷기 트레드밀 등의 기기와 작동 원리를 살펴본다. 제5장. 게임을 위한 미래 기술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미래로 갈수록 현실 세계는 가상 세계의 일부분이 되고, 가상 세계는 현실 세계의 일부가 될 것이다. 게임은 초실감 몰입 기술로 메타버스에 익숙한 미래 세대에게 적합한 형태로 점차 바뀌어나가고, '기능성 게임'과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결국 일과 놀이의 구분조차 없어질 가능성을 점친다. 차례 서문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제1장. 인간은 언제나 놀이를 원한다 호모 파베르에서 호모 루덴스로 놀이하는 인간 컴퓨터 게임 개입의 욕망 | 가상현실 속의 진정성 | 컴퓨터 게임과 행복 재미이론과 몰입이론 게임의 '구성 요소'와 '플레이 이유'는 무엇인가? |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몰입 메커니즘 | 지속적인 몰입과 즉각적인 몰입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컴퓨터 게임 허드렛일 전쟁 | 퀘스트 투 런 | 데이 인 클라우드 | 폴드잇 제2장. 게임의 역사와 장르 콘솔게임의 역사 사용 기술의 발전 | 그래픽의 발전 | 상호작용의 발전 | 각 세대별 대표 콘솔 | 아타리 쇼크 | 3세대 게임 콘솔의 부활 | 콘솔게임의 현재 | 코로나19와 게임 | 콘솔게임의 발전 전망 e스포츠의 현재와 미래 e스포츠의 현재 | e스포츠의 미래 게임의 여러 종류 다양한 게임 장르 | 최초의 게임 장르, 슈팅 게임과 스포츠 게임 | 어드벤처 게임 | RPG와 전략 게임 제3장. 게임 디자인 게임 개발에 수학과 물리가 쓰인다고요? 게임의 4요소 : 미학, 스토리, 미케닉, 기술 게임 플레이어 게임 미케닉 게임 밸런스 게임 컨트롤 흥미 커브 | 간접제어 타자들 멀티플레이어 게임 | 트롤링 | 게임 관중 | 게임 커뮤니티 제4장. 게임을 게임답게 하는 기술 오감 처리 기술 간접경험의 도구로서의 게임 | 간접경험을 위한 핵심 기술 | 입출력장치의 중요성 출력 기술 시각 출력 기술 | 청각, 촉각 출력 기술 입력 기술 전통적 입력장치 | 체감형 입력장치 | 체감형 입력장치를 위한 기술 게임에서의 인공지능 그럴듯한 반응이란? | 콘텐츠 다양화를 위한 인공지능 제5장. 게임을 위한 미래 기술 초실감 몰입 기술 차세대 몰입형 시각 디스플레이 기술 | 차세대 촉감 디스플레이 기술 차세대 몰입형 출력 기술 게임화 및 기능성 게임 게이미피케이션 게임과 메타버스 초실감 게임 나가며 참고문헌 사진/그림 출처표기 저자 소개 서덕영 경희대학교 전자정보대학 명예교수. 생산기술연구원에서 HDTV 연구 개발에 참여하였고, 이후 경희대학교 교수로 멀티미디어 전송 시스템에 관한 연구와 개발을 하였다.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 국제표준화회의에 한국 대표로 20여 년간 참가하였고, 관련해서 국제 등록특허 70여 건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저소득국가의 정보 통신 기술(ICT) 교육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10대를 위한 적정기술 콘서트》(공저)에서 ICT 분야 적정기술을 소개하였고, 《기술윤리》(공저)에는 놀이 신학(Play Theology)의 입장에서 컴퓨터 게임을 바라보는 글을 썼다. 우탁 경희대학교 메타버스학과 교수. 디지털 게임 및 게임학 전문가로 기능성 게임, 게임화, VR/AR/MR/XR 및 메타버스 콘텐츠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KAIST 엔터테인먼트 공학연구소 연구원(2007~2010),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빙교수(2010~2012),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게임융합미디어연구센터 센터장(2012~2013)을 거쳐 2013년부터 경희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게임 미디어 분야의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고 있으며, 2017~2020년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과 이사를 역임했다. 저서로 《메타버스의 미래, 초실감 기술》(공저) 등이 있다. 전석희 경희대학교 메타버스학과 교수. 가상현실을 위한 햅틱스 기술 분야의 권위자다. 데이터 기반 햅틱 모델링/렌더링 기술, 효율적인 햅틱 콘텐츠 제작 기술, 신소재를 이용한 햅틱 장치 개발, 혼합현실 환경에서의 햅틱 렌더링, 의료 훈련을 위한 시각·촉각 증강현실 프레임워크 등을 연구하고 있다. 2015년 한국햅틱스연구회에서 ‘젊은 연구자상’, 2019년 ACM Virtual Reality Software and Technology 학회에서 180여 편의 논문 중 1등인 ‘최우수 논문상’, 2017년 유비쿼터스 지능로봇 국제학술대회(URAI 2017)에서 ‘우수 논문상’, 2019년 World Haptics 학회에서 ‘최우수 학생 경연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메타버스의 미래, 초실감 기술》(공저) 등이 있다. 추천의 글 직접 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장래의 희망으로 발전시키는 젊은 세대도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게임 개발을 원해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게임이 재미있어서 만들고 싶었다고 하면서도 게임을 제대로 이해하는 학생이 거의 없습니다. 《21세기의 놀이하는 인간: 컴퓨터 게임과 미래 기술》은 그저 재미의 대상으로 막연하게 게임에 대해 동경하는 학생들에게 게임의 본질과 기술에 대하여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될 것입니다. 특히 집필진이 게임뿐 아니라, IT 분야 전문가로 구성되어 보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게임 관련 직업을 고려하는 학생뿐 아니라 현대 게임과 게임 기술에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 황보택근 (가천대 게임전문대학원 초대원장/교수) e스포츠 감독이자 현재 대학에서 e스포츠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깊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게임을 단순한 산업이나 기술의 결과물로만 보지 않고, 인간 본연의 ‘놀이’에서 출발해 콘솔게임의 태동, e스포츠의 성장, 장르의 다양성과 기술의 진화를 촘촘히 풀어낸 점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VR·AR·메타버스 같은 미래 기술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왜 우리나라 e스포츠 선수들과 학생들이 게임에 몰입하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게임을 사랑하고, 그 세계를 더 깊이 알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권합니다. - 강현종 (방송인, e스포츠팀 감독) 이 책은 제가 몸담았던 게임이라는 역사에 대해서 새로운 깊이로 이해하게 해주었습니다. 아타리 쇼크와 다이얼 방식으로 시작되고 발전한 컨트롤러 그리고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e스포츠까지. 게임을 좋아하거나, 이 세계의 역사를 이해하고 싶은 모든 게이머에게 큰 도움을 줄 책입니다. - 박상면/Shy (前 LoL 프로게이머) 이 책으로 컴퓨터 게임의 현재까지의 발자취와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게임 메커니즘을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닐 수 있습니다. 1999년, 한국인이면 누구나 한번쯤 접하고 즐긴 오락을 온라인 게임으로 만든 초기 세대로서,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을 응원하고, 미래 하이테크와 접목된 새로운 즐길 거리를 기대합니다. - 강지수 (한게임 창립멤버, 현 한시간컴 대표) 책 내용 서론_시기적으로 온라인 교육 K-MOOC 사업이 마침 시작되던 때였다. 결국 이때의 인연이 이어져 그 사업에 선정되어 오천만 원 이상의 금액을 지원받고 〈21세기의 놀이하는 인간: 컴퓨터 게임 개론〉이라는 수업을 열 수 있었다. …전국에서 수천 명 학생이 수강하였고, K-MOOC의 대표적인 과목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이때 준비한 강의의 핵심과 수강생들이 특히 궁금해하던 내용, 최근 몇 년간의 변화와 미래 예측을 담아서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그러니 어쩌면 이 책도 향연과 놀이문화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_[8-9쪽] [제1장] 인간은 언제나 놀이를 원한다_'놀이의 비합리적 특성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합리적인 존재 이상의 존재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대부분 합리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 그런데 합리성에는 항상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깨고 존재를 확장하려면, 합리적인 삶에서 못해 본 것을 할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하다. 놀이를 통해 마법의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 마법의 세계를 경험하면, 실제 삶도 풍성해지고 확장된다._[20-21쪽] [제2장] 게임의 역사와 장르_아타리 쇼크가 남긴 파장은 상당히 컸다. 일단 아타리 쇼크 이후,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게임산업 자체에 대한 실망과 분노, 게임 관련 산업체 입장에서는 연쇄적인 도산으로, 그 누구도 비디오게임이라는 단어 자체를 언급하고 싶지 않아 했으며, 비디오게임이라는 단어 자체가 일종의 금기어가 되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 비디오게임을 만들던 사람들은 개인용 컴퓨터인 PC의 등장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컴퓨터 게임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_[88쪽] [제3장] 게임 디자인_게임 디자인의 중요한 목표는 플레이어의 계속적 몰입이다. 플레이어의 게임 숙달 정도에 따라 새로운 도전을 맛보게 해야 한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항상 ‘플로우 채널(flow channel)’에 머물도록 하여야 한다. 플로우 채널의 위쪽은 실력에 비해서 게임이 어려워서 걱정이 생기는 경우이다. 이때, A에서 F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단련해야 한다. 플로우 채널의 아래쪽은 플레이어의 실력에 비해서 게임이 쉬워서 지루해지는 경우이다. 이때 B에서 F로 이동하려면 더 강한 상대를 붙여주거나, 더 어려운 문제를 던져주어야 한다._[183-184쪽] [제4장] 게임을 게임답게 하는 기술_보통은 게임상의 주인공은 게이머 자신이 되는데, 게이머 자신을 게임상에서 어떻게 이동시키는가는 게임 진행상 아주 중요한 상호작용이다. 게임상의 캐릭터는 걸을 수도 있고, 달릴 수도 있고, 수영하며 날기도 한다. 자동차를 몰기도 하고, 심지어는 용을 타기도 한다. 전통적인 게임에서 대부분 캐릭터 이동은 조이스틱 입력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조작하던가, 마우스 혹은 커서 클릭으로 간접 조작한다. …그러면 체감형 시스템에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나의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할까?_[270쪽] [제5장] 게임을 위한 미래 기술_우리 인간은 몸 전신에 촉감 센서, 즉 촉감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사실 아주 높은 몰입감과 촉감 사실성을 만들어내려면 이론적으로는 전신의 피부와 관절에 동시에 촉감 자극을 해주어야 한다. 전신을 자극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를 시도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입을 수 있는 전신을 감싸는 슈트를 만들고, 이 슈트 내부에 진동, 열, 전기자극, 압력 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동 소자를 곳곳에 박아두는 것이다._[295-296쪽] 나가며_만일 당신이 그동안 어머니의 잔소리를 견뎌내며 많은 시간을 게임에 보냈다면, 이제 보상을 받을 때가 왔다. …게임을 많이 한 귀하는 이미 메타버스 안에서 자유자재로 여기저기를 찾아다닐 수 있고,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고, 사람들이 가상 우주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익숙하다. 특히 MMORPG를 많이 했다면, 수천의 참여자들이 서로 어울려서 무언가를 하는 세계에서 전체의 흐름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해 나갈지 경험했을 것이다. 이 경험은 한 반에서 20여 명과 교류하는 학교가 줄 수 없는 경험이다._[3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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