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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데이터 근사기법 정립에 나선다

2024-12-11 연구/산학

수학과 양효선 교수가 ‘2025년 포스코사이언스펠로’에 선정됐다. 양효선 교수는 기존의 근사기법을 탈피하는 새로운 대용량 다차원 데이터 근사기법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다.

양효선 교수 ‘2025년 포스코사이언스펠로’ 선정
대용량 다차원 데이터 근사기법 연구, 산업 혁신과 핵융합 기술에 기여 기대


수학과 양효선 교수가 포스코청암재단의 ‘2025년 포스코사이언스펠로’에 선정됐다. 포스코사이언스펠로십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낸 신진 교수에게 2년간 1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선정된 연구자는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받는다. 매년 30여 명의 연구자가 선발되며, 양효선 교수는 ‘대용량 다차원 데이터 근사기법’ 연구의 독창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포스코사이언스펠로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새로운 데이터 근사기법이 필요한 시점”
양효선 교수는 이번 포스코사이언스펠로 선정에 대해 “큰 영광이자 도전의 시작”이라며 연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의 연구 주제는 "대용량 다차원 데이터 근사기법"이다. 이는 다양한 응용수학 및 계산과학 분야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수학적 모델을 통해 근사하여 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또한 복잡하고 불규칙한 패턴을 지닌 데이터를 분석하고 단순화함으로써 숨겨진 패턴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

데이터 근사기법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의 기울기가 맞지 않으면 우리는 수평 맞추기 기능을 통해 원래의 수평을 맞추게 된다. 이 과정에서 활용되는 것이 데이터 근사기법이다.

최근 기계학습 기술의 발전과 빅데이터 처리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 근사기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데이터 근사기법은 계산 속도, 정확도, 메모리 사용 등의 측면에서 여러 가지 한계에 봉착해 있다. 양효선 교수는 “기존의 근사기법들은 정확도와 계산 효율성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새로운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데이터의 형태와 특성에 따라 적합한 모델링 방법과 수치적 접근법이 달라져야 하며 이를 위해 기존 이론을 넘어선 혁신적인 근사기법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양효선 교수는 다차원 대용량 데이터와 불규칙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고속의 근사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양효선 교수는 균일 격자에 기반한 불규칙 데이터에 대한 고차 근사기법을 개발해 왔다. 균일 격자 기법은 데이터가 일정한 간격으로 분포하는 경우 효과적인 근사기법이다. 그러나 실제 데이터는 종종 불규칙하거나 특정 영역에 집중되는 특성을 가진다. 이에 양효선 교수는 연구의 범위를 확장해 희소 격자 기반의 근사 데이터 추출 방안을 모색한다. 연구 과정에서 안정성, 근사 오차, 수렴성 등에 관한 이론적 연구와 함께 응용 분야에 적용하는 실용 알고리즘 구현에도 도전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고, 계산 비용과 속도를 최적화하는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근사기법에 관한 연구는 단순히 이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의료 영상 처리, 기후 변화 분석 등 과학 기술 접목이 필요한 산업 분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의료 영상 처리에서는 MRI 촬영 시 움직임으로 인한 노이즈를 제거하고 균일한 데이터 이미지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이 적용된다. 이는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연평균 성장률(CAGR) 같은 금융 분석에서도 데이터 근사기법을 활용해 장기적인 경제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다. 이외에도 기계학습(AI), 빅데이터 분석, 핵융합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도 중요한 응용 가능성을 지닌다. 양효선 교수 역시 “다차원 데이터나 불규칙한 데이터들을 다루는 분야에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핵융합 기술과의 연계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양효선 교수의 연구가 과학적 도전 과제인 핵융합 기술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핵융합이란 두 개의 가벼운 원자가 결합해 더 무거운 원자가 되는 과정으로 이를 활용해 인공태양을 만들어 에너지를 생성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양효선 교수는 “핵융합 연구에서 플라즈마의 모델링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플라즈마 유체 운동 방정식을 정확하게 풀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핵융합 연구에서 핵심적인 과제 중 하나는 고차원 Vlasov-Poisson-Maxwell 방정식의 근사해를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계산하는 데 있다. 본 연구 과제인 희소 격자 기반 대용량 근사기법을 통해 고차원 편미분방정식의 정확한 해를 구할 수 있다면 인공태양을 위한 핵융합 기술을 더 정밀하게 예측하고 개선할 가능성이 열린다.


양효선 교수는 인터뷰에서 “교육자이자 연구자로서 앞으로도 인재 양성과 연구에 정진해 우리나라 과학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효선 교수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이번 사이언스펠로 선정과 연구를 기반으로 기초과학 분야에서 더욱 깊이 있는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사이언스펠로십은 다른 펠로 선정 연구자들과의 학술교류와 커뮤니티 형성 기회를 제공해 학문적 소통과 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구에 대한 시야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효선 교수는 “신진 연구자로서 상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짧다. 훌륭하신 연구자분들도 많은데,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된 건 좋은 연구 환경을 베풀어주신 학교와 수학과 교수님들의 덕이 크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글 정예솔 wg1129@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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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의 통일성을 찾아서 집-궁전 르코르뷔지에 지음, 이관석 옮김 | 152×225 312쪽 | 무선 | 24,000원 2026년 7월 14일 | ISBN 978-89-8222-839-1 (03540) ▣ 책 소개 근대건축을 선도한 20세기 최고의 건축가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가 1928년에 발표한 선언적 저서 《집-궁전: 건축의 통일성을 찾아서(Une Maison―Un Palais: À la recherche d'une unité architecturale)》가 국내 최초로 완역 출간되었다. 번역을 맡은 이관석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저서 《르코르뷔지에 건축의 자연광과 지속가능성》 등으로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세 차례 선정되는 등 다양한 저술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건축학회 특별상을 수상한, 국내 르코르뷔지에 연구의 대표적 학자다. 르코르뷔지에가 이 책을 쓴 배경에는 1927년 제네바 국제연맹 청사 국제공모전이 있다. 건축 예술의 쇄신을 보여준 르코르뷔지에의 계획안은 377개 응모작 중 1등으로 추천되지만, 그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보수 아카데미의 조직적 음모에 밀려 공동 당선작으로 격하된다. 르코르뷔지에는 강연 형식을 빌린 이 책을 통해 국제적 논쟁이 된 야합의 경위를 낱낱이 밝히고, 자신의 작업에 담긴 건축적 의미와 가치를 당당히 증명한다. 흑백 사진과 건축 도면, 스케치와 드로잉, 신문 기사와 청원서 등을 함께 수록한 이 책은 르코르뷔지에의 건축적 사유와 실천이 담긴 중요한 자료집이기도 하다. ▣ 출판사 리뷰 근대건축을 선도한 르코르뷔지에의 감춰진 명저, 국내 최초 완역 보수 아카데미의 음모에 맞선 르코르뷔지에의 가장 뜨거운 변론 ◼ 건축 기득권의 허영을 깨부순 선언, “집은 궁전이고, 궁전은 집이다” 이 책의 제목 ‘집-궁전’을 처음 접하면 누구나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평범한 개인이 몸을 누이는 소박한 공간과 절대 권력이 누리는 화려한 공간을 나란히 연결한 저자의 의도가 쉽게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도발적인 제목이야말로 르코르뷔지에의 핵심 건축 철학을 압축하고 있다. 이 책의 원제 Une Maison-Un Palais를 직역하면 ‘한 채의 집-하나의 궁전’ 정도로 옮길 수 있다. 이를 더 자연스럽게 풀어 보면, ‘집이자 궁전’, ‘집 그러나 궁전 같은 곳’ 정도가 된다. 르코르뷔지에에게 집은 궁전과 다른 게 아니었다. 집과 궁전 모두 정신과 마음이 빚어낸 하나의 종합적 산물이며, 역사를 흉내 내거나 유행을 좇지 않고 직관과 이성이 함께 작동해 완성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다고 본 것이다. 최대의 경제성과 최대의 강도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도 집은 곧 궁전이 될 수 있었다. 르코르뷔지에가 말하는 ‘기념비성’ 역시 규모나 재료의 비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형태들이 조화로운 법칙 속에 배열되는 데서 비롯된다. 그는 전통적·관습적 건축만을 고수하는 보수 아카데미가 만들어낸 건축을 천박한 허영의 산물로 간주하며, 그것은 기계 문명의 시대에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일갈한다. 책의 부제 ‘건축의 통일성을 찾아서’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프랑스어 ‘palais’는 궁전뿐 아니라 국가기관의 청사를 뜻하기도 한다. 르코르뷔지에는 국제연맹 청사를 소수 권력자를 위한 권위의 공간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린 ‘집’으로 새롭게 제안했다. 진정한 고귀함을 상징하는 궁전의 정신을 세계인을 위한 집에 담아내겠다는 르코르뷔지에의 의도가 집과 궁전이란 두 단어를 같은 무게로 나란히 세운 제목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집은 하나의 궁전이다. … 궁전은 하나의 집이다. 나에게 남은 과제는 그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 우리는 집을 궁전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통일성의 원리라는 절박함 속에서, 궁전은 집이 될 것이다.” ―본문 중에서 ◼ 새로운 건축을 향한 도전, “건축은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르코르뷔지에는 이 책에서 공모전 심사 과정의 불투명성과 시대에 뒤떨어진 절충주의 건축을 우대한 부당함을 지적하는 한편, 새로운 국제 질서를 상징하는 건물이라면 마땅히 현대의 기술과 합리성, 기능성과 위생, 표준화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국가의 전통 양식이 아닌 보편적·국제적 건축, 그것이 르코르뷔지에가 국제연맹 청사에 요구한 시대정신이었다. 당시 르코르뷔지에는 슈투트가르트의 바이센호프 시범주택단지에 주택을 지으면서 필로티, 자유로운 평면, 자유로운 입면, 수평 띠창, 옥상정원으로 요약되는 ‘새로운 건축의 다섯 가지 요점’을 발표하며 건축가로서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이 원칙들은 국제연맹 청사 계획안에도 그대로 적용되었고, 그는 아카데미의 형식 대신 동선·음향·시야·조명·냉난방 등 각 요소를 개별적으로 분석해 하나로 통합하는 방식을 취했다. 르코르뷔지에는 “분류된 기둥, 필라스터, 박공, 처마 장식” 같은 아카데미의 형식들을 거짓된 것, 나아가 “위험한 시체”라 단언하며 이를 전면 거부했다. 그가 내세우는 미학, 즉 “선의 서정성, 구성의 시적 질서, 자연에 대한 헌신, 정직하고 대담한 건설, 빛의 충만한 확산, 기생적 요소의 차단, 배정된 예산을 정확히 지키는 근본적 성실성”은 양식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의 문제이며, 한 개인의 정신적 태도의 발현이었다. 이로써 르코르뷔지에는 ‘궁전’이라는 말이 상징하는 위선과 타락으로부터 건축을 책임과 정직함의 문제로 되돌려 놓았다. 결과적으로 르코르뷔지에는 국제연맹 청사에 이어 국제연합 본부, 유네스코 본부까지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건축 공모전에서 연이어 선정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그는 자신의 건축적 신념, 즉 기능과 미학, 구조와 기술, 장소성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원칙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 르코르뷔지에의 사유와 실천을 담은 생생한 기록 이 책은 1928년 출간 이후 프랑스어와 일본어로만 소개되었을 뿐, 영역본조차 나오지 않은 채 오랫동안 묻혀 있었다. 보수적 건축 집단과 공모전 집행부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내용 때문이었다. 이는 르코르뷔지에의 다른 저서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가 프랑스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판한 장 때문에 영역본 출간이 9년이나 미뤄지고 일부 내용이 삭제되었던 사정과도 겹친다. 화려한 성취 이면에 가려진, 시대와 불화했던 르코르뷔지에의 또 다른 얼굴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은 글로 설명된 원칙과 이미지로 증명된 실증이 나란히 놓이면서, 독자는 르코르뷔지에가 국제연맹 청사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건축적 통일성을 문장과 도면 양쪽에서 동시에 체감하게 된다. 글과 사진, 도면, 스케치 등이 어우러진 이 구성 자체가 ‘집-궁전’이라는 제목이 말하는 조화의 정신을 책의 물성으로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부록에 실린 기사 내용과 르코르뷔지에와 경쟁했던 이들의 계획안, 청원서, 성명서 등은 당시 분위기와 상황 등을 매우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이관석 교수는 <옮긴이의 말>에서 “건축의 본질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오늘날에도 변함없는 과제”라고 강조하며, “깊은 이해와 비판적 사고가 약화되고, 본질보다 자극적인 형식과 스타일에 집중하며, 경험의 균질화로 다양성이 줄어드는 시각 위주”의 세태 속에서 건축의 고전(古典)인 이 책이 깊이 사유하는 훈련의 기준점이 되어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건축의 본질과 시대정신을 치열하게 탐구하며 새로운 건축의 탄생을 선언한 르코르뷔지에의 사유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그의 건축 철학을 가장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귀중한 안내서이다. ▣ 차례 1부 명제 7 2부 설명 96 3부(부록) 아카데미의 목소리 190 저승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들 210 국제연맹의 길 215 옮긴이의 말 290 미주 300 ▣ 지은이 _ 르코르뷔지에(Le Corbusier) 본명은 샤를에두아르 잔느레이다. 1887년 스위스의 작은 도시 라쇼드퐁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미술학교를 다녔다. 1917년에 파리에 정착해 1965년에 78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크고 작은 건축·도시작품을 계획했으며, 이 가운데 100여 작품이 실현되었다. 2016년에 사부아 저택, 마르세유의 위니테 다비타시옹, 롱샹 성당, 라투레트 수도원을 포함한 그의 건축 작품 17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건축을 향하여》, 《도시계획》, 《오늘날의 장식예술》, 《프레시지옹》, 《빛나는 도시》, 《모듈러》, 8권의 《작품전집》 등을 비롯해 50여 권의 저서를 남겼다. 회화와 조각 작품도 많이 남겼으며, 《타임》에서 선정한 ‘20세기를 빛낸 100인’ 가운데 유일한 건축가다. ▣ 옮긴이 _ 이관석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양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종합건설에 재직하며 리비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설현장을 경험했다. 이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벨빌건축학교에서 투철한 근대건축 정신으로 무장한 앙리 시리아니가 리더인 교수들의 모임 그룹 우노(Groupe UNO)의 스튜디오에서 건축설계를 수학했고, 파리1-판테온소르본대학교 박사과정에서 근현대 건축사와 현대 뮤지엄 건축을 연구했다. 프랑스 정부공인 건축가이자 예술사학 박사로서 현재는 학생들과 건축을 교감하고 있다. 저서로 《빛을 따라 건축적 산책을 떠나다》, 《한국현대건축편력》, 《르코르뷔지에, 근대건축의 거장》, 《건축, 르코르뷔지에의 정의》, 《빛과 공간의 건축가 르코르뷔지에》, 《현대 뮤지엄 건축》, 《르코르뷔지에의 건축 수업》, 《뮤지엄, 공간의 탐구》, 《역사와 현대 건축의 만남》, 《르코르뷔지에 건축의 자연광과 지속가능성》, 《장식과 근대 건축》 등이 있으며, 역서로 《건축을 향하여》, 《프레시지옹》, 《오늘날의 장식예술》, 《느림의 건축을 위하여》, 《작은 집》,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 등이 있다. ▣ 본문 중에서 이 건축의 순간은 더 이상 기계 이전 시대를 맹목적으로 답습하는 보수적 아카데미의 썩어가는, 시체 냄새 풍기는 생산물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건축은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건축은 세계를 지배하는 법칙에 따라 앞으로 나아간다. ―8쪽 집이 하나의 유형이라는 단언은 지금 이 혼란의 시대에 반드시 짚고 넘어갈 가치가 있다. 19세기와 20세기의 연속적이고 수많으며 빠르고 때로는 번개 같은 발견들이 사회의 기초를 뒤흔들고, 우리의 이성과 감수성을 교란시켰다. 그 결과, 죽은 것과 살아있는 것, 굳어진 공식과 가장 대담한 전망들이 뒤엉킨 불협화음의 결산이 우리 앞에 놓였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신이 우리에게 왔다. 그것은 우리의 현재 상황에 대한 자각과 과거에 대한 연구로부터 비롯됐다.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고, 새로운 사회와 새로운 인간이 출현했다는 것이다. ―46쪽 기계주의의 돌풍 아래, 지금까지 통용되어 온 모든 수단이 무너져 내리자, 더 이상 과거의 궁전은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됐다. 게다가 최근 수십 년간 아카데미들이 산출해 낸 궁전은, 궁전이라는 말의 의미를 끔찍하게 더럽혔다. 궁전은 더 이상 고귀함의 상징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로지 천박한 허영의 이미지에 지나지 않았다. 궁전은 어떤 건전한 정신, 어떤 순결한 영혼에게도 합당하지 않았다. 궁전은 이미 부패해 구더기들이 들끓는 썩은 스튜와 같았다. 기계주의 시대의 우리 인간의 위장은, 그렇게 부패 직전의 음식을 더는 소화할 수 없다. ―64쪽 예산은 낭비되고, 과시를 위해 돈은 창밖으로 던져졌다. 건축이라는 진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단지 하나의 유행, 형식적인 정신놀음, 한때 생명을 불어넣었던 정당한 활력과 더 이상 아무런 접점도 없는 서정적인 형상으로 전락했다. 그리고 여기 인간 정신의 가장 비열한 상태인 거짓, 허영, 과장이 드러난다. ―65쪽 우리는 과거로부터 힘을 얻었다. 왜냐하면 과거는 우리에게, 지속적인 명료함과 균형의 조건 속에서 집은 하나의 유형임을, 그 유형이 순수할 때 진정한 건축의 저장인 건축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궁전의 존엄에까지 이룰 수 있음을 증명해 주었기 때문이다. ―78쪽 집은 하나의 궁전이다. (…) 궁전은 하나의 집이다. 나에게 남은 과제는 그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내가 여러분께 말씀드릴 제네바의 궁전은 나라들의 집, 곧 국제 사회의 행정의 집이다. 그것은 하나의 유기체이며, 특정한 목적을 향한 기계다. 그것은 거주를 위한 기계다. ―88쪽 집은 궁전이다. 이것이 지금 진행 중인 논의다. 우리는 집을 궁전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통일성의 원리라는 절박함 속에서, 궁전은 집이 될 것이다. 국제연맹 청사 건립을 위한 국제 설계공모전은 거대한 실험의 기회였다. ―90쪽 오늘날 우리 시대는 무엇보다도 빛을 필요로 한다. 이제 정주하는 존재가 된 우리는 빛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과업의 문턱에서 우리는 우리 안에서나 주위에서나 분명히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현대적인 행동 프로그램이며, 특히 국제연맹 프로그램 그자체다. ―112쪽 우리는 어떤 아카데미 공식도 쓰지 않았다. 분류된 기둥, 필라스터, 박공, 처마 장식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 요소들은 모두 거짓이기 때문이다. 그 거짓을, 국제연맹 고등사무국과 이 건축 문제에 관여한 대사들은 건축의 살이라 부르지만, 나는 그것을 시체, 위험한 살이라 부른다. ―188쪽 선들의 서정성, 구성의 시적 질서, 자연에 대한 헌신적 행위, 건축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하게 품위 있는 자세로 맞서는 것, 정직하고 대담하게 건설하는 행위, 빛을 구석구석까지 퍼뜨리는 행위, 모든 기생적 요소의 길을 차단하는 행위.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정직한 사람의 가장 근본적인 성실성, 즉 배정된 예산에 정확히 맞는 비용으로 건물을 설계하는 것(세 배, 네 배가 아니라! 오, 조약과 법을 수호하는 국제연맹이여!)—이러한 미학은 아카데미즘의 표현이 아니다. 그것은 윤리의 표현이다. 그것은 한 개인의 정신적 상태의 표현이며, 개인적 태도의 발현이다. ―188쪽 이 공모전 사건의 초기부터 관여한 한 인물은 이렇게 말했다. “이 공모전은 처음부터 짜여 있었다. 아카데미가 실행자로 내정되어 있었으며, 공모전은 단지 허울이었다. 게다가 국가적 야망이 거칠게 표출되자, 정치적 이해를 충족시키려 네 건축가를 타협안으로 정한 것이다. 선택된 것은 공모안이 아니라, 특정 국가와 아카데미 건축가들이었다. (공모전이라는 희극은 337명의 참가자에게 2,000만 프랑 이상을 허비하게 했다!)” 세계 언론은 이 술책을 가리켜 “청사 스캔들”이라고 불렀다. ―219~2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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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명작이 주는 감동과 울림의 문장 수업 이병수 지음 | 140*200 240쪽 | 무선 | 18,000원 | 2026년 7월 10일 ISBN 978-89-8222-830-8 (03800) ▣ 책 소개 오셀로, 안티고네, 마담 보바리, 죄와 벌, 동물농장, 신곡,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의심하고, 질투하고, 욕망하는 존재인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 삶을 채우는 고전 읽기 두 번째 수업! 지적이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가는 영미 유럽 명작 고전은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다. 『동사 수업』으로 독자들에게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전한 이병수 교수가 이번에는 『문장 수업』으로 돌아왔다. 『문장 수업』은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단테의 『신곡』,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등 인류의 지적 유산으로 남은 18편의 고전 명작을 통해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곳을 탐색하는 책이다. ‘선택하다’, ‘신뢰하다’ ‘고백하다’ ‘복수하다’ ‘질투하다’ ‘실성하다’ ‘창조하다’와 같은 동사를 키워드로 삼아 고전 속 문장을 새롭게 읽어낸다. 전작 『동사 수업』이 인간의 밝고 긍정적인 면을 조명했다면, 『문장 수업』은 인간 내면의 불안과 욕망, 질투와 후회, 죄의식과 구원 등 복잡하고 어두운 감정까지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독자를 이끈다. 저자 이병수 교수는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문학 철학 언어를 넘나드는 강의를 진행해 왔으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신곡』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장미의 이름』 등 50여 편의 고전 명작을 해설한 강의로 수년간 독자와 수강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어 왔다. 이 책을 쓴 주된 이유도 수업을 듣고 그 감동을 책으로 읽고자 하는 여러 수강생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읽는다는 것은 우주를 해석하는 일이다” 저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문학의 주된 질문은 ‘인간은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대에 어떻게 사유하는 인간상을 실현할 수 있을까? 그는 이런 질문에 “전공이나 취업 등을 위해서만 시간을 쓰지 말고 백 권 정도의 고전 명작을 읽으세요”라고 답한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정보를 대신 생산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더 깊은 사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고전 명작 속 문장들을 통해 인간이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선택하고 사랑하며 견뎌야 하는지를 묻는다. 또한 작품의 배경과 작가의 삶, 핵심 문장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통해 독자들이 고전을 자신의 삶으로 끌어올 수 있도록 돕는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는 ‘읽는다는 것은 우주를 해석하는 일이다’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우주는 우리가 읽어야 할 책이고, 읽기는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독하고 해석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문장 수업』은 더 넓은 세계를 이해하고 더 품위 있는 인간으로 성장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가장 지적이고 아름다운 고전 읽기의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 차례 들어가는 말 Ⅰ 선택 기다리다, - 사무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거부하다, - 알베르 카뮈, 『페스트』 선택하다, -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복수하다, - 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 Ⅱ 신뢰 의심하다, - 윌리엄 셰익스피어, 『오셀로』 질투하다, -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욕망하다, -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믿다,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Ⅲ 고백 고백하다,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정화하다, -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연옥 편) 숭배하다, -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Ⅳ 고난 굶주리다, - 조지 오웰, 『동물농장』 실성하다, - 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 죽다, - 윌리엄 포크너,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구원받다, -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천국 편) Ⅴ 창조 읽다, -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경탄하다, - 버지니아 울프, 『등대로』 창조하다 - 제임스 조이스, 『젊은 예술가의 초상』 • 번역/인용문 출처 표기 ▣ 지은이 : 이병수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의 교수로 재직하며, 필수 교과목 가운데 하나인 ‘인간의 가치 탐색’을 중심으로 문학, 철학, 언어를 아우르는 강의와 연구를 진행해 왔다. 프랑스 Montpellier III 대학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동서양의 문예에 대한 다수의 연구논문을 썼다. 주로 고전과 유럽 문명 강의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 외에도 시니어 인문대학 특강은 삶의 지평을 높이는 인문학 강의로 평가받고 있다. 수원선경도서관 등에서 50편이 넘는 고전 명작에 대한 강의를 수년간 인기리에 진행했다. 저서로 『동사 수업』, 역서와 공저로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 『드라큘라』, 『청춘은 책의 날개 위에 꽃핀다』 등이 있다. 『동사 수업』과 『문장 수업』은 ‘고전’에 대한 사색의 글이다. ▣ 책 내용 들어가는 말_나는 종종 학생들에게 진심을 담아 호기롭게 말한다. “전공이나 취업 등을 위해서만 시간을 쓰지 말고 백 권 정도의 고전 명작을 읽으세요. 그러면 여러분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어요.” 그렇다. 고전 명작을 읽는 일은 완전히 다른 인간이 되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것도 현재의 나보다 월등히 품위 있고 지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탁월한 방법이다._이병수(저자) 선택_선택은 가치판단이다.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다. 여기 두 여인이 삶과 죽음을 가르는 선택 앞으로 서로를 눈물로 위로하는 장면이 있다. 그녀들은 기구한 운명을 안고 태어난 자매이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언니 안티고네는 죽음의 길을 선택하고, 동생 이스메네는 목숨을 구하는 쪽을 선택한다. 그렇다면 언니는 왜 죽음을 불사하는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 걸까?_[선택하다, 40쪽] 신뢰_플로베르는 불륜이라는 통속적인 소재를 축으로 삼아 순수하면서도 정열적인 엠마를 내세워 인간의 행복과 불행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또한 과대망상, 자기 환상을 뜻하는 보바리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만든 이 소설은 육체와 정신이 빚어내는 욕망의 본질에 대해 해부하고 있다. …욕망은 현실을 왜곡한다. 결혼한 후 엠마가 불행하다고 느끼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_[욕망하다, 91-92쪽] 고백_아름다움은 그의 일생에서 최고의 가치다. 그는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두 가지를 숭배했다. 젊음과 예술이었다. …도리언은 훤칠하고 백옥같이 고운 피부와 붉은 입술, 날카로운 콧날을 가진 젊은이로 누구나 흠모하는 외모를 가졌다. 이십 대의 청년임에도 십 대처럼 순수해 보이는 도리언은 여인들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찬탄의 대상이었다. _[숭배하다, 140-141쪽] 고난_아버지와 아들은 술에 취해 있고,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던 엄마 메리는 솜씨 서툰 여학생이 연주하는 것처럼 쇼팽의 왈츠 곡을 연주하다가 갑자기 가족들이 있는 거실의 문간으로 나온다. 그런 모습을 보며 큰아들 제이미가 외친다. ‘오필리어 등장!’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에서 사랑 때문에 미친 사람이 되고, 결국 물에 빠져 익사하는 비극적인 인물 오필리어에 자기 어머니를 비유한 것이다._[실성하다, 170쪽] 창조_바이올린이나 기타, 피리처럼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들은 속이 다 비어 있다. 울림의 현상인 공명(共鳴)은 특정한 진동수에서 커다란 진폭으로 소리가 나는 것을 말한다. 그 울림의 소리는 빈 공간에서만 발생한다. 나의 몸과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생각이 많으면 사고의 속도가 느리고 질서를 잃게 된다. 머릿속이 복잡하여 번뇌에 시달리게 되면 몸의 감각도 무뎌진다. 그러므로 의식이 혼돈을 겪고 있을 때는 마음의 울림을 느끼기 어렵다. 감탄의 탄성은 몸과 마음이 비워져 가벼워질 때 발생하는 울림의 현상이다._[경탄하다, 218-2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