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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분야 입학 정원 증원,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 신설

2024-06-24 교육

이과대학에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가 신설된다. 교육부의 2025학년도 첨단분야 학생 정원조정 결과에 따른 결과로 오는 2025학년도에 88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33명 증원으로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 88명 선발
소재·발광소자학 및 구동소자·시스템학 등 2개 세부 전공으로 운영


교육부의 2025학년도 첨단분야 학생 정원조정 결과가 공개됐다. 국가 간 첨단분야 경쟁 심화로 관련 분야 우수 인재 양성이 국가 경쟁력의 중요 요소가 되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이 급변하는 산업계 현황에 대응할 수 있게 첨단분야 정원조정을 시행해 왔다. 편입학 여석(餘席)과 결손 인원(1·2학년 중도 이탈)을 활용해 첨단학과를 신·증설할 수 있는 정책이다.

경희대는 교육부의 정책에 발맞춰 2022학년도부터 첨단학과 신설을 시도해 왔다. 지난해에는 편입학 여석을 활용해 전자정보대학에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했고, 2022학년도에는 경영대학 빅데이터응용학과, 소프트웨어융합대학 인공지능학과, 생명과학대학 스마트팜과학과를 신설한 바 있다.

2년간의 노력 끝에 선정, 미선정 경험 분석해 학부 단위 변경
2025학년도에는 이과대학에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가 신설된다. 이에 따라 정원도 조정된다. 기존 정보디스플레이학과의 55명 정원에서 33명이 증가한 88명을 선발한다. 이번 증원은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의 교육과정에 대한 기대감과 미래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정원 조정은 2년간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정보디스플레이학과는 지난해에도 학과 단위 체계로 첨단기술 분야 정원 증원을 신청했지만, 미선정됐었다. 이에 미선정 사유를 분석한 뒤, 학부 단위 교육과정 운영 및 융합·연계 교육 강화를 제안해 교육부로부터 첨단기술분야 정원 증원 대상에 선정돼 내년부터 학부 단위 변경 및 정원이 증원된다.

디스플레이는 정보를 화면에 구현하는 영상표시장치인데, 한국이 2004년부터 17년간 세계 시장 점유 1위를 유지한 산업이다. OLED 분야에서도 2007년부터 16년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시장을 선도했다. 세계 최초의 롤러블 TV, 폴더블 OLED 등을 선보였고, 한국의 OLED 생산 기술력은 경쟁국보다 3~5년까지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은 2022년 기준으로 GDP의 4.3%, 국가 총수출의 3.1% 차지하는 분야기도 하다. 시설투자도 반도체에 이어 두 번째로 꼽힌다. 최근에는 프리폼,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프리미엄 전자제품의 수요 증가와 자동차·투명·AR/VR 등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장의 확대로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차세대디스플레이 시장의 혁신을 견인하고 있지만 중국, 일본, 대만 등 경쟁국의 추격 또한 거세지고 있다. 이에 경쟁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기술 선도 지위 유지를 위해 창의적·융합형 고급 디스플레이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

세계 최초로 학부 과정 정보디스플레이학과, 관련 분야 선도 위해 학부 단위로 확대
경희대는 2004년 세계 최초로 학부 과정에 정보디스플레이학과를 개설했다. 이후 20년 동안 800여 명의 학부 졸업생과 452명의 석·박사를 배출해 왔다. 이 학과는 차세대디스플레이 산업과 직접 관련된 산업 연계형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며 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학과를 개설하던 때부터 학문의 특성에 맞춰 물리, 화학·재료, 전기·전자 분야 전문가로 전임교원을 구성했고,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본 이론과 실험·실습이 잘 어우러진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정보디스플레이학과 신설 당시의 디스플레이는 LCD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 컴퓨터 모니터나 TV에 주로 활용됐다. 이에 따라 정보디스플레이학과의 교육과정은 리지드 OLED와 LCD가 중요한 디스플레이 기술이었을 때 수립됐다. 하지만 발전하고 있는 차세대디스플레이 분야의 교육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정보디스플레이학과 김정호 교수는 “차세대디스플레이 기술의 종류는 다양하고, 기술별로 요구되는 전공 지식이 다르다. 이런 이유로 한 개의 학과 단위 교육과정으로 차세대디스플레이 분야가 요구하는 여러 지식을 망라하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는 이러한 단일학과 교육과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차세대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위해 학부 체계를 담고 있다.


이번 정원 조정은 2년간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 정보디스플레이학과는 지난해에도 학과 단위 체계로 첨단기술 분야 정원 증원을 신청했지만, 미선정됐었다. 이에 미선정 사유 분석 후 학부 단위 교육과정 운영 및 융합·연계 교육 강화를 제안해 교육부로부터 첨단기술분야 정원 증원 대상에 선정됐다.

융합 분야인 차세대디스플레이 분야, 융합전공으로 인력 양성
차세대디스플레이는 국가가 강조하고 있는 신기술 분야다. 교육부는 2023년 ‘첨단분야 인재 양성 전략’을 발표하며 5대 핵심 분야 22개 신기술을 선정했고, 첨단부품·소재 핵심 분야에 차세대디스플레이를 포함했다. 또한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지정된 12대 국가전략기술과 50대 중점기술 중에 디스플레이 분야가 포함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는 프리폼 디스플레이,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중점기술과도 직접 연관된 분야다.

복합적인 차세대디스플레이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는 융합전공 형태로 구성했다. 정보디스플레이학과와 물리학과, 화학과 등이 참여하는데, 물리학과와 화학과는 수도권 대학 특성화 지원사업(2005~2009년), BK21 PLUS 사업(2013~2020년), BK21 FOUR 사업(2020~2027년) 등을 통해 정보디스플레이학과와 오랜 기간 연계·협력했다.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는 ‘세계 최고의 차세대디스플레이 전문인재 양성’을 목표로 기존의 정보디스플레이학과 교육과정을 유지하며, 차세대디스플레이 소재·소자·공정·시스템 분야의 설계와 분석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려 학부 내에 ‘소재·발광소자학 전공’과 ‘구동소자·시스템학 전공’ 등 두 개의 세부 전공을 구성했다.

세부 전공 교육 범위 교육 목표
소재·발광
소자학
· 차세대 유·무기 소재
· OLED 또는 LED 발광소자
· 디스플레이공정 및 장비
· 유·무기 소재에 대한 물리·화학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OLED 또는 LED 발광소자를 이용한 프리폼 디스플레이와 같은 혁신적 차세대디스플레이 설계 및 공정 전문가 양성
구동소자·
시스템학
· TFT 구동소자
· 구동회로 및 집적회로
· 광학 및 AR/VR 시스템
· TFT 반도체 구동소자에 대한 물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초고밀도, 초저전력 특성이 요구되는 차세대디스플레이 구동회로 및 광학 시스템 설계 및 분석 전문가 양성

“학부 과정으로 관련 분야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과정 개설 가능”
교육과정도 융합학문인 디스플레이의 특성을 반영해 구성됐다. 1, 2학년은 세부 전공 구분 없이 차세대디스플레이 이해와 분석의 기반인 물리, 화학, 전자공학 분야의 전공 기초와 전공 기반 교과목을 공통으로 이수한다. 이를 통해 학생이 적성과 흥미에 맞는 세부 전공 분야를 탐색할 수 있게 구성했고, 2학년 2학기 종료 시점에 세부 전공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심화 교육을 받는다.

3, 4학년에서는 각 세부 전공별 전공 심화 교과목 외에 공통 과정으로 산업체 강의, 해외 전공 연수, 프로젝트 기반 학습 교과목 등을 개설해 학생들의 문제해결력을 기르게 돕는다. 또한 학부 내 두 개의 세부 전공이 연계된 AR/VR디스플레이 마이크로디그리, LED/OLED회로설계 마이크로디그리도 개설된다. 김정호 교수는 “학부 교육과정을 통해 프리폼, 무기발광, AR/VR 등 차세대디스플레이 기술별 유·무기 소재로 시작해 소자, 모듈, 회로, 시스템 등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과정 개설이 가능해졌다”라고 전망했다.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는 △유기소재·발광소자 △무기소재·발광소자 △공정 및 장비 △TFT 및 구동소자 △구동회로·시스템 △광학 및 AR/VR 등의 핵심 교육영역을 설정해 다양한 교과목을 개설한다. 이에 따라 기존 정보디스플레이학과에서의 49개 과목에서 68개로 개설 과목 수가 증가할 계획이고, 향후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의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 동향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신규 교과목을 개발하고 기존 교과목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차세대디스플레이 분야 인재 양성, 최첨단 교육, 산학협력 메카로 성장 기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민성욱 학과장은 “2004년 세계 최초로 학부 과정에 디스플레이를 전문으로 교육하는 학과를 개설했고, 2025년부터는 세계 최초로 학부 체제로 디스플레이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됐다. 학부 과정 신설을 통해 차세대디스플레이 연구 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우수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학부 과정 신설을 통해 그동안 디스플레이 분야 전문 교육기관으로 축적한 교육과정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세대디스플레이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인재 양성, 최첨단 교육 및 산학협력의 메카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정보디스플레이학과는 오는 여름방학 기간부터 학부제 시행에 따른 다양한 사항을 준비할 계획이다. 교육과정 시행 세칙과 학부 명칭 변경, 실험/실습을 위한 공간 확충 등인데, 재학생과의 소통을 통해 관련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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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OOC에 개설되어 주목받은 강의를 책으로 이 책의 전신은 K-MOOC의 인기 강의 〈21세기의 놀이하는 인간: 컴퓨터 게임 개론〉이다. 팀 티칭으로 게임학 전공자 우탁 교수, 게임 기반 교육 전공자 이상민 교수, 각각 멀티미디어, 햅틱스, 네트워킹을 연구하는 세 명의 공학자 서덕영, 전석희, 이성원 교수가 참여하였다. 수천 명이 이 강의를 수강하였고, K-MOOC의 대표적인 과목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이 책에는 강의의 핵심과 수강생들이 특히 궁금해하던 내용, 최근 몇 년 기술 변화와 미래 예측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현대 오락 관련 기술의 발전을 견인하는 산업은 영화와 게임 분야이다. 이들 분야에서는 VR/AR 비디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로봇, 네트워킹 기술이 필요하여 막대한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게임에서 사용하는 기술이 거꾸로 군수 기술로 활용되기도 한다. VR로 하는 비행 전투 훈련이 좋은 예이다. 오락 산업에서는 일상생활에서는 만날 수 없는 강렬한 상황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찾아 떠났듯이 새로운 시도가 계속된다. 군사 기술은 효과적인 파괴를 목적으로 개발되는 것과 달리, 놀이는 즐겁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기술은 물론이고 미학이나 스토리텔링, 심리적인 요소가 중요하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소통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이 게임을 잘 만들 수 있다. 이 책이 그 시작이 되어줄 것이다. 제1장. 인간은 언제나 놀이를 원한다 '놀이'는 인류의 문화, 종교, 법률의 근본이 되는 원시 본성이다. 근대에 들어서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를 추구해 왔지만, 합리성에는 인간의 존재 방식을 한계 짓는 면이 있다. 20세기가 대량생산을 추구하는 '일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의 시대였다면, 21세기에는 일하는 인간의 시대가 아니라 놀이하는 인간인 호모 루덴스의 시대이며, 그러한 의미에서 기술과 놀이의 결합인 '게임'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제2장. 게임의 역사와 장르 반세기 동안의 짧다면 짧은 역사에서 일어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다. 발전한 기술이 새로운 컴퓨터 게임을 낳고, 컴퓨터 게임이 새로운 기술 출현 동기가 되는 선순환 구조를 설명한다. 이에 따라, e스포츠라는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재미의 의미 분석이 학문적으로도 중요해졌다. 그러나 컴퓨터 게임은 이에 포획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로 분화하고 있다. 제3장. 게임 디자인 컴퓨터 게임을 설계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면을 미학, 스토리텔링, 미케닉, 기술이라는 4요소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플레이어가 게임에 재미를 느끼게 하고, 완전히 몰입하여 오랜 시간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 데는 기술적 요소를 포함한 수많은 심리적 트릭 및 스킬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게임에 시간, 공간, 스토리텔링 등 여러 요소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제4장. 게임을 게임답게 하는 기술 컴퓨터 게임은 현대 기술 없이는 구현될 수 없다. 게임 기술은 21세기 기술의 종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실감 나는 간접경험을 위한 기본적인 시각, 청각, 촉각 입출력 기술과 더불어 가상현실용 고글(HMD)이나 핸들 컨트롤러, 햅틱 장갑, 전신 햅틱 장치, 4D 의자, 제자리 걷기 트레드밀 등의 기기와 작동 원리를 살펴본다. 제5장. 게임을 위한 미래 기술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미래로 갈수록 현실 세계는 가상 세계의 일부분이 되고, 가상 세계는 현실 세계의 일부가 될 것이다. 게임은 초실감 몰입 기술로 메타버스에 익숙한 미래 세대에게 적합한 형태로 점차 바뀌어나가고, '기능성 게임'과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결국 일과 놀이의 구분조차 없어질 가능성을 점친다. 차례 서문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제1장. 인간은 언제나 놀이를 원한다 호모 파베르에서 호모 루덴스로 놀이하는 인간 컴퓨터 게임 개입의 욕망 | 가상현실 속의 진정성 | 컴퓨터 게임과 행복 재미이론과 몰입이론 게임의 '구성 요소'와 '플레이 이유'는 무엇인가? |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몰입 메커니즘 | 지속적인 몰입과 즉각적인 몰입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컴퓨터 게임 허드렛일 전쟁 | 퀘스트 투 런 | 데이 인 클라우드 | 폴드잇 제2장. 게임의 역사와 장르 콘솔게임의 역사 사용 기술의 발전 | 그래픽의 발전 | 상호작용의 발전 | 각 세대별 대표 콘솔 | 아타리 쇼크 | 3세대 게임 콘솔의 부활 | 콘솔게임의 현재 | 코로나19와 게임 | 콘솔게임의 발전 전망 e스포츠의 현재와 미래 e스포츠의 현재 | e스포츠의 미래 게임의 여러 종류 다양한 게임 장르 | 최초의 게임 장르, 슈팅 게임과 스포츠 게임 | 어드벤처 게임 | RPG와 전략 게임 제3장. 게임 디자인 게임 개발에 수학과 물리가 쓰인다고요? 게임의 4요소 : 미학, 스토리, 미케닉, 기술 게임 플레이어 게임 미케닉 게임 밸런스 게임 컨트롤 흥미 커브 | 간접제어 타자들 멀티플레이어 게임 | 트롤링 | 게임 관중 | 게임 커뮤니티 제4장. 게임을 게임답게 하는 기술 오감 처리 기술 간접경험의 도구로서의 게임 | 간접경험을 위한 핵심 기술 | 입출력장치의 중요성 출력 기술 시각 출력 기술 | 청각, 촉각 출력 기술 입력 기술 전통적 입력장치 | 체감형 입력장치 | 체감형 입력장치를 위한 기술 게임에서의 인공지능 그럴듯한 반응이란? | 콘텐츠 다양화를 위한 인공지능 제5장. 게임을 위한 미래 기술 초실감 몰입 기술 차세대 몰입형 시각 디스플레이 기술 | 차세대 촉감 디스플레이 기술 차세대 몰입형 출력 기술 게임화 및 기능성 게임 게이미피케이션 게임과 메타버스 초실감 게임 나가며 참고문헌 사진/그림 출처표기 저자 소개 서덕영 경희대학교 전자정보대학 명예교수. 생산기술연구원에서 HDTV 연구 개발에 참여하였고, 이후 경희대학교 교수로 멀티미디어 전송 시스템에 관한 연구와 개발을 하였다.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 국제표준화회의에 한국 대표로 20여 년간 참가하였고, 관련해서 국제 등록특허 70여 건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저소득국가의 정보 통신 기술(ICT) 교육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10대를 위한 적정기술 콘서트》(공저)에서 ICT 분야 적정기술을 소개하였고, 《기술윤리》(공저)에는 놀이 신학(Play Theology)의 입장에서 컴퓨터 게임을 바라보는 글을 썼다. 우탁 경희대학교 메타버스학과 교수. 디지털 게임 및 게임학 전문가로 기능성 게임, 게임화, VR/AR/MR/XR 및 메타버스 콘텐츠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KAIST 엔터테인먼트 공학연구소 연구원(2007~2010),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빙교수(2010~2012),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게임융합미디어연구센터 센터장(2012~2013)을 거쳐 2013년부터 경희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게임 미디어 분야의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고 있으며, 2017~2020년에는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과 이사를 역임했다. 저서로 《메타버스의 미래, 초실감 기술》(공저) 등이 있다. 전석희 경희대학교 메타버스학과 교수. 가상현실을 위한 햅틱스 기술 분야의 권위자다. 데이터 기반 햅틱 모델링/렌더링 기술, 효율적인 햅틱 콘텐츠 제작 기술, 신소재를 이용한 햅틱 장치 개발, 혼합현실 환경에서의 햅틱 렌더링, 의료 훈련을 위한 시각·촉각 증강현실 프레임워크 등을 연구하고 있다. 2015년 한국햅틱스연구회에서 ‘젊은 연구자상’, 2019년 ACM Virtual Reality Software and Technology 학회에서 180여 편의 논문 중 1등인 ‘최우수 논문상’, 2017년 유비쿼터스 지능로봇 국제학술대회(URAI 2017)에서 ‘우수 논문상’, 2019년 World Haptics 학회에서 ‘최우수 학생 경연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메타버스의 미래, 초실감 기술》(공저) 등이 있다. 추천의 글 직접 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장래의 희망으로 발전시키는 젊은 세대도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게임 개발을 원해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게임이 재미있어서 만들고 싶었다고 하면서도 게임을 제대로 이해하는 학생이 거의 없습니다. 《21세기의 놀이하는 인간: 컴퓨터 게임과 미래 기술》은 그저 재미의 대상으로 막연하게 게임에 대해 동경하는 학생들에게 게임의 본질과 기술에 대하여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될 것입니다. 특히 집필진이 게임뿐 아니라, IT 분야 전문가로 구성되어 보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게임 관련 직업을 고려하는 학생뿐 아니라 현대 게임과 게임 기술에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제공할 것입니다. - 황보택근 (가천대 게임전문대학원 초대원장/교수) e스포츠 감독이자 현재 대학에서 e스포츠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깊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게임을 단순한 산업이나 기술의 결과물로만 보지 않고, 인간 본연의 ‘놀이’에서 출발해 콘솔게임의 태동, e스포츠의 성장, 장르의 다양성과 기술의 진화를 촘촘히 풀어낸 점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VR·AR·메타버스 같은 미래 기술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왜 우리나라 e스포츠 선수들과 학생들이 게임에 몰입하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게임을 사랑하고, 그 세계를 더 깊이 알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권합니다. - 강현종 (방송인, e스포츠팀 감독) 이 책은 제가 몸담았던 게임이라는 역사에 대해서 새로운 깊이로 이해하게 해주었습니다. 아타리 쇼크와 다이얼 방식으로 시작되고 발전한 컨트롤러 그리고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e스포츠까지. 게임을 좋아하거나, 이 세계의 역사를 이해하고 싶은 모든 게이머에게 큰 도움을 줄 책입니다. - 박상면/Shy (前 LoL 프로게이머) 이 책으로 컴퓨터 게임의 현재까지의 발자취와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게임 메커니즘을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닐 수 있습니다. 1999년, 한국인이면 누구나 한번쯤 접하고 즐긴 오락을 온라인 게임으로 만든 초기 세대로서,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을 응원하고, 미래 하이테크와 접목된 새로운 즐길 거리를 기대합니다. - 강지수 (한게임 창립멤버, 현 한시간컴 대표) 책 내용 서론_시기적으로 온라인 교육 K-MOOC 사업이 마침 시작되던 때였다. 결국 이때의 인연이 이어져 그 사업에 선정되어 오천만 원 이상의 금액을 지원받고 〈21세기의 놀이하는 인간: 컴퓨터 게임 개론〉이라는 수업을 열 수 있었다. …전국에서 수천 명 학생이 수강하였고, K-MOOC의 대표적인 과목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이때 준비한 강의의 핵심과 수강생들이 특히 궁금해하던 내용, 최근 몇 년간의 변화와 미래 예측을 담아서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그러니 어쩌면 이 책도 향연과 놀이문화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_[8-9쪽] [제1장] 인간은 언제나 놀이를 원한다_'놀이의 비합리적 특성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합리적인 존재 이상의 존재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대부분 합리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 그런데 합리성에는 항상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깨고 존재를 확장하려면, 합리적인 삶에서 못해 본 것을 할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하다. 놀이를 통해 마법의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 마법의 세계를 경험하면, 실제 삶도 풍성해지고 확장된다._[20-21쪽] [제2장] 게임의 역사와 장르_아타리 쇼크가 남긴 파장은 상당히 컸다. 일단 아타리 쇼크 이후,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게임산업 자체에 대한 실망과 분노, 게임 관련 산업체 입장에서는 연쇄적인 도산으로, 그 누구도 비디오게임이라는 단어 자체를 언급하고 싶지 않아 했으며, 비디오게임이라는 단어 자체가 일종의 금기어가 되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 비디오게임을 만들던 사람들은 개인용 컴퓨터인 PC의 등장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컴퓨터 게임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_[88쪽] [제3장] 게임 디자인_게임 디자인의 중요한 목표는 플레이어의 계속적 몰입이다. 플레이어의 게임 숙달 정도에 따라 새로운 도전을 맛보게 해야 한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항상 ‘플로우 채널(flow channel)’에 머물도록 하여야 한다. 플로우 채널의 위쪽은 실력에 비해서 게임이 어려워서 걱정이 생기는 경우이다. 이때, A에서 F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단련해야 한다. 플로우 채널의 아래쪽은 플레이어의 실력에 비해서 게임이 쉬워서 지루해지는 경우이다. 이때 B에서 F로 이동하려면 더 강한 상대를 붙여주거나, 더 어려운 문제를 던져주어야 한다._[183-184쪽] [제4장] 게임을 게임답게 하는 기술_보통은 게임상의 주인공은 게이머 자신이 되는데, 게이머 자신을 게임상에서 어떻게 이동시키는가는 게임 진행상 아주 중요한 상호작용이다. 게임상의 캐릭터는 걸을 수도 있고, 달릴 수도 있고, 수영하며 날기도 한다. 자동차를 몰기도 하고, 심지어는 용을 타기도 한다. 전통적인 게임에서 대부분 캐릭터 이동은 조이스틱 입력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조작하던가, 마우스 혹은 커서 클릭으로 간접 조작한다. …그러면 체감형 시스템에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나의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할까?_[270쪽] [제5장] 게임을 위한 미래 기술_우리 인간은 몸 전신에 촉감 센서, 즉 촉감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 사실 아주 높은 몰입감과 촉감 사실성을 만들어내려면 이론적으로는 전신의 피부와 관절에 동시에 촉감 자극을 해주어야 한다. 전신을 자극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를 시도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입을 수 있는 전신을 감싸는 슈트를 만들고, 이 슈트 내부에 진동, 열, 전기자극, 압력 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구동 소자를 곳곳에 박아두는 것이다._[295-296쪽] 나가며_만일 당신이 그동안 어머니의 잔소리를 견뎌내며 많은 시간을 게임에 보냈다면, 이제 보상을 받을 때가 왔다. …게임을 많이 한 귀하는 이미 메타버스 안에서 자유자재로 여기저기를 찾아다닐 수 있고,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고, 사람들이 가상 우주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익숙하다. 특히 MMORPG를 많이 했다면, 수천의 참여자들이 서로 어울려서 무언가를 하는 세계에서 전체의 흐름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해 나갈지 경험했을 것이다. 이 경험은 한 반에서 20여 명과 교류하는 학교가 줄 수 없는 경험이다._[322쪽]

    • 인간의 가치 탐색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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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 전개의 지구적 문맥 인간의 가치 탐색 “인간은 무엇인가?” 시대와 문명을 초월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 인간과 세계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인간의 가치 탐색’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_문명 전개의 지구적 문맥 편찬위원회 지음 188×254 | 600쪽 | 무선 30,000원 | 2025년 9월 1일 ISBN 978-89-8222-804-9 (03300)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시대와 문명을 초월해 인류가 수천 년 전부터 던져온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다. 그 답을 찾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문명 전개의 지구적 문맥 편찬위원회가 펴낸 『인간의 가치 탐색』은 이 오래된 질문에 대한 새로운 길잡이를 제시한다. 오늘날 우리는 기후 위기, 사회 불평등, 민주주의의 위기, 공동체의 붕괴와 같은 근본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스스로 해답을 만들어내는 힘이다. 『인간의 가치 탐색』은 바로 그 힘, 즉 질문하고 성찰하며 새로운 해답을 발견하고, 발명해가는 인간의 능력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출판사 리뷰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시대와 문명을 초월해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던져온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다. 그러나 그 답을 찾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았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문명 전개의 지구적 문맥 편찬위원회가 펴낸 『인간의 가치 탐색』은 이 오래된 질문에 대한 새로운 길잡이를 제시한다. 문명을 만들고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는 인간 역사의 오류를 수정하며 세계를 변화시켜가는 인간 ‘후마니타스(HUMANITAS)’ 이 책은 인간을 단순히 태어나고 죽는 생명체로 보지 않는다. 대신 인간은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탐구자, 끊임없이 자신과 삶을 만들어가는 발명자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문제 앞에서 단순히 해답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해답을 발명하고, 때로는 과감히 혁신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간의 가치 탐색』은 인간 이해를 위한 ‘세 가지 열쇠’를 제시한다. 첫째, ‘인간은 자기 자신을 발명하는 존재’다. 인간은 성장과 변모를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새롭게 만들어간다. 인간은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탐구자이자 자기 발명자다. 둘째, ‘인간은 해답을 발명하는 존재’다. 인간은 문제 앞에서 기존의 답을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해법을 창안한다. 공자, 예수, 칸트가 남긴 말 역시 “타인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공통 문제에 대한 서로 다른 시대의 해답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언어를 단순히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떤 질문과 문제에 대한 응답이었는지를 파악하고, “그 해답이 지금도 유효한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셋째, ‘인간은 자기 삶을 만들고 발명하는 존재’다. 모든 생명체가 태어나 살다가 죽지만, 인간은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자기 삶에 책임을 지는 점에서 특별하다. 볼테르의 묘비명, 이오덕의 소박한 무덤, 사마천의 “태산보다 무겁고 새털보다 가벼운 죽음”은 모두 “어떻게 살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이었다. 이렇듯 인간은 삶에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며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다. 요컨대 『인간의 가치 탐색』은 인간을 “자기 삶과 해답의 발명자”로 바라보며, 인간이 문명을 전개해오는 과정에서 추구하고 탐색해온 가치들을 추적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인간형 ‘후마니타스(humanitas)’는 문명을 만들고 문명에 참여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는 인간, 문명을 성찰하고 문명의 잘못된 궤도를 수정함으로써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보려는 인간을 말한다. 그는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응답할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온 자다. 문명의 아침이 열린 이후 지금까지 인간이 전개해온 그 모색의 긴 과정이 ‘가치 추구와 탐색의 여정’이다. 『인간의 가치 탐색』을 통해 독자는 오랜 서사의 중요한 순간과 장면들을 만나고, 인간의 사랑과 욕망과 행동의 동기들을, 그의 꿈과 희망의 목표 지점을 이해할 단서들을 발견할 수 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판단과 선택, 사랑과 우정, 욕망과 행복, 개인과 공동체, 나와 타자, 공감과 관용 등 인간 삶의 본질적 주제를 다룬다. 각 장에는 동서양의 고전에서 발췌한 텍스트가 실려 있으며, 이는 단순한 과거의 문헌이 아니라 오늘을 향한 생생한 메시지로 제시된다. 저자는 고전 읽기를 “대화”로 규정하며, 고전이 독자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상상력을 자극해 삶을 다시 발명하도록 이끈다고 강조한다. 공자나 예수, 칸트의 말이 오늘날에도 힘을 갖는 이유는, 그것이 시대를 넘어 오늘 우리의 질문에 응답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기후 위기, 사회 불평등, 민주주의의 위기, 공동체의 붕괴와 같은 근본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스스로 해답을 만들어내는 힘이다. 『인간의 가치 탐색』은 바로 그 힘, 즉 질문하고 성찰하며 새로운 해답을 발견하고, 발명해가는 인간의 능력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나는 이 지상에 왜 없지 않고 있는가? 나는 왜 사는가? 내 삶의 의미와 목적은 무엇이며 누가 주는 것인가? 나는 왜 이것은 좋아하고 저것은 싫어하는가? 나는 왜 친구들을 사랑하고 또 증오하는가? 나를 좌절시키는 것은 무엇이며 그 좌절을 이겨낼 힘을 어디서 얻을 수 있는가? 나는 도대체 누구이며 나를 나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나’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디서 어떻게 형성되는가?” (<책머리에> 중에서) 『인간의 가치 탐색』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이런 근본적 물음에 독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돕는다. 인간은 질문하는 순간 탐구자가 되고, 성찰하는 순간 자기 삶의 발명자가 된다.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은 곧 끊임없이 질문하고 성찰하며 자기 삶을 빚어가는 과정과 같다. 이 책은 그 길을 비추는 성실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차례 책머리에 … 4 CHAPTER 1 호모 에로티쿠스―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1. 내 인생의 세 가지 열정 • 버트런드 러셀 … 20 2. 에로스의 기원과 성질 • 플라톤 … 22 3. 필리아(philia): 우애에 대하여 • 아리스토텔레스 … 34 4. 인(仁)이란 무엇인가 • 배병삼 … 40 5. 공감하는 유전자 • 요아힘 바우어 … 52 6. 에로스와 문명 • 지그문트 프로이트 … 58 7.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 66 8. 남녀의 짝짓기 전략 • 전중환 … 76 9. 세 가지 사랑 이야기 • 오비디우스 … 84 10. 지독한 우정 • 공선옥 … 102 한 조선 여인의 편지 … 50 그때 • 허수경 … 83 CHAPTER 2 소유와 행복의 역설―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1.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 헤로도토스 … 116 2.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 • 로버트 스키델스키/에드워드 스키델스키 … 124 3. 부르주아 사회에서 화폐의 힘 • 카를 마르크스 … 136 4. 현대 문화에서의 돈 • 게오르크 짐멜 … 140 5.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 행복이란 무엇인가 • 아리스토텔레스 … 150 6. 행복이라는 이름의 형벌 • 파스칼 브뤼크네르 … 164 7. 이기적 인간을 위한 변명 • 양주 … 170 8. 행복한 자아를 팝니다 • 에바 일루즈/에드가르 카바나스 … 180 9. 우리는 소비를 통해 무엇을 얻는가 • 장 보드리야르 … 194 10. 보석 • 기 드 모파상 … 208 유용(有用)과 무용(無用)의 사이에서 • 장자 … 158 수바 비구니와 난봉꾼 • 『쿳다까 니까야』의 「테리가타」 … 204 기다리는 사람 • 최지인 … 163 이력서 쓰기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203 CHAPTER 3 자유를 향한 몸짓―우리는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는가 1.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 • 넬슨 만델라 … 216 2. 개인의 탄생 • 로베르 르그로 … 226 3. 자연적 자유에서 정치적 자유로 • 존 로크/장자크 루소/토머스 홉스 … 232 4. 자유론 • 존 스튜어트 밀 … 240 5. 소요유(逍遙遊) • 장자 … 246 6. 군중심리 • 귀스타브 르 봉 … 252 7. 두 가지 자유 • 이사야 벌린 … 264 8. 자본주의와 자유 • 밀턴 프리드먼 … 272 9. 신자유주의와 자유의 위기 • 한병철 … 282 10. 지속 불가능한 자유주의 • 패트릭 드닌 … 290 11. 나는 편의점에 간다 • 김애란 … 300 문화 산업을 통한 대중의 획일화 • 아도르노/호르크하이머 … 258 슬픔이 없는 십오 초 • 심보선 … 299 CHAPTER 4 불환빈 환불균 (不患貧 患不均)―고르지 못한 세상, 어떻게 대응할까 1. 천도(天道)는 있는가 • 사마천 … 314 2. 정언명령 • 이마누엘 칸트 … 322 3. 공리의 원칙에 대하여 • 제러미 벤담 … 330 4. 도덕은 동감에서 나온다: 도덕감정론 • 애덤 스미스 … 334 5. 인간이 인간인 이유: 맹자의 정의론 • 배병삼 … 344 6. 차별 없는 사랑, 겸애 • 묵적 … 358 7. 악의 평범성: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한나 아렌트 … 366 8.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로랑 베그 … 372 9. 수치 • 프리모 레비 … 380 10. 전태일 평전: 바보회의 사상 • 조영래 … 390 11. 안티고네 • 소포클레스 … 400 12. 불평등의 대가: 분열된 사회는 위험하다 • 조지프 스티글리츠 … 422 13. 변명 • 이병주 … 432 기게스의 반지 • 플라톤 … 318 나는 걷는다 • 이문재 … 329 어떤 관료 • 김남주 … 343 CHAPTER 5 환대의 식탁―타인은 내게 누구인가 1. 누가 이웃인가 • 루가의 복음서 … 450 2. 우리는 왜 이웃을 사랑하기 어려운가 • 지그문트 프로이트 … 452 3. 만물은 서로 돕는다: 상호부조론 • 표트르 크로포트킨 … 464 4. 재난 속에 피어난 공동체 • 레베카 솔닛 … 470 5. 협력의 진화 • 리처드 도킨스 … 480 6. 공동체를 지탱하는 사회자본 • 로버트 퍼트넘 … 490 7. 대동서(大同書) • 캉유웨이 … 498 8. 대도시와 정신적 삶 • 게오르크 짐멜 … 510 9. 우정의 조건 • 김현경 … 520 10. 에밀리에게 바치는 한 송이 장이 • 윌리엄 포크너 … 534 얼굴 • 에마뉘엘 레비나스 … 460 공동체에 대한 헌신 • 페리클레스 … 486 영원한 평화를 위한 세 번째 확정 조항 • 이마누엘 칸트 … 530 있다 • 진은영 … 459 방문객 • 정현종 … 529 업힌 • 안희연 … 533 CHAPTER 6 호모 프로스펙투스―더 나은 삶을 향한 꿈 1. 인공 지능의 타자로서의 인간 •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 546 2. 상호의존의 정치학: 돌봄민주국가 • 김희강 … 554 3. 모두를 위한 평등 • 김지혜 … 560 4. 지구의 파괴를 더 이상 성장이라 불러서는 안 된다 • 마야 괴펠 … 570 5. 인기 있는 디지털 자아 • 라우라 비스뵈크 … 580 6.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 588 지은이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_문명 전개의 지구적 문맥 편찬위원회 ·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경희대학교에서는 교양교육을 혁신을 위해 2011년 후마니타스칼리지를 설립했다. 후마니타스칼리지는 2015년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10대 교양 대학으로 뽑혀 국내외에서 교양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교육은 탁월한 개인, 책임 있는 시민, 성숙한 공동체 성원 양성이라는 목표를 지향하며, 이를 위해 중핵교과를 신설하고 시민교육과 사회봉사를 강화했고, 교양교육 내용을 전면 쇄신했다. 후마니타스 교양교육은 탐구 활동에 필요한 비판적 사고력, 합리적 설명의 능력인 과학적 사고, 공감의 공동체 가치를 인지하는 봉사정신, 지구사회의 공통문제를 풀 수 있는 세계시민적 역량과 사회적 소통을 촉진할 수 있는 문화적 능력의 함양을 지향하고 있다 · 고봉준(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_문명 전개의 지구적 문맥 편찬위원회 위원장)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부교수 부산외국어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대학원, 경희대학교 대학원 졸업. 문학박사.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미적근대성 연구: 이상과 김수영 문학을 중심으로」로 박사학위를 받음.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어 등단. 고석규비평문학상, 젊은평론가상 수상. 저서로 『반대자의 윤리』, 『다른 목소리들』, 『모더니티의 이면』, 『유령들』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삶을 사는 것인가? 이웃은 내게 누구이며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세상의 타자들과 내가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어떻게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내 식탁에 어떤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은가?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가? 정의와 연대할 수 있는가? 고르지 못한 세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어찌할 것인가? 정의가 실종하고 정의롭지 못한 일들이 내 인생을 덮칠 때 나는 어떻게 대응하는가? 명령과 복종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때 어찌할 것인가? 미칠 것인가, 도망칠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 불의한 것에 굴복할 것인가? 국가는 내게 무엇이며 애국심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은 사랑과 배반, 성공과 실패, 영광과 수치의 모든 순간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판단을 행사해야 하는 모든 순간에 우리가 만나게 될, 그리고 만날 수밖에 없는 질문들이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질문이며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본질적 질문이다. 이 책은 그 본질적 질문들을 만나고 그 질문의 도전에 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기획되었다. (책머리에) -10쪽 “열네 살 때 나는 자살을 생각했다. 인생이 너무 따분하고 지루했기 때문이다. 그 따분한 인생을 앞으로 수십 년은 더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견딜 수 없었다.” 버트런드 러셀이 『자서전』 (1967~1969)에 써넣은 한 대목이다. 자살을 생각했던 아이는 자라서 한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 옥스퍼드대학교 교수,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을 이끈 인권 운동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되었고 98세까지 살았다. 그가 말년에 돌아본 그의 일생은 열네 살 때 그를 따분하게 했던 그런 인생이 아니었다. 그의 삶을 이끈 뜨거운 열정과 그가 평생을 바쳐 추구한 가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의 글은 그가 자서전에 쓴 프롤로그다. (<내 인생의 세 가지 열정>) -20쪽 사랑이란 무엇인가? 무엇이기에 사람들은 그것 때문에 기뻐하고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는가? 우리를 환희와 비탄, 천국과 지옥 사이를 오가게 하는 것이 ‘사랑(에로스)’이라면 이는 도대체 사랑의 어떤 성질 때문인가? 에로스에 대해 최초의 철학적 탐구를 시도한 사람은 플라톤이다. 그의 대화록 『향연 (Symposium)』은 사랑/욕망이라는 문제를 다룬 강력한 텍스트이며 대학이 계승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사랑과 욕망에 관한 후대의 저작들 가운데 『향연』의 통찰에 빚지지 않은 경우는 없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이 저술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향연』은 어느 날 여섯 명의 아테네 지식인들이 모여 ‘에로스’에 관해 발언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두 편의 발제문이 수록되었다. 하나는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에로스론이고 다른 하나는 소크라테스의 에로스론이다. (<에로스의 기원과 성질>) -22쪽 근대 자본주의가 등장한 이후, 경제학이 인간의 삶을 ‘경제’의 이름으로 설명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좋은 삶’이라는 문제는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좋은 삶 대신 ‘효율적인 삶’ 이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가치(values)’는 ‘효율(efficiency)’로 대체된다. 무엇이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은 어느 것이 가장 ‘효율적’인가 하는 질문으로 바뀌고 좋은 삶 대신 효율적인 삶이 추구되기 시작한다. 효율적인 삶에서는 “내 욕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충족시킬 것인가?”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되고 욕구 충족이 ‘삶의 목적’이 된다. 무엇이 문제인가? 경제학자들은 인간이 어떻게 욕구를 충족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만 말할 뿐 욕구 자체의 문제에 대해서는 애써 침묵한다. ‘욕구’는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비교에서 생겨나는 상대적인 것이므로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충족의 선을 그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충분한 정도’란 없기 때문이다. ‘충분’을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충분’을 추구함으로써 현대인의 삶은 무의미하고 고통스러워졌다. 이런 삶의 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인간의 삶이 어떻게 인간의 삶다운 의미와 목적을 회복할 수 있을까? 스키델스키 부자가 저서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에서 모색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문제에 대한 해답이다. 경제학, 철학, 정치학을 두루 공부한 그들은 어떤 해답을 내놓고 있는가?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 -124쪽 현대사회에서 ‘행복’은 ‘의무’의 일종으로 간주된다. 행복이 각자의 의무로 간주되면서 행복을 획득하지 못한 사람은 무능하고 불행한 인간이 되고 만다. 그는 행복해야 할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자신을 행복하게 할 책임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불행감에 사로잡힌다. 자기가 무능한 인간이라 인식하는 순간 사람들은 그 무능력이 드러날까 두려워 행복한 척 연기하기도 한다. ‘건강’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인들은 먹는 즐거움을 잃어버리고 대신 건강을 위해 음식의 재료와 성분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현대사회는 사람들에게 건강을 ‘의무’로 부가하고 있다. 현대인은 행복 때문에 오히려 불행해져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브뤼크네르는 말한다. 행복을 좇는 일이 일종의 형벌이 되고 “나는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 시민의 의무가 되어버렸다는 브뤼크네르의 진단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브뤼크네르가 현대인의 행복 추구 방식에서 진정으로 문제 삼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 행복이 의무로 여겨질 때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행복이라는 이름의 형벌>) -164쪽 신자유주의 이후에 우리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더 자유로워졌을까? 우리는 신자유주의가 불러온 변화를 이미 경험했고 지금도 경험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정부들이 시장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실업과 비정규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노동시장이 불안정해졌다. 친기업적 행보와 복지재정 축소는 불평등을 확대하고 서민들의 경제적 삶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신자유주의가 야기한 가장 치명적인 변화는 시장가치 또는 시장원리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으로 스며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무엇이든 돈이라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시대에 살게 되었고, 무한 경쟁과 승자독식이라는 시장적 가치가 개인의 일상을 지배하게 되었다. (<자본주의와 자유>) -272쪽 무엇이 정의인가? 『국가론』에서 트라시마쿠스는 “권력이 정의다”라고 나서고 소크라테스는 “변덕은 정의가 아니다”라며 정의의 불변 토대를 제시한다. 아리스토텔레스도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정의의 문제에 매달린다. 도스토옙스키 소설 『죄와 벌』에서는 세상의 불의 때문에 실성해버린 한 여자가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라며 시장 바닥을 헤맨다. 그 미친 여자의 후예들은 지금도 소설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 장을 열기 위해 선택된 글은 뜻밖에도 2천 년 전 역사가 사마천이 『사기』를 쓰면서 제기한 질문 — “하늘의 도리[天道]라는 것이 과연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오랜 기간 중국인의 세계관과 윤리, 인식론과 존재론의 토대가 되고 세상을 바르게 할 도덕적 질서와 정의의 기초이자 통치 권력의 근거로 여겨진 것이 천도다. 그 ‘천도’를 향해 사마천은 “이것이 천도란 말인가?”라고 묻고 있다. 『사기』 전편을 통틀어 이처럼 신랄하고 절절한 질문이 따로 없다. 그것은 고르지 못한 세상을 향한 사마천의 항의다. (<천도(天道)는 있는가>) -314~315쪽 여러분은 어떤 행동을 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따지는가? 혹 그 행동이 선한지 악한지를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를 먼저 따지지 않는가? 더 단순히 말하면 인간은 일단 괴롭고 힘든 일은 무조건 피하고 즐겁고 기쁜 일을 좇는 성향을 갖고 있지 않은가? 그것이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는 본능적 방식 아닌가? 그렇다면 이 같은 행복 추구 본능에 따라서 선과 악을 판단할 수는 없는가? 어떤 행동의 ‘결과’가 나의 행복을 증진하고 더 나아가 다수의 행복을 증진한다면 그 행동은 옳은 것이 아닌가? 이처럼 현실적인 판단 기준을 두고 왜 우리는 그 이상의 도덕적 행동 기준을 생각해야 한단 말인가? (<공리의 원칙에 대하여> 해설 중에서) - 330쪽 「루가의 복음서」의 사마리아인 이야기는 유대인의 이웃이 아닌 자가 유대인을 구출한 이야기다. (…) 이 이야기에 나오는 율법 교사(그는 말할 것도 없이 유대인이다)가 나사렛 예수에게 던지는 질문(“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은 일종의 도전이다. (…) “당신에게는 누가 이웃인가? 유대인 아닌 자가 당신의 이웃인가?”라고 도전적으로 묻고 있는 셈이다. 또 그 율법 교사에게 예수가 들려준 사마리아인 이야기는 텍스트 배후에 이런 반격을 담고 있다. “유대인은 유대인을 돕지 않았다. 그를 도운 것은 사마리아인이다. 그렇다면 누가 유대인의 이웃이냐?” 종족, 지체, 신분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이를 초대해서 한자리에 앉고자 했던 것이 나사렛 예수가 차려 보인 ‘환대의 식탁’이다. (<누가 이웃인가>) -450쪽 우리는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가?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명령은 나사렛 예수가 인류에게 준 가르침이지만 그 명령은 불가능하고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주문은 아닌가? 오히려 “네 이웃이 너를 사랑하는 만큼만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하는 편이 훨씬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않겠는가? (…)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명령에는 많은 이웃 가운데 ‘우리’의 범주 안에 들어오는 이웃만 이웃이라고 보는 시각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의 범주에 끼지 못하는 이민족, 이교도에 대해서는 적개심과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이 인간 역사의 적나라한 모습이 아닐까? 프로이트는 우리가 문명의 이름으로 숨기고 있는 폭력성, 공격성, 파괴성을 드러냄으로써 사랑의 허구성을 과감히 폭로하고 있다. 프로이트의 이런 비관적 시각은 폭력으로 점철된 인류 역사에서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정말 가능한가라는 어려운 문제를 제기한다. 나는 나와 다른 이웃을 과연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할 수 있다면 그 가능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왜 이웃을 사랑하기 어려운가>) -452쪽 절대적 환대는 우정이나 사랑 같은 단어가 의미를 갖기 위한 조건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절대적 환대가 그녀의 말대로 가능할까? 아니면 가부장제를 보완하는 국가 시스템으로 그녀가 제기한 문제가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둘 다 아니라면 다른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까? (<우정의 조건>) -520쪽 우리는 인공 지능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한때 우리는 과학의 눈부신 발달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결코 기계가 넘볼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2016년 구글이 개발한 인공 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자 상황이 달라졌다. 오늘날 상당수의 사람들은 기계가 모방할 수 없는 인간적 영역이 존재한다고 믿기보다는 인간의 능력을 훌쩍 뛰어넘는 인공 지능이 등장해 우리의 자리를 위협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과거에 인간은 이성적 능력을 내세워 자연을 인간보다 낮은 것으로 인식했으나, 오늘날 인간은 이성이 아닌 감성적 능력에서 인공 지능이나 기계가 모방할 수 없는 인간다움을 찾는 데 열중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된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기계에 무엇을 허용하고 무엇을 허용하지 말아야 할지 숙고하게 만든다. (<인공 지능의 타자로서의 인간>) -546쪽 오늘날 사람들은 GDP를 높이는 것이 곧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자원의 남획, 산림 벌채, 화석연료 연소가 발생할 때 GDP가 상승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자연을 파괴하는 것을 부의 증가로 간주하는 저 사고방식은 과연 정당한 것일까? (<지구의 파괴를 더 이상 성장이라 불러서는 안 된다>) -570쪽